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페이지 다음페이지 언론 속 프린지

[매일경제] 사라진 아티스트, 태그로 추적하다…2014 서울프린지페스티벌

seoulfringe2014-08-28967

밤새도록 퍼포먼스가 펼쳐지는 다리 위에서 사람들은 돗자리를 펴놓고 공연을 관람하고, 한 아티스트는 쌀집 자전거를 타고 독립잡지를 배달한다. 이 발랄한 페스티벌의 이름은 올해로 17회를 맞은 ‘서울프린지페스티벌’이다. 100여 개가 넘는 작품이 주제, 기대평 등을 담은 일종의 ‘태그’가 키워드 별로 묶여 있어, 홈페이지에서 취향에 맞는 작품을 클릭만 하면 된다. 

 기사의 0번째 이미지
 기사의 1번째 이미지
 기사의 2번째 이미지


17세 된 프린지페스티벌의 주제는 ‘절대 반역’ 

1998년 대학로. 권위적인 순수예술과 상업적인 대중문화로 양분화되어 있는 문화예술계와는 다른 20대 예술가들이 자신의 목소리와 존재를 알리고자 21일 동안 대학로를 점령한다. ‘언더그라운드 문화반란’이라 묘사된 이 발칙한 ‘독립예술제’가 서울프린지페스티벌의 시작이다. 이후 대학로와 예술의전당 등 기성 예술의 성지를 벗어나 ‘예술의 변경’이었던 홍대앞에 보금자리를 꾸민 지도 16년이 지났다. 

홍대는 ‘예술의 변경’을 넘어 유행을 선도하는 ‘힙한 공간’에서 상업공간과 자본에 잠식 당한 ‘비싼 상권’이 됐다. 높아진 방세에 예술가들은 쫓겨났고, 창작을 하려면 서바이벌 게임에 참여해 ‘아트 스타’가 되어야 하는 시대가 왔다. 16년간 이러한 홍대의 변화를 지켜본 프린지는 17세가 된 올해 <17세, 절대 반역>이라는 이름으로 17번째 질문을 던진다. 봉사자 역할을 하는 인디스트들은 올해도 개막 퍼레이드, 현장과 티켓부스 등을 운영한다. 

소극장 산울림에서는 조명과 무대장치의 사용을 최소화한 소규모 연극을, 포스트극장에서는 신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무용 및 신체극을, 서교예술실험센터에서는 일상극 또는 퍼포먼스를 감상할 수 있다. 23일 열리는 ‘밤샘 프린지’에선 무료로 음악, 낭독극, 퍼포먼스를 밤새 감상할 수 있으며 올해 야심 차게 기획된 ‘공간실험무대’에선 선수대기실, 워밍업실, 스카이박스, 둘레길, 모서리계단 등의 공간들을 활용한 공연을 볼 수 있다. 포스터를 그린 2014 서울프린지페스티벌 비주얼디렉터 차지량은 “갑이 된 예술가, 예술가의 주인의식이 발휘되는 현장을 상상했다”고 밝혔다. 

 기사의 3번째 이미지
2014 서울프린지페스티벌 <17세, 절대 반역> 

• 일정 2014년 8월 15일(금)~8월 30일(토) 

• 장소 홍대앞 창작공간 및 서울월드컵경기장 일대 

• 가격 월드컵경기장의 야외공간 공연은 무료 

실내공연 티켓은 홈페이지 참조 (공연 1시간 전부터는 현장에서도 티켓 구매 가능) 

• 문의 www.seoulfringefestival.net/ 02-325-8150 

• 프로그램 개요 

- 미리 보는 축제 <프리프린지> 

- 독립예술가들의 자유참가작품(90여 팀) 

- 철 지난 예술 바캉스 <밤샘프린지> 

- 서울월드컵경기장 예술정복프로젝트 <공간실험무대> 

- 학술/포럼/창작워크숍 등 

키워드로 보는 

2014 서울프린지페스티벌
 

매년 100여 개의 작품이 쏟아지는 서울프린지페스티벌. 올해부터는 해당 작품의 장르, 주제, 형식, 기대평 등을 담은 5~7개 가량의 키워드를 참고, 작품 선택을 쉽게 하도록 만들었다. 아티스트, 사무국, 프로그래머가 합심해 뽑아낸 300여 개의 키워드는 서울프린지페스티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작품을 관람한 후 관객이 덧붙여 준 키워드를 바탕으로 관객은 예술가에게, 예술가는 관객에게 서로 질문을 던질 수 있는 시간도 마련된다. 

⇨ 자신의 마음이 끌리는 키워드를 클릭하면 같은 키워드로 묶인 다른 공연들을 열람할 수 있다. 

⇨ 작품을 관람한 관객이 향후 자신이 생각한 키워드를 덧붙일 수 있다. 

과정기록극 

작업 과정에서 발생한 사건이나 실제 대화를 극으로 옮긴 것으로 주로 공동창작 방식이 많다. 

 기사의 4번째 이미지
<마마택시>라는 연극 대본을 완성하기 위해 허름한 모텔에 투숙한 30대의 두 여자 설희와 나은의 이야기를 옮긴 <마마택시>(고다운 프로젝트), 공원이나 골목, 지하철 등에서 소규모 연극을 펼치는 이들이 모일 때마다 나눈 대화를 녹음이나 영상물로 무대 위에 올린 <오늘의 연극>(꼬리달린인간), 분기별로 공연을 해도 별 실력이 늘지 않는 연극 배우들의 생계형 알바와 스터디, 정체성 찾기를 기록한 <돈키호테남극빙하>(돈키호테남극빙하), 줏대 없는 연출과 제멋대로인 대표, 지지리도 연기 못하는 여배우 등이 등장하는 실화바탕극<한여름밤의 병신>(보여주는 사람들) 등이 대표적이다. 

관객참여 

관객이 공연에 동참해 함께 게임을 하거나 관객의 스토리에 따라 공연의 내용이 결정된다. 

 기사의 5번째 이미지
추첨된 번호에 따라 들어간 방에서 함께 영화를 보고 시놉시스를 만드는 <문을 두드리면>(예술장돌뱅이)과 네 번째 도토리가 된 관객이 세 배우가 풀어놓은 이야기를 잇는 <개밥에 도토리>(도토리)가 대표적이다. 

공간실험무대 

거대한 공공체육시설인 서울월드컵경기장이 예술공간으로 변신, 11팀의 모험적인 예술가들이 공연을 올린다. 

 기사의 6번째 이미지
 기사의 7번째 이미지
셰익스피어의 <오델로>를 ‘축구’로 각색한 <공이오데로 part.1>(아해프로젝트)는 서울월드컵경기장 선수대기실에서, 아우슈비츠 강제수용소의 유대인 대학살 사건을 조명한 <아우슈비츠>(그럴싸한 복합체)는 경기장을 둘러싼 철문 앞에서 공연된다. 

소설각색극 

소설이나 웹툰을 각색하거나, 유명 회화작품을 재해석한다. 소설을 읽고 관람하는 것을 추천한다. 

 기사의 8번째 이미지
황정은의 소설 <백의 그림자>를 각색한 연극 <백의 그림자>(프로젝트414), 미셀 데 우나무노의 소설 <사랑과 교육>을 각색한 <사랑과 교육>(김란, 박슬기, 송성원),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단편소설 <비둘기>를 연극으로 각색한 <비둘기>(극단 나비플러스)가 대표적이다. 생활예술인 김이령과 종합예술인 박민선은 <라스 메니나스>를 통해 현실 세계 속 위선과 가식을 풍자한다. 

전 세계 70여 개가 넘는 도시에서 개최… 

프린지페스티벌 

‘프린지(Fringe)’의 사전적 의미는 변방 혹은 주변부를 뜻하며, 문화적 의미에선 미래지향적인 젊은 예술가들의 자발적인 축제 공동체를 의미한다. 프린지페스티벌은 1947년, 영국 에딘버러 페스티벌에 초청받지 못한 8개의 젊은 예술단체들이 축제가 열리는 도시 주변부의 빈 창고, 지하실, 거리 등의 공간에서 자신들의 공연을 선보였던 것에서 출발했다. 가장 큰 특징은 일반적인 예술축제와는 달리, 사무국에서 작품을 심사해 선별하지 않으며 예술가들이 경력에 상관없이 자유로이 작품을 발표하고 교류한다는 점이다. 

[글 박찬은 기자 자료제공 서울프린지페스티벌 사무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