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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스트 기획_색리뷰] 정지 <장미> by. 잉북
상처를 치유하는 방법, 내가 나를 마주하고 보듬을 때. - 잉북 혜나와 정희의 마주 봄, 그들의 어울림과 움직임들은 무엇을 의미할까. 정희와 즐겁게 춤을 추다가도 정희의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한 해맑음을 증오하다가도 순수히 행복에 젖어 있는 정희를 사랑하여 집착하는 혜나의 기복이 처음에는 당혹스럽게 여겨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정희는 혜나가 만들어낸 또다른 혜나, 자신이다. 결국 혜나와 정희의 마주 봄은 혜나가 자신의 상처와 마주 보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혜나와 정희는 상처를 마주 보게 되는 그 과정을 이 극의 큰 특징 중 하나인 움직임으로 표현해낸다. 격렬하거나 아름다운 춤처럼 보일 때도 있지만 극이 진행됨에 따라 그것은 처절한 비명 같기도, 애절한 기도 같기도 하다. 배우들의 움직임으로 그런 것들을 느끼게 한다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또한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던 ..
[인디스트 기획_색리뷰] 바디퍼커션그룹 녹녹 <에브리바디퍼커션> by. 이보다
좀이 쑤실 땐! 무더운 여름 밤, 모기에 온 몸이 쥐뜯기고 풀벌레들이 요란을 피워대도 사람들은 꿋꿋이 여름을 즐기는 법이다. 어디든 인산인해이고, 페스티벌은 매진되기 일쑤인데……올 해의 사정은 그리 녹록치 않다. 그렇다고 집 안에 틀어박혀 있기에는 좀이 쑤셔 못 견뎌, 프린지 페스티벌의 인디스트가 되었다.사람의 몸에서 그렇게 다양한 소리가 날 수 있다는 건 처음 알았다. 어렸을 때 박수나 발을 구르는 것으로 음악시간에 율동 비슷한 걸 해보기는 했지만, 그런 것들이 모이고 모여서 말로 할 수 없는 경쾌함을 만들어냈다. <녹녹>팀의 의상과 조명, 그리고 소품들까지 어우러져 공연장은 끝이 없는 밤하늘이 펼쳐진 사막으로 변했다. 한바탕 더운 여름 낮을 보내고, 이제 조금 선선해질 찰나 <녹녹>은 다시 한 번 불을 붙였다. 캠프파이어를 하듯이 모두가 즐거운 표정으로 음악을 만들고, 또 느끼..
[인디스트 기획_색리뷰] 황유택,채종혁,신용희,김일경
by. 루시
나는 어떻게 내가 되었을까. 나를 만드는 건 과연 ‘나’일까? 그것이 아니라면 내가 ‘나’를 만들 수는 없을까? 우리 자신을 구성하는 것 중에서 우리 스스로 선택해서 만든 것은 그리 크지 않다. 우리가 선택하지 않은 것들은 우리의 많은 부분을 만든다. 우리는 스스로 원하는 자기 모습에 가까워지기를 바란다. 하지만 그러한 시도는 꽤 자주 실패한다. 예측할 수 없는 범주 속에, 그리고 이미 우리가 정하기도 전에 정해져 버린 것에 세상은 존재하기 때문이다. 황유택, 채종혁, 신용희 김일경의 는 잠시나마 내가 나를 만드는 경험을 선사한다. initiative는 자주성을 의미한다. 자주적인 ‘나’는 1층의 전시장에서 목소리를 낸다. 나의 소리는 전시장 곳곳을 돌고서는 스피커로 나온다. 내가 차곡차곡 쌓일수록 그것은 휘발된다. 소리는 점점 흐려지고 옅어진다. 1층 전시장의 분위기는 어쩐지 으스스..
[인디스트 기획_색리뷰] 프로젝트원스트 <차이, 사이> by. 도령, 루시
-도령의 시선 조명이 켜지자 무용수들이 무대 위에 등장한다. 빛은 퍼포머의 얼굴과 몸을 온전히 비추기보다는 그림자와 역광을 이용해 역동적인 움직임을 더욱 강조해서 보여주는 효과를 만들어냈다. 혼자서, 파트너와 함께, 혹은 군무를 추는 퍼포머들의 동작은 스트릿댄스와 현대 무용을 혼합한 것처럼 느껴졌다. 연극의 공연 문법에 익숙한 나에게는 객석에서 들리는 함성소리도, 빠른 장면들의 전환도 다소 생경한 풍경이었다. 그러나 어느새 쿵쿵대는 음악 소리와 무용수들의 에너지 넘치는 몸동작에 빠져들어 나도 모르게 고개를 까딱거렸다. 프로젝트 원스트의 문제의식은 너와 나의 ‘다름’으로부터 출발한다. 우리는 차이 때문에 서로를 오해하기도, 사랑하기도, 증오하기도, 상대에게 자신만의 잣대를 들이대어 함부로 판단하기도 한다. 우리 모두는 다양한 가치관과 인식 체계를 지녔으며, 삶에..
[인디스트 기획_인디스트 집담회] 인디스트 잡담회 3회차 by 도령
*인디스트 잡담회는 팀별 인디스트가 오픈채팅방으로 모여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는 집담회 입니다.
[인디스트 기획_공연일기] 박웅 <운수좋은 날제비> by 록시하트
우리는 삶을 살아가며 얼마나 많은 프러포즈를 해왔을까? 원하는 대학을 입학하기 위한 프러포즈, 꿈꾸던 직장에 입사하기 위한 프러포즈, 또 사랑하는 이를 얻기 위한 프러포즈. 우리는 매 순간 연모하는 마음을 품어왔고, 고백해왔고, 그 결과가 어떠하든 날갯짓을 해왔다. <운수 좋은 날제비>는 매 순간 프러포즈를 해왔던 제비의 삶을 보여준다. 동화 <행복한 왕자>를 모티브로 한 1인 극으로, 배우가 제비 역을 맞아 ‘행복한 공주 동상’을 연모 하며 은혜 하는 마음으로 시작된다. “제비는 제비다워야 하니까요. 제비 짓을 하죠” 제비의 고백을 향한 여정은 우리의 삶을 담고 있다. 모노 뮤지컬을 통한 전개에서 불타는 마음과 열정을 느낄 수 있고, 우울한 마이너 키의 기타 아르페지오를 통해 씁쓸한 결과를 맛보기도 한다. 프러포즈는 끝은 비극적인 결말을 낳았지만, 매 순간 ..
[인디스트 기획_공연일기] 선비 아트 <알고 보면 좋은 사람> by 록시하트
우리는 살아가며 타인과의 관계를 통해 건강한 경계를 배우고, 자신에 대한 따듯한 시선을 만들어간다. 그와 반대로 비정상적인 관계는 내면의 자존감과 스스로를 신뢰하는 힘을 꺾어버린다. <알고 보면 좋은사람>은 극심한 가스라이팅에 지쳐 외도를 택한 남편과 ’감정 노예‘로서 남편을 일삼는 아내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경찰서 안, 남편은 내연녀를 폭행한 죄로 형사의 수사를 받고 있다.합의해 줄 보호자를 부르는 순간부터, 남편과 아내의 행동은 극명하게 나뉜다. 피해자 남편의 행동사회성 결여: 아내 이외의 사생활이 없다. 바람난 와중에도 부를 수 있는 보호자는 아내뿐였다.2. 매달림: ‘여보 다 내가 잘못했어. 내 얘기 좀 들어줘 제발’ 가해자 아내의 행동1. 관계 형성: ‘나니까 해결해 줄게. 개가 사람을 물면 주인이 해결해 줘야지’2. 무시: 남편이 보는 앞에서 내연..
[인디스트 기획_공연일기] 살미세아 <숫> by잉북
<숫> 살미세아by. 잉북 모태솔로가 주인공인 모태 솔로 이야기 내가 접했던 모태솔로를 소재로 하는 콘텐츠의 결말은 대부분 ‘탈출’이었다. 모태솔로로 살던 주인공에게도 곁에 끌리는 이성이 나타나고 그들을 둘러싼 기막힌 우연들이 쌓여가는 동안 좌충우돌 사건 사고를 겪은 끝에 ‘모솔탈출’이라는 네 글자와 주인공의 행복한 웃음. 보통 그랬다. 조금 진부하다는 생각을 한 적은 있어도 이와 다른 결말에 대해 생각해본 적은 없었던 것 같다. 모태솔로로 시작해서 모태솔로 탈출로 끝나는 결말이 왜 그렇게나 당연했을까. 그런 면에서 작품 <숫>은 신선하면서 현실적이었고 동시에 유쾌했다. 모태솔로에겐 특별한 이유가 있을 거라는 둥 문제가 있을 거라는 둥 장난으로 포장한 조롱을 일삼는 사람들이나 알게 모르게 모태솔로의 결말을 단정 짓는 사람들에게 진짜 현실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인디스트 기획_공연일기] 어몸말 <이 몸이 만든 드라마> by이보다
불편함조차 잊은 당신에게 언제부터였을까, tv를 마음 놓고 볼 수 없게 된 것이. 나를 뺀 모두가 즐거워하니 오히려 나 자신이 별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게 웃긴가?’라는 생각을 하는 순간, ‘예민한 사람’이 되어 버린다. 왜 이렇게 불만이 많냐는 말도, 세상을 삐뚤게 본다는 말도, 그렇게 불편해서 어떻게 숨은 쉬냐는 말도 들어보았다. 네가 당하는 것도 아닌데 무슨 상관이냐는 말. 생각해보자. 정말로 자신의 일이 아닌지. 그 ‘재미’에 담긴 불편함이 자신을 향하고 있지는 않은지. 아주 손쉽게 당사자성을 찾을 수 있다. 남자 개그맨들이 ‘여장’을 한 모습을 보았을 때, 알바 사장이 ‘미투’ 드립을 쳤을 때, 여자 연예인들이 허벅지 위로 올라가는 교복 치마를 입고 섹시댄스를 추었을 때. 이걸 보고 단 한 번도 불편하지 않았다면, 자신이 어떤 시각으로 그것들을 감상했는지 재고해볼 필요가 있..
[인디스트 기획_공연일기] 극단 우아 <[리허설을 리허설하다]_develop-A_단칸방의 메데이아> by 이보다
그럼에도 그 자리에서 코로나로 인해 공연예술계는 큰 타격을 입었다. 그리고 공연예술계 종사자들은 기약없는 기다림을 계속하고 있다. 우리나라 예술계가 애초에 파이가 작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변방으로 몰려나고 나니까 그 파이의 규모를 새삼 체감하게 된다. 누군가에게는 공연이 ‘문화생활’ 내지는 ‘사치’이겠지만, 누군가에게는 생계이자 정체성이다. 공연에 올라서야 비로소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이들을, 무대 밖으로 쫓아내니 그 목소리는 도무지 들을 수가 없다. 하지만 나는 오늘 <극단 우아>의 공연에서 그동안 묻혀있던 목소리를 스피커도 없이 쩌렁쩌렁하게 들었다. 작품 ‘메데이아’는 2인극 같은 1인극이다. 이 문장을 보고 나는 오만가지 상상을 했다. 어떻게하면 2인극 같은 1인극이 될 수 있을까. 그래서 단순하게 1인 2역을 하는 연극이 아닐까, 생각하기도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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