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8. 25.  음이온 <연극 했다고 치기>

친절한 린지씨

진행: 구마, 초이

안녕하세요. 우선 예술가분 소개 부탁드릴게요.

김상훈

안녕하세요. 저는 음이온에서 연출하고 있는 김상훈이라고 합니다.

조서연

안녕하세요. 저는 활동을 주로 상상만발극장에서 하고 있지만 이번 <연극 했다고 치기>에서 상훈과 함께 공동 연출 및 구성으로 참여한 조서연입니다.

정찬동

저는 이번 공연에서 진행자로 이렇게 출연하게 된 정찬동이라고 합니다.

전혜인

안녕하세요. 저도 음이온에서 같이 활동하고 있고 오늘 구성 같이 하고 퍼포머로 나온 전혜인입니다.

김은한

이번 공연은 배우 맡았고요. 매머드머메이드라는 1인 극단을 하는 김은한입니다.

우선 대면으로 질문을 먼저 받아볼까 하는데요. 질문 있으신 관객분 계실까요?

관객

제가 궁금했던 게 단어가 거의 300개 가까이 된다고 들었는데 배우분들은 이걸 어떻게 연습하셨는지 조금 궁금했거든요. 단어를 거의 다 숙지를 하셨는지 그리고 단어에 관련된 이야기들을 서로 나누면서 찾아보셨는지?

김은한

정직하게 이야기해요? (웃음) 단어들을 저희가 250개 정도 준비를 해서 각자의 여러 가지 기호, 의견 등등.. 이제 한 명이라도 거부하면 뽑지 않고 해서 결정했고요. 계속 반복, 반복 하는 거죠. 따라 쓰고, 녹음해서 듣고.. 그러니까 이게 대본이 되는 거니까요. 말하자면 재료가 되는 거니까 그냥 대사 익히는 것 처럼 다 같이 이렇게 했습니다.

정찬동

저는 진행 노트인 척하고 이렇게….

그럼 극 중에서 짜인 부분은 별로 안 되는 걸까요?

전혜인

이제 주로 도입. 시작을 어떻게 열지 이런 부분들은 굉장히 생각보다 세부적으로 정리가 되어 있고요. 저희가 구성적으로 이쯤에서는 어떤 것들이 이루어져야 되고, 이쯤에서 이런 정도라는 전체적인 흐름들 정도만 정리를 해두고 나머지는 이제 현장의 관객분들께 맡기는 그 정도가 있습니다.

관객

키워드들은 어떤 기준으로 도출이 되셨는지.. 250개라고 하셨는데.

김상훈

작년에 이 공연 초연을 했었는데요. 그때는 400개 정도 있었고. 근데 좀 많았어요. 그래서 작년에는 빙고가 한 번도 없었거든요. 그래서 이전에는 250개로 줄였고. 사실은 이게 대본이고 그리고 이 단어들을 가지고 우리가 좀 집단 독백 같은 것을 해야 하는 작품이잖아요. 그래서 그냥 지금 우리들, 그러니까 우리 한국 혹은 프린지페스티벌이라는 어떤 장소에 가지고 있는 기대감들에서 우리는 어떤 발화들을 하고 싶을까, 우리가 지금 느끼고 있는 건 뭘까. 그런 기준뿐만 아니라 그냥 빙고에 있으면 숨이 턱 막히는 단어 있잖아요. 이거 어떻게 말을 하지.. 이런 단어들 몇 가지 기준을 가져서 250개를 꽤 파트를 분리해서 선정했었습니다.

김은한

궁금하신 단어 있으면 질문해 주세요. 

관객

링반데룽…

김은한

링반데룽은 이제 산에서 조난을 당했을 때 귀에 이상이 생겨서 내가 제대로 가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계속 도는 현상을 링반데룽이라고 불러요. 원형으로 계속 돈다.

김상훈

오늘 꽹과리랑 같이 나올 수도 있었는데 아쉽네요.

전혜인

조절했습니다.

오픈채팅방 질문도 한 번 확인해 볼게요.

관객이 가상의 연극에 대해서 이야기하다 보면 어떤 연극이 만들어지는 느낌을 받는데요. 이 과정에 대해 창작진 분들은 어떤 의미를 담으셨는지 궁금해요. 라고 남겨주셨습니다.

김상훈

처음에 제가 되게 영감을 받았던 건 브레이트라고 연극하는 사람이 있는데요. 브레이트가 연극이 끝난 다음에 펍에서 진짜 연극이 시작된다는 얘기를 했어요. 그러니까 결과적으로 연극이라는 게 실제로 우리 눈앞에서 보는 게 아니라 연극은 반복되지 않으니까. 연극을 보는 순간, 그거에 대해서 나누는 대화들, 그에 대한 기대들, 그래서 조각나고 갈라지는 각자의 기억들이 하나의 어떤 성장 같은 걸 이루는 게 연극이라는 것이 지금 공동체에 할 수 있는 일들이라는 생각을 좀 많이 했었어요.

근데 여러분들한테 간 25개의 단어들이 각자의 유사 기억들을 찾는 거잖아요. 유사 기억들이 질문과 대화를 통해서 계속 섞이면서 어떤 가상의 의도치 않고 우연치 않은 파악되지 않은 하나의 가상의 연극이 만들어지는 상황이 되게 중요한 부분들을 연극에서 교차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만들었던 것 같습니다.

답변 감사합니다.

또, 예상했던 혹은 이전 공연에서 발생했던 돌발 상황이 있었나요?

김은한

돌발 상황.. 근데 이게 돌발 상황의 연극이기 때문에… (웃음) 어떤 일이 일어나도 이제 우리에게 다 재료가 되는 것이니까요. 근데 아무래도 초연 때 “어디 한 번 해보시죠”라는 질문이..

김상훈

맨 처음 공연했을 때 첫 질문이 “어디 한 번 원하시는 대로 해보시죠.“가 첫 질문이었어요. 그래도 그때 잘 넘겼던 것 같아요.. 그런 부분들도 다 받아들일 용기를 가져야 할 수 있는 공연이라서.

오늘 돌발 상황 같은 경우는 저희가 공연 시작되고 30분에 나오는 질문을 무조건 황금 질문으로 봤는데요. 그런 형식이 마련됐는데. 30분에 나온 질문이 영화에 대한 질문이어서… (웃음) 저는 괜찮은데 저 세 사람들이 어떻게 헤쳐나갈까.. 그게 너무너무 재밌는 거예요.

관객

진짜 영화라고 착각했어요..

김상훈

근데 너무 재밌었어요.

김은한

질문 여러 개 하는 게 또.. 

관객

헷갈리게 하려고 그랬습니다.

김은한

그래서 잘 들어와 주셨다. 함께 해주셨다.

관객

우리가 빙고를 같이 하잖아요. 빙고는 많은 가능성이 있는 것 같아요. 예를 들면 저는 어린이라는 단어가 있는데 어린이는 항상 이야기하지 않고 어린아이는 이야기하는..? 혹시 이렇게 설계된 게 있나요?

조서연

네. 당연히 설계가 일정 부분 들어가 있고요. 그래서 사실 단어를 말했을 때 체크가 되는 게임이기 때문에 이것을 가지고 우리가 더 재밌게 시간을 만들 수 있는 그런 요소로써 아까도 보셨지만 할까 말까, 혹시 원하시는 게 이건가요? 이렇게 떠보는 어떤 시퀀스도 있고. 그래서 좀 되게 단순한 걸 가지고 다양한 양상으로 이렇게 만들어 보려는 시도들이 있었습니다.

김은한

근데 그런 고민들은 저한테도 좀 있어요. 작품의 의미를 자꾸 물어보는 관객분들도 생겨요. 근데 저한테는 그게 막 싫은 건 아니지만 그래도 공연으로 좀 완결됐으면 좋겠다, 나머지는 조금 부산물이다 이런 생각들이 조금 들거든요. 그래서 원하는 것을 다 주지 않는다는 것은 관객에게 전하고 싶은 태도이기도 해요.

김상훈

그리고 작업하면서 사실 극작술이라는 게 기본적으로 그런 거라는 생각도 좀 많이 들었던 것 같아요. 극작술 공연에서 어떤 언어나 키워드가 먼저 이렇게 배치가 되고 그거에 대한 해결이나 그다음 반응들이 지연되거나, 배반되거나 그대로 정방향으로 가거나.. 여러 가지 선택지에서 부조를 만드는 거잖아요. 그게 우리가 되게 관계적으로, 즉흥적으로 극작술을 동시에 하고 있다는 생각들이 많이 들었던 것 같아요.

김은한

그리고 등장인물이 원하는 걸 결국 얻어내지 못하는 게 재미있는 연극이 맞아요. 그래서 그걸 할 때 전체가 좀 기뻐하는 느낌이 있어서 저희야 언제나 관객들 즐거워하시면 그걸로 하니까요.

관객

질문에 대답하실 때 가끔 다른 분들한테 마이크를 이렇게 넘겨주시는데 혹시 세 분이 대답하시는 기준 같은 게 따로 있었나요?

김은한

아, 아니었어요. 그런데 제 경우에는 혜인이 너무 준다 싶으면.. 내가 안준다.

전혜인

그냥 이렇게 밸런스를 조금 보면서 주로 답을 해드리는 것 같고. 아무래도 지금은 롤, 여기서 역할이 정해져 있다 보니까 기본 틀은 그 역할이 질문을 받으면 한다인데 그 외에도 같이 얘기할 수 있으면 얘기하고. 아까 말씀 드렸던 그런 기준인 것 같습니다.

정찬동

일단 할 말이 없을 때는 은한한테.. 의지를 하는 마음으로 넘긴 적도 많았던 것 같고. 그리고 저는 이렇게 진행자로 참여를 했으니까 아무래도 보통 관객과의 대화를 하다 보면 다 연출 쪽으로 질문이 쏠릴 수밖에 없어서 그런 부분은 최대한 좀 균형적으로 될 수 있도록 신경 쓰면서 했던 것 같아요.

김은한

어제오늘 하면서 혼자 재미있었던 거는 찬동이 뭔가 듣고 싶어서 나한테 물어보는 건가?

정찬동

저도 이렇게 얘기를 하면서 저는 그럴 때 좀 해방감을 느꼈거든요. 이거랑 상관없이 진짜 얘기가 되고 있다고 느껴지는 게. 그리고 진짜 내가 평소에 하는 생각을 이 단어랑 조금 끼워 맞춰서 발언할 때 어떤 어떤 해방감을 느끼는데 그런 맥락에서 은한한테 질문을 하다가 진짜 좀 궁금해서 물어보는 것도 많거든요. 그러면서 또 은한 생각을 듣기도 하고 이런 부분들이 참여자로서의 재미가 아닌가.

김은한

오늘은 그런 순간들이 더 있었던 것 같아요.

관객

저희가 키워드를 다 채택을 해서 근거를 만들기 위해 어느 정도 의도를 갖고 질문을 드렸잖아요.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우리가 했다고 상정되는 이 연극이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져갖고 말 그대로 키워드랑 상관없이 그냥 물어보고 싶었던 질문도 있었거든요. 혹시 이전 회차에서는 어떤 내용의 연극이었는지..

조서연

어제는 러브버그가 유니콘을 타고 복수하러 내려오는.. 복수 하러 내려와서 회전 무대를 돌면서 콜로세움 옆에서… 뭐 암튼 그런.. 아주 종요한 건 러브버그가 유니콘을 탄다. 그리고 이제 혜인씨가 그 러브버그를 연기한. 대사도 있고.

전혜인

맞아요. ”내 남편 시체 키링~“ 외치면서 회전무대를 돌아요.

조서연

그런.. 굉장히 전위적인 공연이 탄생했었습니다. 어제도 로맨틱 코미디.

김은한

그래서 이제 언뜻 언뜻 이렇게 장면들, 이미지들로 질문 주시는 분들도 계신데 꽤 만들어 오시는 분들도 있어요. 그렇게 되면은 이제 저희도 장단점이 있어요., 마음은 편하죠. 일단 완성이 되었구나. 

매 순간 내용이 달라지는 게 또 이 연극의 재미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채팅방 질문 하나 또 올라와서 질문드릴게요.

45분 이상으로 공연이 너무 지연될 경우에는 대처 방안이 있으신지.

김상훈

45분이 되면.. 그냥 집에 갑니다. 

조서연

45분 안에 빙고 완성자가 나오면 끝내지만 그 이상이 되면 이제 우리가 관객과의 대화는 사실 더 이상 진행하기가 조금 어렵다.. 그런 식으로.

김상훈

마무리하면서 끝나는 노래 나와요. 골든벨로. (웃음) 여러분들과 대화하기 위해서 모인 거니까요.

관객

공연 보면서 저도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데 다들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해서 이야기를 못했어요. 뭔가 이 공연은 관객이 많은 게 좋다고 생각하시는지 아니면 오히려 적은 관객으로 진행해서 한 명이 여러 번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가 있는 게 좋다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김은한

근데 시간이 정해져있으니까 저는 별로 상관이 없을 것 같아요. 그리고 이제 후반 되면 저희가 대방출을 하기 때문에.

김상훈

저도 많은 게…

조서연

저도 많은 게 재밌다는 생각이 드는 게 아까 은한씨가 이야기했던 것처럼. 이제 내가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서 질문을 하게 되는데 그 안에서 그걸 기반으로 계속 발전이 되잖아요. 근데 여러 명이 있을 때 거기에 뭔가 변형이 되기도 하고 오늘처럼 3부까지 이야기가 나오기도 하고 훨씬 더 다양한 어떤 가짓수의 이야기들이 나오는 것 같아서 그런 것들이 더 재밌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요.

김상훈

맞아요. 공연 형식상으로 처음에 챗GPT가 문장을 만드는 형식에 대해서 좀 관심이 있었거든요. 수많은 단어 모집단을 가지고 그거를 되게 믹서기에 갈듯이 짓이겨서 재배치하는 거잖아요. 근데 이제 30명의 관객 분하고 저희 5명의 창작자 35명의 사람이 오늘 그걸 한 거거든요. 챗GPT가 뭔가를 만들어내듯이. 어떤 공통의 어떤 몸짓들이 사실 되게 지엽적인 몸짓들이지만 그거의 어떤 총체들이 이야기를 계속 향해가는 건데. 그래서 사람들이 많을수록 더 우리가 맞닥뜨리기 상상하기 힘들어떤 장면들로 우리를 데려다주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조서연

어제 200명이 하자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관객

공연이 진짜 GV 같아가지고.. 공연 중에 핸드폰도 하면 안 되고, 돌아다니면 안 되고, 이야기하면 안 되고 그랬는데 그게 다 허용된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되게 좋았거든요. 두 가지 질문이 있는데 하나는 진짜 GV처럼 중간에 나갔다 들어오고 이런 것도 생각하신 게 있는지랑 다른 하나는 노래가 나왔었잖아요. 그거는 어떤 장치로써 하신 건지 아니면 그 키워드에 그 노래 제목이 있어서 한 건지.. 얼마나 열심히 들었는지 몰라요. 

김상훈

오.. 진짜 생각도 못 했어요. 나중에 한 번.. (웃음)

먼저 나가고 들어오는 것은 사실 이 공연뿐만이 아니라 음이온 공연은 앞으로 그렇게 더 하려고 해요. 왜냐하면 점점 더 요즘 저희 팀이 하는 생각은 왜 공연 중에 핸드폰 보면 안 되지? 같은 것들. 보면 저희도 싫어요. 싫은데, 요즘 50명 이상 모여있는 자리에서 핸드폰 못 보게 하는 게 흔한 일인가? 저는 결국엔 연극이나 공연이 공동체가 모여서 뭔가를 하는 일 같거든요. 왜냐하면 4-50명이 모일 일이 그렇게 또 많지는 않잖아요. 그런데 그 집단이 그동안 뭘 원하느냐, 어떤 게 제일 편하고 좋은 방식으로 함께하고 있느냐를 중심으로 생각해 보려고 하다 보니까 음이온 작업은 더 그런 것 같아요.

베리어 프리에서 릴랙스 퍼포먼스 같은 것들도 있는데 그거랑은 다른 개념이고. 공연을 보러 온 거에만 집중하면 몇 가지 금기들은 좀 넘어서도 되지 않을까? 중간에 관개 나가는 거 우리 팀이 기분 안 나빠하면 되지 않을까? 약간 그런 생각들을 저희 팀에서는 그냥 이 공연뿐만 아니라 많이 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근데 이 공연은 특히나 누가 나가셔도.. 저희 지연 입자 20분까지 가능하거든요. 공연이 45분인데. 사실 끝까지 가능하게 하려고 했는데 30분 이후에 오면 뭘 보지? 하는 게 있어서 그런 거고. 저희 팀은 좀 그렇게 많이 생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조서연

음악 같은 경우에는 사실 작년에는 극장의 공간에서 공연을 했어요. 그래서 극장성을 활용을 많이 해서 어떤 장치들을 가져왔거 그리고 음악 같은 경우에도 이제 어떤 의외성을 계속 만들기 위한 시도 중에 하나로써 이런 음악이 공연에 쓰인다 싶은 어떤 음악을 선정해서 이제 같이 음악을 들으면서 모두들 당황에 빠지는. 그런 장면들을 좀 구성을 했었는데 사실 어제는 또 다른 음악이었거든요. 그 의외성을 다시 한번 발동시키기 위한 음악을 골랐었는데 오늘. 해본 결과 지금 우리가 공연하고 있는 공간이 극장이 아니잖아요. 그러니까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극장이 아니다 보니까 그런 방식으로 작동은 안 한다는 판단이 들어서 오늘은 차라리 이 시간을 우리가 관객과 정말 좋은 음악을 같이 그냥 나누는 시간을 만드는 방향으로 가보자.라고 해서 일단 이런 음악을 골랐고요.

그냥 제가 개인적으로 느꼈던 건 다른 것도 어떻게 생각하지 못해요. 그냥 관객분들이랑 좋은 시간을 만드는데 더하면 좋은 음악, 더하면 좋은 시간으로 음악을 듣는 시간을 만들었던 것 같아요. 그러면서 그냥 부수적인 걸로는 이 음악이 나오는 장면들을 모두가 각자 상상할 수 있고 각자의 방식대로. 그런 의미였습니다.

관객

저는 이번에 음이온 작품 두 번째로 보는데 작년에 봤을 때랑 이번에 보는 거랑 다 ‘연극 안 하기’라는 테마를 가지고 계셨던 것 같더라고요. 혹시 만약에 말씀해 주실 수 있으시다면 이 테마를 계속하실 거라면 다음 작품으로 어떻게 진행되는지..

김상훈

진짜 많이 준비돼 있어요. 왜냐면 이 ‘연극 안 하기’라는 연작을 저희가 하고 있고 이것도 연작 중에 하나인데요. ‘연극 안 하기’는 사실 서랍 속에 있는 망한 아이디어들로 하는 공연이라서 서랍이 점점 두꺼워지고 있거든요. 내년에 저희가 ‘연극 안 하기’ 시리즈로 해보려고 하는 건 ‘극장에서 푹 쉬기’ 고연이고요. 90분 동안 공연을 하는데 인터미션이 8번 있는. (웃음) 들으면서 예상하셨겠지만 지원 사업이 되기 정말 어려운 작업이에요. 저희가 그동안은 운 좋게 ‘연극 안 하기’ 지원 사업이 계속 좀 돼서.. 근데 이번에는 진짜 안 되지 않을까? 약간 이런 느낌이 조금 있어요. 정말로 10분 인터미션 1분 공연을 8번 하는 거라면. 그런 작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예정된 공연이 또 있으신가요?

김상훈

음이온부터 소개하면 음이온은 11월에 신촌문화발전소에서 ‘서대문구민들이 바라는 장면’이라는 공연을 하는데 여러 가지 의도가 있지만 공연만 설명을 드리면 서대문구민들한테 설문을 돌려서 서대문구민들이 바라는 장면 50개를 모아서 공연하는 겁니다.

조서연

저는 상상만발극장에 있고요. 저희는 일단 11월쯤에 올라갈 것 같은데 ‘벽산희곡상’에 당첨된 작품으로 대학로 예술극장에 올라갈 작품을 준비할 것입니다.

김상훈

저도 들어갑니다.

조서연

네, 같이 합니다.

정찬동

저는 지금 다페르튜토 스튜디오라는 팀에서 같이 작업을 하고 있는데요. 10월 4일부터 9일까지 금천예술공장이라는 공간에서 전시 형태로 전시를 하는데. 이름은 항상 다페르튜토 뒤에 장소를 붙이는 컨셉으로 공연을 해왔었어요. 근데 이제 부제로 연극의 전시라고 부르고 있는데 그런 작업을 하고 있고. 어떤 오브제들을 전시 공간에서 연극적인 방식으로 전시를 한다는 게 어떤 가능성이 될 수 있을까? 그리고 또 저희가 이번에 좀 신경 쓰면서 작업하고 있는 부분은 다음에 편집숍 혹은 팝업스토어로 우리가 만든 어떤 오브제나 이런게 상품의 맥락으로 나아갈 수 있는 지점이 있을까? 이런 고민을 하면서 만들고 있어서 그런 어떤 새로운 방식의 유통. 연극의 유통 방식에 관해서 좀 고민을 하면서 준비를 하고 있는 전시여서요. 

김은한

매머드머메이드는 9월 초에 변방연극제에서 먼저 구자혜 작가님의 신작 낭독이 있어요. 대전이라서. 근데 이제 안타깝게도 예매는 다 돼가지고. 저 9월 말에 해방촌으로 이전한 풀무질이라는 서점에서 에밀리 디킨슨에 대한 시로 연극을 하라고 하셔서 제작을 해볼 생각입니다. 시는 또 처음이라서 두근두근합니다.

마지막으로 한 질문 정도 더 받아 볼까 하는데요.

관객

연극 형태가 아무래도 관객이 질문을 하고 답을 하시다 보니까 어떤 일이 있었을지 모르겠지만.. 예를 들어 초반에 첫 질문이 나오는 게 사실은 관객들에 따라서 조금 어려웠을 수도 있고, 중간에 끊길 수도 있고, 말이 끊어지는 어떤 구간들이 생겼을 수도 있을 텐데 이렇게 조용한 시간이 길어진 때가 있었는지, 그리고 있었다면 퍼포먼스 하시는 분들은 어떻게 해결을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김은한

네, 저는 편안했고 전혀 뭐가 없었습니다 저는.

전혜인

그런 다양한 순간들을 저희끼리 긍정하고 가기로 그런 순간들 자체를 즐겨보자. 사실 그게 관대(관객과의 대화)의 묘미이기도 하고. 그런 마인드를 가지고 일단 들어가고요. 근데 실제로 만약에 이 시간이 진짜 45분 동안 지속되면 안 되잖아요. 그래서 아마 사회자분께서 어느 정도 일정 시간이 지속되면 아무래도 준비해 온 질문들을 한다 정도로 계획해요.

김은한

그리고 사실 아무리 침묵이 길어져도 저는 계속 머릿속이 챗GPT 상태이기 때문에 (웃음) 저는 계속 돌아가고 있고….

김상훈

맞아요. 근데 혜인이 말했고 은한도 말했는데, 참여형 공연이다 보니까요. 근데 참여형 공연을 하다 보면 제일 많이 하는 실수가 창작자가 자기들이 바래온 시간을 입력하는 거거든요. 관객들한테. 물론 저희도 바라보는 제일 좋은 시간들이 있죠. 근데 그런 것들에 대한 욕심 없이 이 작업을 해야 된다가 저희 5명이서 지킬 것이다 보니까. 만약에 뜨는 시간이 2~3분 지속돼도 그게 우리 35명이 선택한 시간이다,라는 관점으로 우리가 함께 어떤 걸 만들든 긍정한다라는 관점으로 작업하려고 많이 노력을 했었던 것 같습니다.

진짜 마지막으로 질문 하나만 더 받아볼게요.

관객

연습하시는 거 보면 사이가 되게 좋아 보이셨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의견 대립이 많았던 부분이 어떤 부분인지 좀 궁금해요.

김은한

역시.. 그 중식당.

(웃음) 

김상훈

아마 그게 제일 격렬했죠 아마. 장난이고. 혜인 배우가 절대로 청요리집에 가지 않아서.

조서연

짜장면 짬뽕 이런거.

김상훈

이 근처에 진짜 맛있는 데가 있었가지고.. 거기를 못가 가지고 내가 몇 번 서운했습니다.

연극적으로는 없으시고 그 정도?

김은한

연극적으로는 없.. 아니 쉬는 시간에 쉬어야 되는데 자꾸 피아노 치고 싶어 해가지고.. 하지만 고마웠습니다..

김상훈

뮤직 이즈 마이 라이프이기 때문에….

조서연

큰 대립은 없었고요. 그냥 항상 뭔가 적당히 좀 밸런스가 잘 맞는 팀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실 저희가 40분 연습하고 두 번 쉬고 이러는 팀인데 사실 저는 그런 거에 익숙하지 않았고.. 이래서 (웃음) 적당히 연습이.. 서로의 어떤 스타일과 이런 것들이 되게 잘 맞물려서 가는 서로의 시너가 있는 부분들이 되게 있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대립은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준비된 시간이 지나서 친절한 린지씨는 여기서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