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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관광부 공식블로그 - 도란도란 문화 놀이터] 제18회 서울프린지페스티벌

seoulfringe2015-08-241091

 

 

 흰 옷을 입은 남자 둘이 느릿느릿 몸을 움직인다. 언 뜻 보면 싸우는 것 같기도 한데 그 근처를 둘러 싼 사람들은 말리지를 않는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그들은 춤을 추고 있었고 주위에는 그들의 춤을 흥미롭게 바라보는 관객들이 있었다. 그들이 예술 공연을 하는지 깨닫기 까지 시간이 꽤 걸린 것은 우리가 익히 접해오던 예술 공연들과는 사뭇 다른 모습의 퍼포먼스였기 때문이다. 더욱 새로운 점은 관객들이 예술가의 바로 앞에, 굉장히 가까운 거리에서 공연을 본다는 것이다. 예술가와 한 자리에서 소통하기 때문에 관객과 함께 퍼포먼스를 만들어가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처럼 조금은 낯설고 독창적인 퍼포먼스들이 한데 모여 벌어지고 있다. 독립 예술을 사랑하는 이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예술 축제, 서울 프린지 페스티벌에서 말이다.

 

 

자유로운 예술의 장, 서울 프린지 페스티벌

 

 

▲서울 프린지 페스티벌에 왔음을 알려주는 선돌 ⓒ김민제

 

 서울 프린지 페스티벌은 1998년, 젊은 예술가들이 권위적인 예술계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그들을 표현하고 대중들과 소통하기 위해 만든 축제인 독립 예술제에서 시작했다. 2002년, 서울 프린지 페스티벌로 이름을 바꾸고 현재까지 이어져 오며 대한민국 대표 민간 예술 축제로 자리 잡았고 음악, 무용, 연극, 퍼포먼스, 미술, 영상 등 다양한 분야의 독립 예술가들이 참신한 예술을 선보여 왔다. 서울 프린지 페스티벌의 예술이 더욱 독창적으로 다가오는 이유는 예술가들의 과감한 시도 때문이다. 서울 프린지 페스티벌은 다른 예술 축제와는 달리 심사의 과정을 따로 두지 않기 때문에 예술가들이 틀에 얽매이지 않고 색다른 도전을 계속해나갈 수 있다. 그 때문에 축제를 찾은 관객들은 그동안 접하지 못했던 새로운 형태의 예술을 만나 각자가 생각하는 예술의 경계를 넓히기도 하고 특별한 분야의 예술에 감명을 받기도 한다.

 

새로운 프린지 마을, 서울 월드컵 경기장

 

 

▲서울 프린지 페스티벌이 열리는 서울 월드컵 경기장 ⓒ김민제


 지난 17년간 서울 프린지 페스티벌은 홍대 일대에서 개최되며 독립 예술과 청년 예술의 디딤돌이 되어왔다. 젊은이들의 왁자지껄한 웃음소리가 가득하고 예술가들이 사랑하는 예술의 거리가 홍대 일대였기 때문에 서울 프린지 페스티벌과도 매우 잘 어울렸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홍대 거리는 예전과는 많은 부분 달라진 것이 사실이다. 홍대 일대가 주목받고  ‘뜨는 동네’가 되자 여러 상권들이 들어오기 시작했고 홍대 일대를 만들어 왔던 기존의 주민들과 상인들이 오히려 그 곳을 떠나버린 것이다. 결국 홍대 거리는 원래의 특색은 사라지고 평범한 번화가가 됐다. 일명 ‘젠트리피케이션’이 발생했다고 볼 수 있다.

 이를 비롯한 여러 변화들로 서울 프린지 페스티벌은 새로운 예술 공간을 찾아 나섰고 올해 개최되는 제 18회 서울 프린지 페스티벌이 새로운 공간,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리는 첫 번째 축제이다.

 

서울 프린지 페스티벌의 전반전 현장

 

 

▲서울 프린지 페스티벌의 전반전을 즐기는 사람들 ⓒ김민제

 

 지난 8월 5일 수요일,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서는 프린지 페스티벌의 전반전이 한창이었다. 서울 프린지 페스티벌은 8월 1일 토요일부터 8월 9일 일요일까지 총 9일간 진행된다. 1일에는 오픈 프로그램인 오픈 리허설이 열리고 2일에서 5일까지에는 전반전이, 6일에서 9일까지에는 후반전이 준비되어 있다. 서울 월드컵 경기장이라는 이색적인 공간에서 열리는 예술 축제라 그런지 서울 프린지 페스티벌에서는 공간의 특이성이 접목된 공연들을 많이 만나볼 수 있었다.

 

 

▲열정적인 공연을 선보이고 있는 ‘두들리안’ ⓒ김민제

 

 5층 레드존의 첫 번째 공연인 ‘두들리안’의 ‘쓰레기에 대한 색다른 접근’이 그 중 하나이다. ‘두들리안’은 남성 2인조로 구성된 아티스트로 다 쓰고 버려진 폐품을 활용해 신선한 음악을 만들어낸다. 이 날 ‘두들리안’의 공연은 월드컵 경기가 얼렸던 축구장의 전광판 밑에서 열렸다. 자연스레 관객들은 축구장의 객석에서 음악을 듣는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었다. 또한 축구장의 구조가 음악 소리를 더 잘 울려 퍼지게 해 ‘두들리안’의 연주가 관객들의 귓가에 생생하게 전해졌다. 쓰레기가 악기로 재탄생된다는 발상에 호기심을 갖고 ‘두들리안’의 공연을 보러온 관객들은 열정적인 공연이 끝나자 모두들 박수갈채를 보내며 그들의 새로운 음악적 시도에 환호했다.

 버려진 폐품으로 듣는 이에게 환상적인 경험을 선사하는 아티스트 ‘두들리안’을 만나 서울 프린지 페스티벌과 그들의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두들리안’ 인터뷰

 

 

▲‘두들리안’ ⓒ김민제

 

Q.‘두들리안’은 어떤 음악을 하는 팀인지, 소개 한번 해주세요.

 저희는 쓰레기들로 음악을 하는 팀입니다. 버려져 있는 것들의 소음을 음악적으로 재구성 하는 것이 저희의 컨셉이고요. 원래 저희 둘은 클래식 음악을 하던 사람들인데요. 관현악과에서 클래식 음악을 전공으로 공부를 하던 중에 색다른 음악을 해보고 싶더라고요. 거리로 나와서 사람들과 더 가깝게 마주할 수 있는 음악을 찾고 싶기도 했고요. 그러다가 이런 식의 거리 퍼커션 퍼포먼스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Q.그럼 서울 프린지 페스티벌에는 올 해 처음 참여하게 되신 건가요?

 네. 프린지 페스티벌에는 처음 참여하는데요. 그 전에는 경기도 쪽에서 몇 번 연주를 하다가 이번에 프린지 페스티벌의 아티스트 참가 소식을 듣고 이렇게 참여하게 됐습니다.

 

Q.서울 프린지 페스티벌이 올 해부터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서 새롭게 열렸는데요. 월드컵 경기장에서 개최되는 축제의 특별한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보시다시피 이런 전광판 아래에서 연주를 하는 것은 저희도 처음입니다. 전광판 밑에서 연주를 하는 그런 형식은 저희가 추천을 받아서 하게 된 거예요. 사실 추천을 받고 저희도 처음에는 놀랐었죠. ‘거기서요?’ (웃음) 굉장히 실험적이겠다고 생각을 했는데 원래 프린지 페스티벌 자체가 그런 실험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잖아요. 그래서 이렇게 공연을 진행하게 됐는데 막상 공연을 해보니까 좋더라고요. 무엇보다 경기장이라는 위치가 매력적이에요. 그 곳에서 공연을 하면 경기장 스타디움 전체를 울림통으로 사용하게 되거든요. 그런 점을 포함해서 여러모로 저희에게도 굉장히 새로운 시도였고 재밌었어요. 또 관객 분들도 매우 좋아해 주시고.

 

Q.앞으로 토요일까지 쭉 공연을 하실 텐데요. 관객 분들에게 두들리안의 공연을 비롯해서 서울 프린지 페스티벌을 200 즐기기 위한 팁을 드린다면?

 200 즐기시려면 일단 두들리안의 공연을 봐야하고요. (웃음) 무엇보다 열린 마음이 가장 중요할 것 같아요. 솔직히 저희는 기존에 있던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도의 음악을 하고 있고 이번 공연도 마찬가지로 새로운 시도잖아요. 저희도 그렇지만 프린지 페스티벌에 참가하는 다른 팀들의 공연도 그럴 것 같은데요. 관객 분들이 예술에 대해 열린 마음을 가지고 오시면 축제에서 만나는 여러 공연들을 조금 더 자유롭게 받아들이실 수 있고요. 그러면 프린지 페스티벌이 관객 분들에게 훨씬 재미있는 축제가 되겠죠.

 

 

 

 

 

 

 

 

▲‘행복한 나날들’ ⓒ김민제

 

 두들리안의 열정적인 퍼포먼스가 이어지는 동안, 3층 블루존에서는 극단 ‘창희’의 판소리극인 ‘행복한 나날들’이 벌어지고 있었다. ‘행복한 나날들’은 일반적인 판소리 극과는 여러모로 차이점이 있다. 먼저 연극이라는 장르와 판소리라는 우리 전통 음악의 신선한 만남을 들 수 있다. 처음 출연진들이 등장해 공연 준비를 하고 있을 때엔 연극이 시작할 때와 별반 다를 바가 없었다. 그러나 여자주인공이 입을 떼자 판소리 가락이 흘러나왔고 많은 관객들은 흠칫 놀라며 점차 노래 속으로 빠져들었다. 중간 중간 고수의 북소리와 추임새가 곁들어 지자 공연은 한층 더 맛깔스러워 졌다. 관객들의 몰입을 고조시키는 데에는 고수의 북과 함께한 피아노 선율이 한 몫 했다. 극의 흐름이 변화할 때 서정적인 피아노 소리가 더해져 판소리와의 예상치 못한 뜻밖의 조화를 이루어냈다. 1시간 30분 동안의 짧지 않은 공연이었지만 관객들은 끝까지 자리를 뜨지 않은 채 극에 심취했다.

 

 

▲계단에서 공연을 보는 관객들 ⓒ김민제

 

 ‘행복한 나날들’은 보는 내내 관객들은 객석이 아닌 계단에 방석을 깔고 앉아 있었다. 이 공연뿐만 아니라 서울 프린지 페스티벌의 모든 공연에서는 관객들이 방석을 깔고 앉는 그 곳이 바로 객석이 된다. 따로 무대와 객석을 나누지 않아 관객은 예술가와 가까운 자리에서 퍼포먼스를 즐기고 예술가는 관객의 즉각적인 피드백을 받으며 공연을 이어 나간다. 이는 서울 프린지 페스티벌의 모습을 가장 잘 보여주는 단면이다. 정형화 된 공연은 아니지만 관객과 예술가가 함께 예술을 가지고 한 바탕 즐겁게 노는 축제가 바로 서울 프린지 페스티벌이기 때문이다. 서울 프린지 페스티벌의 전반전은 끝났지만 후반전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예술가와 관객이 함께 만들어가는 한 여름의 예술 축제, 서울 프린지 페스티벌을 즐기러 떠나보자!

 

 

 

원문링크 : http://culturenori.tistory.com/41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