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린지씨 – 민수민정

진행 : 골댕이, 루치, 열무

Q. 먼저 공연을 만드시게 된 계기나 작품 의도 이런 것들에 대해서 간략하게 설명을 먼저 해 주실 수 있을까요?

A. 간략하게 하는 것이 어렵네요. 간략하게 말씀을 드리면 이런 이방인과 환대에 대한 주제는 저랑 민수가 되게 오랫동안 관심 있게 들여다봤던 주제이기도 했고 근데 특히나 이번에는 제가 그런 이방인의 감각이란 무엇일까라는 질문에서 좀 시작을 해봤어요. 이제 그래서 이제 이방인이 아닌 사람들도 이방인의 감각을 느끼는 경우가 또 있거든요. 그런 지점에서 저는 이방인으로서 표현되는 타인들도 저의 연결 지점이 된다고 생각을 했고 그런 지점들을 뭔가 환대의 의미로 풀어서 해보면 어떨까 하는 것이 이번 공연의 취지이기도 했었습니다.

Q. 대사 하나하나가 너무 감명 깊었다고 하셔서 대사에 대한 영감을 얻으시는 곳이 혹시 따로 있으신가요?

A. 그 대사는 사실 저랑 민수가 같이 썼는데요. 제가 넣은 부분을 말씀을 드리면 아까도 살짝 말씀을 드렸지만 여기 계신 분들 혹은 있지 않은 분들도 많이 느끼실 텐데 나는 여기서 나고 자랐지만 뭔가 나랑 좀 잘 맞지 않는 느낌이 들 때가 있어 하는 순간들이 있으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저는 그것을 그냥 제가 예민한 사람이라고 생각해서 그냥 그렇다고만 받아들이다가 이제 제 세계가 조금씩 넓어지면서 뭔가 원래 내가 있던 곳이 잘 맞지 않는 곳일 수도 있었겠구나 하는 깨달음도 있었고 근데 또 다른 데 간다고 해서 또 그런 지점들이 막 이렇게 찰떡처럼 “내가 완전히 받아들여졌어” 하지도 않았던 것 같아요. 특히 올해 같은 경우는 이제 코로나 이후에 제가 계속 해외 방문을 못하고 있다가 처음으로 해외를 가보게 됐는데 거기서 제가 오롯이 이방인으로 받아들여지는 순간을 했어요. 그게 뭐냐 하면 한국에서는 제가 한국인이기 때문에 이제 그런 뭔가 좀 특이하거나 다양한 행동들을 하면은 야 너 한국인인데 왜 그렇게 해 부터 시작해서 뭔가 그 틀에 계속 들어갔었어야 했다면 이 해외에서는 제가 겉도 속도 완전한 이방인인 거예요. 근데 그 지점을 올해 조금 더 선명하게 느꼈던 것 같아요. 저한테 그게 조금 큰 의미가 있었고 나는 이방인으로서 굉장히 완전한 상태로 해외에 있었어요. 그래서 그런 이방인성에 대해서 되게 좀 탐구를 많이 해보게 됐고 그런 지점들을 대사로 녹여냈습니다. 제가 거기 대사에서 부상 수초 같다는 얘기를 썼어요. 저는 이 단어가 모두 다아는 단어인 줄 알았는데 모르시는 분들도 있어서 이게 수초인데 물에 떠 있는 수초 수초거든요. 그래서 뿌리가 땅에 들어가지 않고 이제 물에 이렇게 살랑살랑거리면서 떠 있는 연꽃 같은 게 대표적일 수 있죠. 아니 연꽃도 이렇게 뿌리가 내리긴 하는데 부레옥잠 같은 게 대표적일 것 같아요. 근데 이제 저도 뿌리를 내리지만 뭔가 단단한 땅에 고정돼서 내리는 뿌리가 아닌 이렇게 물에 유영하면서 내리는 뿌리일 수도 있겠다 라는 제가 갖고 있는 이 방위성에 대해서 고민했던 대사였습니다. 그런 여행도 되게 큰 자극이 되지만 사실은 둘이 얘기하면서 거의 다 하는 것 같아요. 둘이 대화하는 과정에서 지금까지 쌓아 경험했던 이런 것들이 합쳐지면서 되게 넓은 얘기들이 좁혀지기도 하고 작은 얘기들이 커지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여행과 두 사람이 같이 얘기하는 시간이 가장 큰 영감이 되는 순간들인 것 같아요.

Q. 질문 중에 이제 스피커로 나오는 음악은 미리 녹음해 두신 건가요? 라이브 음악과 녹음된 음향이 쉽게 구분되지 않는데 어떤 의도가 있으셨을지 궁금하다고 질문을 주셨습니다. 또 녹음 과정에서 있었던 에피소드가 있을지도 궁금하시다고

A. 스피커에서 나오는 음악은 집에서 만들어오는 것이 맞고 다 녹음했던 것들이고 그거랑 여기서 연주되는 음악들이 구분되지 않는 것은 사실은 제가 하는 것은 앞으로 나아가는 연주 이것이 아니라 좋은 음악으로 들리기를 바랐어요. 그래가지고 당연히 스튜디오에서 믹싱할 때도 할 법한 정도의 음량을 맞추려고 애를 썼던 것 같아요. 그래서 사실은 가장 편안하게 들릴 수 있는 음악을 하고 싶은 약간 음악가로서의 욕심이었습니다.

Q. 마지막에 민수님께서 밖으로 나가시면서 바깥 공간의 화면을 비출 때가 정말 감동적이셨다고 혹시 이러한 연출의 구체적인 의도나 또는 비하인드가 있을지 질문해 주셨습니다.

A. 저는 거리 예술 축제를 만드는 기획자이기도 한데요. 평소에 도시 공간에 대해서 생각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이 도시 공간이라는 것들이 우리 일상 공간이라는 것들이 우리와 상호작용하면서 우리에게 어떤 구조가 되기도 하고 우리가 그것을 만들어가는 과정들이 있기도 한데, 이 전시장이 너무 잘 갖춰진 그런 공간같이 느껴져서 그것이 아니라 이 잘 갖춰진 공간에서 멋진 거 보고 끝나는 공연이 아니라 그것이 일상의 공간 일상의 시간으로 침투될 수 있기를 바랐고, 그래서 사실은 다 같이 관객들을 모시고 걸을까 했지만 더 가파른 계단과 이들을 어떻게 커버할 수 있을까 하다가 제가 걷는 모습들을 관객분들께 보여주자 하게 됐던 것 같아요. 그래서 그걸 통해서 함께 걷는 감각을 이렇게나마 나누고 그걸 통해서 우리가 했었던 방법으로 이방인 되기 이방인으로 살기에 대한 이야기들이 여러분들이 사는 곳에서도 이어지기를 바랐던 마음이었으면 했습니다. 여기는 제가 사는 동네거든요. 제가 바로 여기 앞에 살아가지고 그래서 그랬습니다.

Q. 그리고 또 작품 해석에 대한 질문도 있으셨는데요. 초반에 바다에서 파도에 여러 문장들이 이렇게 띄워져 있었는데 혹시 그런 문장들은 어떤 의미를 담고 있었던 문장이었는지 궁금합니다.

A. 네 사실 대사는 저희가 했던 많은 이야기들을 가장 함축적으로 표현해보려고 했던 것들이었어요. 근데 그 과정에서 계속 지칠 수밖에 없는 작품을 위해서 지나칠 수밖에 없었던 다양한 내용들과 문장들이 있었는데 그것들을 한번 바다에 녹여내보자가 첫 번째 목표였었고, 네 첫 번째 목표였습니다. 그래서 이제 잘 가독성이 좋은 형태는 아니지만 이런 고민들을 했었습니다 라고 얘기해드리고 싶었고 그것들이 하나하나 읽히지 않아도 이런 것들을 고민했구나 하는 장면이었다고 생각해 주시면 될 것 같아요. 그리고 첫 장면이 물 바다를 배경으로 하는데요. 이주민들의 사망 원인 1위가 압도적으로 익사더라고요. 물이 여러 문화권들을 잇는 역할을 역사적으로 해왔기 때문에 거기서 사람들이 죽는 거죠. 되게 아이러니한데 우리 몸이 3분의 2가 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하잖아요. 그러니까 우리는 우리가 어떤 물이 될 수 있는지 사람을 죽이는 물이 될 수 있는지 아니면 무언가를 잇는 물이 될 수 있는지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지 않을까 같은 이야기들을 그 파트에서 많이 했고 그런 이야기들이 첫 번째 장인 물 그 부분에서 그런 텍스트 형식으로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Q. 또 작품에 대한 이야기가 정말 많은데요. 마지막에 우리는 모두 이방인이었다 라는 메시지와 함께 GPS 스토리가 나와 있어요. 그런데 그래서 결국 공연을 통해 혹시 전달해 주고 싶었던 의미가 혹시 무엇인지 여쭤봐도 될까요

A. GPS가 원래 글로벌 포지셔닝 시스템이에요. 근데 이 시스템은 이런 구조 시스템 속에서는 파악되지 않는 혹은 숫자로만 생각되는 그런 것들을 우리는 어떻게 들여다볼 수 있을까 했을 때 한 사람 한 사람이 사실은 다 이야기들이고 그리고 그 이야기들은 마치 별자리를 잇는 이런 상상력과도 닿아 있고 그 과정에서 우리가 서로의 이야기들을 향상하는 과정에서 이제 사실은 같이 있을 수 있지 않을까 같은 얘기들이 작업에서는 사실 제일 중요했었던 모티브였던 것 같아요. 맞습니다. 이제 작품 구상을 한 4월달부터 했던 것 같아요. 사실 이 작업은 처음 만든 게 아니고 민수랑 같이 2020년도 코로나가 막 끝나고 어서 오세요 아름다운 나그네요라는 제목의 공연을 올린 것을 이제 디벨롭해서 이번에 다시 보여드린 것입니다. 근데 그때도 뭔가 환대 이방인에 대한 환대 메시지를 주고 이번에도 디벨롭을 하는 과정에서 고민을 많이 했는데 이런저런 리서치를 하다 보니까 이제 GPS라는 키워드까지 도달을 했어요. 이제 그때 또 여행 중이기도 했고 그래가지고 항상 저희는 여행할 때 이런 GPS를 통해서 이제 어딘가로 향해 가잖아요. 근데 대사에도 그랬지만 저도 GPS를 보면서 갑니다. 하지만 때로는 GPS 없이 가기도 해요. 그냥 이제 길을 잃었는데 왜냐하면 이제 도시에 따라서 GPS가 잡히지 않는 도시들도 있단 말이에요. 서울처럼 잘 잡히지 않는 도시도 있어서 그냥 물이 있는 데서 왔던 것 같은데 “혹시 물이 있는 그 강의 있는 데가 어디예요?” 이런 식으로 물어보러 갈 때도 있고 그런 식으로 제가 가고 싶은 데를 가다가 핸드폰 그러니까 GPS를 바라보면서는 보지 못했었던 것들도 볼 수 있었고 이제 그런 감각들이 되게 저한테는 특별했는데 그래서 이제 GPS 줄임말을 찾아보다가 이제 글로벌 포지셔닝 시스템이라는 단어였는데 시스템이라는 단어가 괜히 좀 싫었어요. 괜히 좀 싫어서 시스템이 조금 마음에 안 드는데 하다가 이제 제가 저랑 연관점이 없는 타인과 연결점을 지으려고 할 때 저는 이야기로 상상해보려고 하거든요. 이 사람을 이야기로 상상해보면 이 사람이 뭔가 수치적으로 어디 살고 뭐가 있고 몇살이고 이런 것들이 아니고 이야기로 상상을 해보면 더 연결되는 지점들이 많았고 실제로 우리가 타인이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이 수치화되어서 표현되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아주 슬픈 뉴스 같은 경우에도 이제 몇 명이 사상했습니다. 이런 식으로 수치로 계속 접하게 되는데 멀리 있을수록 그리고 그게 수치로 전환될수록 더 멀어지는 느낌이 들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이게 이야기가 될 수 있다면 더 가까워질 수도 있겠다. 그래서 우리는 어떤 사람을 상상할 때 혹은 우리가 어디 있는지를 상상할 때 시스템이 아닌 스토리로 상상해보면 좋겠다가 이제 이런 제목하고도 닿아 있는 지점이고 공연하고도 닿아 있는 지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