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8.22  극단 주의 <사막의 피자 배달부>

친절한 린지씨

진행: 원, 초이, 호두

가장 먼저, 예술가분들 소개 부탁드릴게요!

용팔(티노)

작품에는 한 번도 안나왔지만 제 본명은 티노고요. 티노 겸 이제 TRPG에서 용팔이고요. 를 맡은 배우 김류현입니다. 감사합니다.

초이

네, 안녕하세요. 저는 극 중에서 마감을 지키지 않고 계속해서 제작자의 전화를 피하며 도망다니고 있는 40대 영화감독 초이 역할을 맡은 문하나입니다.

지나(찰리)

안녕하세요. 이태원의 바 ‘헬스테일’에서 알바생으로 일하고 있는 지나이자, TRPG 게임에서 찰리 역할을 맡은 배우 박채림입니다.

사장(사탄)

안녕하세요. 저는 이제 사장 역, 사탄 역할을 맡고 있는데 제 이름은 아직 저도 잘 몰라요. 그래서 일단은 사장으로 지금 역할을 맡고 있는 김동원입니다.

다미(프랭크)

안녕하세요. 저도 극 중에서 이름이 나오지 않았는데, 프랭크라는 인물과 감독을 쫓아서 스파이로 들어온 다미 역을 맡은 배우 장원정입니다.

연출

안녕하세요. 저는 방금 각자 소개해 주신 배우분들과 함께 연극을 만드는 연출팀 김다은입니다.

사실.. 저희가 장난스러운 질문은 초반부터 준비를 해봤는데요. 연극이 TRPG 컨셉인 만큼 각자 극중 인물이 되셔서 관객분들께 인사하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해요. 각자의 역할이 되셔서 인사 한 번 부탁드립니다.

다미(프랭크)

저는! (손바닥 펼치며) 프랭크입니다.

사장(사탄)

나는 사탄이란다. 너희가 생각하는 그런 모습은 아닐 수 있지만~ 뭐 그렇습니다 여러분. 반가

워요~

지나(찰리)

다시 한 번 소개할게요!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찰리고요. 피자 배달부에요. 20살이고, 오토바이를 잘 몰아요. 반갑습니다.

초이

여기 지방간인 사람 있니? 지방간인 사람 손들고 나한테 꼭 찾아오도록 해.

용팔(티노)

안녕하세요, 용팔이고요. 공룡 좋아합니다. 공룡은 섹시하고 귀여워요. 많이 좋아해주세요.

관객분들께서 질문을 오픈 채팅방에 올려주셨어요. 첫 번째로, “어려운 성공이 성공 수준이 높은 결과값인데 극에서는 반대로 적용된 것 같았어요. 맞을까요?” 라고 여쭤보셨어요.

연출

제가 답변드리겠습니다. 사실 TRPG 연극을 차용하는 데에 있어서 굉장히 많은 생각을 거쳤어요. 사실 저도 극단주의가 공동창작으로 된 작품이긴 하지만 처음에는 TRPG를 좋아하는 분께서 이걸 시작하고 싶다 해서 소재를 던져주시고 저희가 나중에 그걸 회수한 입장이었거든요. 근데 저는 TRPG를 이번에 처음 알게 돼서 공부를 했는데 그걸 게임을 접하지 않는 일반 관객분들에게 전달하는 데 있어서 어휘의 충돌이 존재했다고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그걸 가장 직관적으로 전달할 수 있도록 변형시키고 와닿게 차용을 시켰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본래 어려운 성공은 성공률이 매우 높은 수준에 가깝기는 하지만 일반 관객분들과 같이 즐길 수 있는 공연 자체를 만들기 위해서 이런식으로 조금 차용을 했던 것 같아요.

TRPG 연극을 처음 들어보시는 관객분들도 계신다고 하는데요, 그러면 TRPG 연극이 어떤 연극인지 한 번 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지나(찰리)

제가 한 번 말씀드려 볼게요. TRPG는 Table Roll Playing Game의 약자로 TRPG라고 하는 건데요. TRPG 연극이 따로 있다기 보다는 연극의 소재로써 TRPG를 사용한 거고 그래서 저희가 이름을 2개씩 가진 것 처럼 각자가 가진 인물이 캐릭터를 하나씩 부여 받아서 캐릭터의 성향대로 연극을 펼치는 TRPG 연극이라고 생각해주시면 될 것 같아요.

그럼 혹시 주사위를 굴리는 건 어떤 의미가 있었나요?

초이

그건 제가 말씀을 드려야 될 것 같은데. 이게 원래 TRPG를 진행을 하다 보면 실제로 주사위를 굴리면서 게임이 진행됩니다. 그 주사위의 숫자에 따라서 본인이 가지고 있는 캐릭터의 능력치에 조금 더 합이 올라간다던지, 혹은 또 합이 내려간다던지 그렇게 하면서 합에 따라 결과값이 바뀌기 때문에 이 게임은 정해진 루트가 있는게 아니라 항상 유동적으로 바뀌거든요. TRPG의 매력이 그것이고, 그래서 주사위를 굴리면서 이 사람들이 어떻게 반응 할지가 조금씩 바뀌면서 진행이 되는 거죠.

지나(찰리)

제가 TRPG 연극을 준비하면서 공부를 할 때 가장 크게 와닿았던게 TRPG는 그 어떤 게임보다 그래픽이 좋은 게임이다, 라고 하더라고요. 왜냐하면 인터넷 게임을 하려면 컴퓨터로 디자인을 만들어야 되고 하잖아요. 근데 TRPG는 딱 주사위 하나만 가지고 사람들이 상상력을 이용해서 하는 게임이에요. 그래서 지금 보신 장면들이 우리가 다 상상해서 만들어 낸 것이고 그 상상을 눈앞에서 봤다, 라고 생각해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다음 질문으로, 배우분들께서 각 캐릭터를 구현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셨고, 또 어떤 점을 관객분들 앞에서 부각시키고 싶으셨는지 한 번씩 말씀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아, 등장 순서대로 말해보는 건 어떨까요?

초이

남들보다 5분 먼저 공연을 일찍 시작했죠 제가. 저는 직업이 영화감독이고, 사실 제가 연극을 하기 전에 가지고 있던 직업 특성상 굉장히 많은 광고 감독님들을 만날 기회가 있었고, 그 분들이 가지고 있었던 공통적인 이미지를 많이 차용을 했어요. 극을 오픈하기 일주일 전에 머리도 그때 그 감독님들이 가지고 있었던 러프한 느낌을 내고 싶어서 펌을 하면서 지저분한 느낌을 내고자 했어요. 그리고 제가 이미지 상으로 꼽았던 감독은 영화감독 ‘장진’ 감독. 매니아 층이 굉장히 두껍고 또 자기만의 세계가 굉장히 뚜렷하고, 코미디를 즐기시는 감독님으로 알고 있는데 장진 감독님을 이미지 삼아서 초이를 구현해보면 제일 좋겠다, 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지나(찰리)

두 번째 등장하는 지나와 찰리인데요. 찰리는 20살이고 조금 더 밝고 통통 튀어야 되는 캐릭터이고 지나 같은 경우에는 사장님, 티노와 함께 생활하면서 평범한 대학생 같은, 대학을 안나왔지만, 평범한 20대 중반의 소녀라고 생각을 했어요. 그러면서도 찰리의 통통튐을 어떻게 표현할까 싶어서 비주얼 적으로는 처음으로 처피뱅을 해봤고요. 엄청 짧게 앞머리를 자르고 또 옷도 키치한 느낌으로 입어봤고. 역할적으로 접근했을 땐 찰리와 지나, 배우 박채림, 인간 박채림을 비교해 보면 3명은 조금 비슷한 것 같아요. 저는 원래 지나와 같은 성격을 가지고 있고, 하지만 20살을 표현해내야 되고, 20살의 더 밝음을 표현하기 위해서 조금 더 텐션을 끌어올리기 위한 영감들을 얻으러 다녔던 것 같습니다.

용팔(티노)

흠 글쎄요, 뭘했더라? 공룡 다큐를 몇 번 보긴 했어요. 했는데, 제 눈에는 그렇게 예뻐 보이진 않더라고요. 적당히 멋있었고. 저는 그것 보다도 창작진 분들 덕분에 의상이나 그런 거에서 많이 도움을 받았던 것 같아요. 이런 옷을 제가 평생 한 번도 안 입어봤어요. 신발이나 바지나 이런 것도. 그런데 입으니까, 이런 옷을 입었을 때 제일 즐겁게 어떻게 움직일 수 있을까? 어떤 움직임이 나올까? 하다 보니까 티노가 이런 애일수도 있으려나? 아니려나? 하면서 준비를 했던 것 같아요. 

사장(사탄)

저 같은 경우에는 아무래도 극중에서 등장시간이 굉장히 짧았었죠. 사장이라고 하는 인물 같은 경우에는 생각이 많이 들었었어요. 어떤 거에서 생각이 많이 들었었냐면은 지금 사실 이쪽에 있는 다미를 제외한 세 명은 항상 바에 와서 저와 같이 무언가 생활을 하고 있는 동료들인데, 개인 개인 개인으로 놓고 보면 조금 일반적인 상식이 통용되지 않을 법한 모습들이 있다고 생각이 들었거든요. 근데 이제 그런 사람들이 한 곳에 모여서 편하게 이야기 할 수 있는 곳의 주인이라면 과연 어떠한 형태를 띠고 있을까? 라는 생각을 많이 했었어요. 그리고 여기 출연진이나 다른 분들은 연극을 준비하면서 TRPG라는 걸 대부분 처음 접하셨을 수 있는데 저 같은 경우엔 예전에 몇 번 플레이를 해봤던 경험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그 때 나왔었던 생각은 뭐였냐면은 TRPG라고 하는 인물은 결국에는 그 플레이어가 아무리 설정이나 여러가지를 부여한다고 해도 플레이하는 사람의 아바타로서의 기능을 절실하게 한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나랑은 다른 환경의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될 수 있지만 또 다른 나라는 관점이 있었가지고 그런 점에서 사장하고 어떤한 연관성이 있을까? 사장의 어떤 면이 굉장히 좀 부각이 될까? 생각이 들어가지고 사장의 강점도 굉장히 높아졌지만, 사장의 단점도 굉장히 높아지는 그런 모습을 많이 상상했던 것 같습니다.

다미(프랭크)

저는 프랭크라는 인물이 되기 위해서 다미라는 아이의 결핍이나 본인이 되고자 하는 그런 성격에 대한 이상향을 고민을 했는데, 아무래도 보셨다시피 많이 수줍고, 낯도 가리고, 사회 초년생이고 그러다보니까 항상 자신만만해하고 그런 걸 원했을 것 같아요. 그래서 그런 다미에 집중을 해서 프랭크라는 인물이 어떤 인물인지에 대해서 생각을 했었던 것 같고. 이미지적으로는 연출님께서 소스를 던져 주셨는데, ‘록키 호러 픽쳐쇼’에 프랭크라는 인물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그 인물을 영화를 보면서 이미지를 좀 더 입혀보려고 노력을 했습니다.

이 극을 통해 관객분들께 어떤 메세지를 전달하고 싶으셨는지 물어보신 관객분이 계셨어요. 연출님 대답을 들어볼 수 있을까요?

연출

TRPG라는 게임을 연극으로 차용을 했을 때 이걸 가장 상징적으로 하여 어떻게 메세지를 전달할 수 있을까 고민을 정말 많이 했어요. 거기서 가장 차용할 수 있어던 거는 아까 동원 배우님께서 말씀해 주신 것처럼 TRPG가 완전히 나의 또 다른 존재가 아니라 나에게서 파생된 어떤 존재로 작용한다고 생각을 했었거든요. 그리고 정말 재미있던 대목이 티노 초반 대사에 나오는데 “내가 가장 바라는 게 아무것도 안 일어나는 거에요”라는 대사가 있어요. 제가 그 대사를 정말 좋아하는데. 사실 저희는 어떠한 고난과 역경을 겪고 싶어 하지 않잖아요. 그런데 TRPG는 저희가 직접적으로, 자체적으로 고난과 역경을 만들거든요. 그리고 그걸 더 강하게 만들면 만들수록 더 재밌어지고 게임이 풍성해져요. 그런데 그게 TRPG라는 게임 자체와 저희 실제 삶에는 어떠한 고난과 역경이 존재하는데 저는 이 게임 속에서 고난과 역경을 겪으면 항상 레벨업을 하고 좋은 엔딩을 마주하거든요. 그런데 그게 저희의 실제 삶과 엄청나게 닮아 있다고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초반 안내 멘트에 ‘서로 서로 각자가 흔들리는 회전축을 발견하고 그거를 발견하길 기대해 봅니다’라고 관객분들께 던지는 안내 멘트가 있었는데요. 회전축이라고 하면 나를 지지하는 지지대잖아요. 그런데 회전하기 때문에 그게 계속 돈단 말이죠. 그런데 내가 어떤 고난을 겪으면 그 회전축이 굉장히 흔들리고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는데 사실 회전을 크게 하면 할수록 내가 더 가닿을 수 있는 범위가 넓어지거든요. 그게 이 연극을 통해서 가장 말하고 싶은 부분이 아니었을까 싶고요.

초반에 미러볼 조명이 있고 이제 끝에 가서 미러볼 조명이 나와요. 이게 오로라와 같은 것들이 연관되는 지점인데 제가 여기서 가장 말하고 싶었던 것은 초반에 관객분들이 들어왔을 때 겪는 이 프리셋의 오로라 조명과 공연이 다 끝나고 똑같이 나오는 이 오로라 조명을 받으면서 뭔가 처음과 앞뒤가 똑같은 무대가 존재하지만 뭔가 조금은 변한 것 같다, 근데 그게 완전히 큰 무언가가 아니라 조그마한 무언가라도 바뀐 것을 느꼈다면 저는 괜찮다고 생각을 했거든요. 그러한 지점을 조금 더 말씀드리고 싶었어요. 엄청나게 거대한 메세지라기보다는 뭔가가 조금 바뀌었다, 그리고 내가 조금 나아졌다.

방금 연출님께서 말씀해주신 ’흔들리는 회전축을 발견하고 감각하길 바란다‘는 문구가 기억에 남는다는 관객분이 계셨어요. 그래서 공연을 준비하면서 각자가 자신에게 발견한 흔들리는 회전축이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사장(사탄)

제가 다른 예술가 분들과 이야기를 많이 해봤는데, 이제 연극이라고 하는 작업은 기본 전제가 단체적으로 모여서 작업하는 것을 기본적으로 염두에 두고 이루어지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보니까 언제나 처음에 모이고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에서는 회전축이라고 하는 것이 굉장히 심하게 흔들린다고 생각이 많이 들어요. 당연히 몇 번 작업을 해본 사람들도 있고 저는 처음 만나는 분들도 계신데 심지어 많이 작업을 해봤던 분들도 ‘어? 이 친구 이전 작품에서는 이러지 않았던 것 같은데 이번에는 좀 많이 다르네’라고 느껴질 때도 있고 처음 만났는데도 이외로 되게 잘 맞는 분들도 있고 그 회전축이 굉장히 많이 흔들리는데 그 흔들리는 회전축을 넘어졌다 다시 세워서 한 번 돌려보고, 돌려보고 하면 결국에는 이제 팽이처럼 흔들리지 않는 것 처럼 끊임없이 흔들려서 잘 돌아가는 형태가 되는게 연극이라는 형태가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이번에 흔들리는 회전축을 감각했다라고 한다면 그 과정 전체가 흔들리는 회전축이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용팔(티노)

그냥 돌려차기 할 때 많이 힘들더라. 신발도 무거워지고, 매번 긴장해요. 넘어질까봐.

저희가 앞 부분은 관객분들이 아티스분들께 질문하는 시간을 가졌다면, 이제 아티스트분들이 관객분들께 질문하는 것도 준비를 했거든요. 그런 시간을 가져볼까 해요.

저희가 사전에 질문을 받았는데요, 이러한 일상적인 공간에서 진행되는 연극을 지금 보러 오셨는데 이러한 연극이 어떠한 자극을 관객분들께 드렸는지 궁금하다고 하셨습니다. 연극을 보러 가면 보통 앞자리를 선호하시는데 이런 공간은 배우분들이 바로 앞에서 공연을 하시는 엄청 가까운 무대이다 보니까 혹시 몰입에 방해가 되지는 않으셨는지, 관객분들이 배우 한 분께 집중을 하게 되는지, 아니면 무대 전체를 보게 되는지 궁금해하셔서 여쭤보고 싶은데 답변해주실 분 계실까요?

인디스트 원

저도 관객으로서 리허설도 보고 세 번 정도 공연을 봤는데, 사실 저 같은 경우에는 이렇게 정형화된 극장이 아니라 이런 곳에서 하는 공연은 프린지에서만 볼 수 있는 공연 중 하나이기도 하잖아요. 그래서 되게 독특한 경험이라고 느꼈고, 또 중간중간 아마 저쪽에 앉으신 관객분께서 겪지 않으셨을까 싶은데, 사장님이 이렇게 꽃을 전달해주면서 관객을 참여시는 방식도 되게 재밌게 참여했던 것 같아요.

관객(대면 답변)

이렇게 연극을 이런식으로 와서 보는 건 처음인데요. 와서 보니까 배우분들의 작은 표정 하나부터 숨소리까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공간이 거대하거나 조명이 크게 있지 않아서 전체적으로 다 이렇게 한꺼번에 느낄 수 있어서 이런 것들이 참 좋은 경험이었다 생각이 들고요. 배우 한 분 한 분의 표정과 열정, 열기, 표현하고자 하는 내용들이 직접적으로 전달되는 그런 느낌이었다 하는 생각이 들어 좋았습니다.

관객(채팅)

연극은 현장감이 큰 매력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러한 형태가 그러한 형태를 극대화시켜주는 것 같아요.

관객(채팅)

참여형 연극이 덜 지루하다고 느껴져서 좋았습니다. 오히려 관객 참여를 유도함으로써 관객이 소외되지 않는다는 점이 관객의 몰입을 이끌었다고 생각합니다. 또, 바로 앞에서 벌어지는 극이라 현실 부분에서 특히 가깝에 와닿았습니다.

그럼 이 질문에 이어서 관객분들께 일상 무대에 스스로가 무엇으로 존재하셨는지 더불어 질문을 해주셨는데요. 연극에 참여하고 있다고 느끼셨는지, 가까이에 있다고 느끼셨는지, 아니면 그저 관객으로서 존재하셨는지도 답변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인디스트 초이

저도 참여를 한 당사자는 아니었기 때문에 관객의 일부라는 생각은 들었지만 확실히 가까이에 있다 보니까 그저 극장이라는 공간에서의 관객이 아니라 정말 제 앞에서 이루어지는, 제 앞에서 공연해주시는 듯 한 그런 특별함을 느꼈던 것 같아요. 이게 약간 거리의 장점인 것 같습니다.

인디스트 원

그리고 저는 특히 이 컨셉이 또 술집이잖아요. 공간도 극장처럼 입장하는게 아니라 가게를 들어오는 것이기도 하고, 마지막 장면에 벨이 울리는데 실제로 손님 역할을 맡은 배우 분이 들어오시는게 아니라 저도 같이 술집에 손님처럼 있는 기분으로 보기도 했거든요.

관객(채팅)

특히 티노가 객석을 자주 둘러보며 동의를 구하는 듯 한 장면이 기억에 남아서 굉장히 살아 숨쉬는 극 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관객(채팅)

캠프파이어 장면에서 같이 캠프파이어 하면서 도란도란 이야기하는 그런 분위기에서 여행하는 친구처럼 느껴졌어요.

관객(채팅)

제가 손님 같다는 느낌도 받았고, 같이 게임에 참여하는 느낌도 받아서 여러 역할을 관객으로서 부여받은 느낌이었습니다.

관객(채팅)

실제 피자를 앞에서 조리한다라는게 진짜 충격적이면서도 재밌었고, 냄새를 맡으니까 한 입 먹으면서 같이 참여하고 싶었어요. 진짜 피자일 줄 몰랐습니다.

또 다른 준비한 질문이 있는데요. 이 공연 같은 경우에는 베리어 컨시어스를 위해 몇 가지 준비를 하신 공연이었어요. 혹시 연출님께서 어떤 것들을 준비하셨는지 간단하게 소개 한 번 부탁드려도 괜찮을까요?

연출

일단 기본적으로 준비한 거는 이제 저기 있는 개방형 자막을 준비했고요. 그 다음에 터치투어라고 공연 전에 시각이 차단되신 분들, 아니면 멀리까지 못 보시는 분들을 위해 공연장을 직접 만져보고 예를 들어, 어떠한 장면에서는 분홍 색깔 조명이 나오는데 이 분홍색이라는 색감을 모르는 관객 분들이 계시잖아요. 그 분홍색의 느낌이라던가 뭔가 시각이 차단됨으로써 보지 못하는 것들을 만져볼 수 있게 하는 터치투어를 진행을 했고요. 여기 앉아계시는 접근성 매니저분들은 신체가 움직이기 조금 힘드신 분들이라거나 도움이 필요하신 분들께 도움을 줄 수 있는 매니저분들, 이렇게 세 가지의 베리어 컨시어스를 준비 했었습니다. 아, 인스타그램의 포스터의 대체텍스트를 접근성 매니저분들께서 적어주셔가지고. 저희 포스터가 되게 예뻐요. 색감도 화려하고. 어떻게 배치가 되어있는지, 이 포스터는 어떤 느낌인지. 이런 것들은 준비했습니다.

사전에 연출님께 받은 질문에서 이러한 장치들이 비장애인분들께는 오히려 관람하는데 불편함을 느낄 수 있는 장치로 작용될 수 있지 않을까 조금 우려도 되셨다고 하는데 이러한 것들을 줄이기 위해 자막 같은 경우에도 용궁 PPT로 활용을 한다던지, 그런 식으로 작품에 녹아들게끔 만드신 부분들이 있었어요. 이러한 노력들이 관객 분들께는 어떻게 다가오셨는지, 또 그런 작품에 녹아드는 부분이 아니더라도 베리어 컨시어스 공연이 어떤 식으로 관객분들께 다가오셨는지에 대해 한 번 여쭙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인디스트 초이

저도 용궁 PPT가 극중에서 활용되다 보니까 사실 방해받는 느낌 전혀 없이 굉장히 재미있는 요소로 쓰였잖아요. 그런게 좋았던 것 같습니다.

인디스트 원

아무래도 여기가 360도 객석인데 자막이 여기 한 쪽에만 쏠려 있어서 오히려 불편하신 관객 분들도 계셨을 것 같은데 그걸 PPT라든지 이렇게 재미있게 시각적인 활용이라던지 소품처럼 활용해서 이러한 것들이 있구나, 하고 관객분들이 더 와닿게 표현해주시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관객(채팅)

비장애인임에도 텍스트가 있음으로써 제게 대사의 전달력이 더 좋아서 몰입도 있게 보았습니다.

인디스트 초이

저도 공연을 보면서 텍스트가 있으니까 대사를 이해하는 데에 도움이 되었던 것 같아요.

관객(대면 답변)

연극이지만, 텍스트가 있는 연극은 처음이었어서.. 영화를 볼 때에도 영어로 하는 영화는 한국어 텍스트가 있잖아요. 그래서 뭔가 영화를 보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텍스트를 보면서 이 사람이 이렇게 대사를 치고 하는구나, 하면서 영화를 보는 느낌을 받았어요.

관객(채팅)

뉴페이즈의 계단이 굉장히 가파른 점이 이러한 취지에서는 살짝 아쉬운 부분이라고 생각됩니다.

공간이 주는 제약이 확실히 있었던 것 같아요. 혹시 연출님께서도 이런 공간의 제약 때문에 조금 더 아쉬웠던 부분들이 있으셨을까요?

연출

네, 그렇죠. 저희가 베리어 컨시어스 공연을 저번 공연 때 부터 적용을 했었어요. 저도 베리어 컨시어스를 완벽하게, 물론 완벽하게 알고 있는건 당연히 없겠지만, 많은 것을 알고 있지 못해서 공부를 하러 다녔었는데요. 그 때 지체 장애가 있으신 분들께 이 공간이 어떻게 생겼는지 묘사하고 알려주는 것만으로도 그분들을 배제하지 않고 선택권을 주는 행위이기 때문에 그것이 옳다. 그래서 언제나 장애인석을 비치해둬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었어요. 그런데 사실 비장애인인 저도 다리를 다치거나 건강상의 문제가 있다면 이 공간을 오르기 너무 힘들 것 같은 거에요. 고민을 너무 많이 했었죠. 그래서 접근성 매니저분들께 문의를 드렸었습니다. 어떻게 하는게 좋을까요? 장애인석을 만들고 그걸 설명하고 오픈하는게 좋을까요? 아니면 그런 행위 자체가 단순히 보여주기식, 왜냐면 휠체어를 타시는 분들이 도저히 올라올 수 없는 구조잖아요. 너무 위험하고요. 그래서 그분들께 또 다른 상처를 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자문을 조금 구했었는데, 접근성 매니저분들 중에서 실제로 휠체어를 타고 다니시는 분들께서 자기 본인이라면 나는 실질적으로 가지 못하는데 이 자리가 있어봤자 무슨 소용이지, 라는 답변을 주셔서 누군가에게는 이게 분명한 상처로 작용할 수 있겠구나. 해서 너무 많은 것을 하려하고 하지 말고 일단 내가 할 수 있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최선을 다하자. 그래서 일단 공간을 묘사하는 걸로만 그쳤던 것 같습니다. 만약에 할 수 있다면 저는 턱이 없는 공간에서 공연을 올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