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린지씨 <엘리베이터 안에서 우린>

2024.08.17 토
진행자 : 현세, 물

자기소개와 짧은 작품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공연을 만들고 있는 새새스튜디오의 연출 박혜연입니다.
이번 <엘리베이터 안에서 우린>이라는 공연은 엘리베이터를 매개로 해서 가족들 간의 사랑에 대한 증후들이 표출되는 그런 작품이겠고요. 한 줄로 설명하려니까 어렵네요. 질문을 해 주시면 제가 열심히 답하도록 하도록 하겠습니다.


저희가 사전에 예술가 새새 스튜디오에서 관객분들에게 한 줄평을 다섯 글자로 남겨달라는 요청을 드렸었는데 지금 몇 개가 올라오고 있거든요. 몇가지 듣고 본격적으로 린지씨를 시작해보겠습니다.

첫 번째 증오프렉탈 그리고 다 사랑이래, 연기 개소름, 많이 참았다, 고구마 가족.
 

문고리를 마이크로 쓰는 것을 인상 깊게 보았는데 어떻게 생각하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뭔가 계획적으로 '문고리를 마이크로 사용해야겠다'라고 생각했기보다는 그냥 런을 돌리면서  배우가 실수로 마이크를 들고 나오지 않았는데 문고리를 활용해서 해보니까 너무 좋은 거예요. 약간 엄마가 던져놓은 그런 증오를 다시 잡아서 자기가 활용하는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연습 과정에서 나왔던 아이디어였습니다.
 

제가 마지막에 조금 이해를 잘 못했는데 딸이 자취방으로 돌아가는데 엄마 카톡이 또 왔잖아요. 그래서 저는 지금까지 벌어졌던 일이 다 딸의 상상인가 생각했거든요. 상상인가요? 

약간 관객분들의 상상에 맡길 수 있게 상상인지 아닌지 좀 헷갈리게 설정을 했습니다. 

그 여동생 마스크를 벗겨버리잖아요. 그것도 잘 이해를 못 했어요
이제 여동생도, 지금 현재 여동생은 미국에 가 있는데 지금 계속해서 해설을 하는 여동생은 어린 시절의 여동생이에요. 그런데 어린 시절의 여동생이 계속해서 해설을 하면서 어떻게 보면 딸의 역할을 제약시켜주는 그런 역할을 하기도 했었기 때문에 딸이 마지막에 가족들에서 완전히 해방되었다는 의미로 벗겨버리는 것을 넣었습니다.

그 다음에 마지막에 나는 위층으로 올라 나는 옆으로 가서 2층으로 올라갔다라고 하잖아요.
그게 어떤 의미인지 좀 궁금해요.

정확하게는 계단으로 올라가는 방인데요. 엘리베이터를 설정한 이유가 엘리베이터가 계속 움직이지만 같은 경로만을 계속 반복해서 이동한단 말이에요. 저는 그게 마치 가족들의 역할극 사이에서 절대 벗어날 수 없는 거랑 비슷하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딸이 만약에 엘리베이터를 다시 타게 되면 다시금 그 굴레 속에 들어가는 그런 느낌이 들어가지고 이제는 굴레가 아니라 내가 계단으로 나만의 길을 찾아서 올라간다는 의미로 그렇게 설정을 해봤습니다.


저는 엘리베이터 층수 알림이 인상적이었는데요. 이제 구체적인 숫자가 나오더라고요.
그 숫자들마다 어떤 의미가 있는 건지도 보면서 궁금했던 거 같아요.

원래 엘리베이터에서 볼 수 있는 숫자들은 주인공의 나이고요. 13층이었을 때는 13살에 일어났던 일들이 벌어지는 것이고 완전히 현실이 아닌 일들이 일어났을 때 지하에 53층 지하에 51층 이렇게 하도록 하겠습니다.
 

시작하기 전에도 그런 트리거 요소에 대한 주의를 주시고 하는데 배우분이 연기하실 때 스스로는 힘드신 점이 없으셨는지가 궁금했습니다.
 

아예 없었다고 하면은 조금 거짓말인 것 같고, 근데 처음 하면서 약간은 이게 누구나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을 해서 저도 어느 정도 해소된 부분들이 있어요. 연기를 하면 약간 치유도 됐고 약간 그런 과정이었다고 저는 생각 중입니다.

언니 역할이 아니어도 되게 감정적으로 소모가 클 것 같았는데 다른 세 배우분들은 또 어떠셨나요?

저도 말씀을 드리자면, 뭔가 어쩔 수 없이 상대적으로 수직적 위치에 있는 엄마의 역할이라서 감정적으로 소모를 하면서도 그 순간 제가 몰입을 하면 내 말이 옳다라는 마음가짐을 갖고 얘기를 하다 보니까 오히려 감정적 소모가 적었던 적도 있었던 것 같아요. '이게 당연한 거지'라고 받아들이면서 약간 기성세대의 입장에서 말을 했을 때는 감정 소모가 적었던 적도 있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또 뭔가 딸에게 나는 사랑을 주고 싶어서 말을 하는 건데 나의 사랑 방식을 딸은 왜 받아들이지 못하는 걸까 라는 생각이 들 때 오히려 감정 소모가 심했던 것 같습니다. 

저는 이제 해설을 주로 했기 때문에 방관자 역할이잖아요. 어떻게 보면 그래서 감정 소모가 좀 크지 않지 않을까 생각을 했는데 제가 말을 하면서 옆에서 이제 민주 언니가 하는 그 숨소리나 이런 에너지가 다 느껴지는데 저도 약간 조금 올라오는 게 있긴 하더라고요. 그 상황이 조금 이해가 된달까. 하지만 그래도 저는 동생이기 때문에 철저히 방관자 역할에서 있기 위해서 좀 중심을 잡으려고 노력했던 것 같습니다.

저 또한 감정적인 소모가 크지 않았었고요. 물론 처음에 했을 때는 이 대사에 쓰이는 단어나 말 자체가 굉장히 트라우마적이다 보니까 그런 게 꽂혀서 저도 모르게 약간 울컥하는 저의 자아가 갑자기 반응하는 경우가 있기는 했었는데 그거를 계속 듣다 보니까 사실 좀 무뎌진 것도 있었어요. 그리고 저희가 이제 3월에 연습을 했을 때 대본에 대한 분석을 많이 하면서 사실은 엄마나 아빠에 대한 입장 또한 그들도 이유가 있다라는 거를 나름대로 많이 납득을 했었고 또 분석을 했었기 때문에 그 도움을 받고 아무래도 좀 제 자아가 너무 흔들리지 않을 수 있게 연기했던 것 같습니다.

왜 어린 동생이 극의 화자가 되었나요?

여기가 참 설명하기 어려운데 일단 안 멋진 답변 먼저 하자면 해설이랑 어린 동생을 같이 했어야 되기 때문에 좀 자연스럽게 이게 이어지는 게 필요했었고 그런데 한 번 해보니까 좀 좋았어요. 그러고 나서 이유를 좀 찾아봤는데, 어린 동생이 지금 이 가족들 사이에 없는 존재고 또 딸을 가장 괴롭히는 존재이기도 해요. 어린 시절의 동생이. 그래서 그 입장으로 계속해서 방관자 입장에서 해설을 하는 게 좀 잘 어울린다고 느꼈습니다.

보기에 따라서는 동생이 망령처럼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네. 딸을 따라다니는 망령 같은 존재라고 생각을 했었어요. 

칼이 진짜 칼인지 궁금했어요. 진짜 날카로운 칼인가요?

이게 진짜 칼이긴 한데 무디게 만들었어요. 가서 칼날을 다 갈았습니다.
 

작품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혹시 가장 어려웠던 부분 또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얘기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가장 어려우면서 힘들었던 부분은, 저는 개인적으로 무서워하는 부분인데 저희 배우분들도 그랬지만 처음에 대본을 받고 연습을 할 때는 되게 내용이 폭력적이고 무섭다라고 생각을 했어요. 하지만 저희가 연습을 많이 하고 대본도 계속 수정해가면서 다들 이게 당연한 수위 정도로, 이 정도면 평범하고 다들 부모의 감정이 '이럴 수 있지 않나' 정도로 해서 저희가 무감각해지고 좀 더 덤덤해지더라고요. 그러면서 저희가 질문했던 것처럼 극의 수위를 조절하지 못하고, 어느 방향성을 가야 될지 살짝 힘들었던 적이 있어서. 오히려 후반에 좀 많이 힘들었습니다.


그럼 혹시 초반에 기획하셨던 것보다 더 수위가 세졌나요? 아니면 약해졌나요?

수위는 건드리지 않는 방향으로 수정을 계속했었는데 이게 많이 보다 보니까 무뎌져서.. 처음에는 저도 연습 보면서 벌벌 떨었던 적이 있었는데 지금은 좀 무뎌져서 약해졌다고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여러 가족 구성원의 입장을 고려하여 각본을 써야 했을 것 같은데 이를 위해 했던 노력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지키려고 노력했던 것이 있다면 무엇인지 궁금해요.

일단 각본은 되게 초본이 되게 빨리 나왔어서 초본을 쓸 때는 좀 직관적으로 썼던 것 같고요. 저는 오히려 그 초고가 나오고 나서 3월에 대본 리딩을 했었는데 그때 배우분들이랑 얘기를 나누면서 좀 가족들의 입장이 많이 저도 이해가 되었고 그게 반영이 점점 되었던 것 같아요. 각자 대본 분석을 해볼 때 저도 처음에는 그냥 엄마는 이상한 사람, 아빠는 이상한 사람으로 보였었는데 배우분들이 분석을 해오신 거는 엄마는 이래서였을 것이고 아빠는 이래서 이랬을 것이다라고 발견을 해 주셔서 저도 오히려 그 발견에서 아이디어를 얻고 대본을 좀 더 엄마 아빠도 정말 이상한 사람이 아니라 현실에 있을 만한 인물로 발전시킬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아까 이름 이야기가 나왔었는데 그 이름이 나오지가 않아요.
'딸' 이렇게 호칭으로만 부르고요. 그것도 이유가 있을까요? 

네. 일단 저는 가족 자체가 역할극처럼 보였거든요. 그래서 정말 각 개인을 존중하는 것이 아니라 엄마 역할, 아빠 역할, 딸 역할로 굴러가는 것처럼 보였어서 그래서 일부러 이름을 배제했었습니다.

이름을 불러주면 좀 더 그 개인을 인정해 주는 느낌이 드니까 서로서로 그렇지 않았으면 해서 역할로만 부르게 했습니다.


배우분들과 연출분들께 드리는 공통 질문인데 연기를 하면서 혹은 연출을 하면서 글을 쓰시면서 영감을 받았던 작품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유진 오닐의 <밤으로의 긴 여로>에서 공감을 많이 받았고요.
플로리앙 젤레르라는 작가의 <아버지> <어머니> <아들>이라는 연작이 있는데 거기에서도 영감을 많이 받았습니다..

저는 사실 만들 때는 아니고 최근에 제가 이 공연을 한다고 올렸을 때 제 지인분께서 시놉시스를 읽고 책을 하나 추천을 해 주셨어요. 그래서 그거를 이제 공연 올라가기 5일 전에 그냥 한 번 참고하는 느낌으로 읽어보자 해서 읽었던 게 김혜진 작가님의 장편 소설 <딸에 대하여>라는 책인데 거기서도 이제 딸을 바라보는 어머니의 시선에서 이야기가 전개가 되거든요. 물론 사건은 다르지만 저는 너무 딸의 입장에서만 있어봤던 사람이어서 그 소설을 읽었을 때 어머니의 입장을 좀 더 이해할 수 있었고, 뭔가 그 전보다 좀 더 어머니라는 캐릭터에 애정을 갖게 됐던 것 같아요. 소설을 읽으니까 그 전에는 역할로 생각했던 게 컸는데 그 소설에서 제가 좀 몰입이 많이 돼가지고. 그 소설을 읽고 어머니를 좀 더 이해하게 된 것 같습니다.


딸과 아빠가 사실 여기서 이제 가해자처럼 보이지만 어떻게 보면 가장 1차적인 피해자일 거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그래서 이제 계속 대화를 하는 걸로 봤을 때는 '나는 이만큼 너한테 해주는데 왜 너는 이걸 이해를 못하니, 왜 내 애정을 넌 이해를 못하니' 그 베이스에 자기가 받아온 피해가 있을 거고 '나는 이거를 감안하고 너한테 이렇게 해주는데 너는 왜 이걸 이해를 못하니'라는 어떤 일종의 압박 같은 게 이제 되고 그게 또 딸한테는 이제 본인은 이해를 못하는 어떤 압박, 자신의 부모에 대해서는 이해를 못하는 어떤 압박이 됐을 텐데 그래서 저는 엄마랑 아빠가 어떤 삶을 살아왔고 어떤 전사를 가지고 있고 어떤 피해를 받아왔는지, 그 시대상에서 어떤 거를 강요받고, 어떤 거를 희생했어야 되고 이런 부분들이 있는지. 설정한 것에 대해서 궁금했습니다.

되게 좋은 질문이고 좋은 아이디어인 것 같은데, 너무 부끄럽게도 전사 설정은 따로 하지 않았습니다. 근데 되게 그걸 발전시키는 데 꼭 필요한 거라고 생각이 들어서 저희가 10월에도 또 공연을 하는데요. 그때는 이걸 반영해서 좀 더 해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와주세요!


그리고 엘리베이터에 갇혔을 때 음성 대사 중에 하나가 '적절한 보호자의 조치 없이 실행했을 땐 위험할 수 있으니 대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거의 틀을 어떤 혈연으로 이어지는 가족이라는 틀 자체를 엘리베이터의 특수성에 비유한 거라면 그 상황에서 적절한 보호자는 누굴까요?

그때 극을 자세히 보면 패닉이 온 건 엄마고 정신을 차린 쪽은 딸이거든요. 사실 엘리베이터라는 공간 자체가 이렇게 현실적인 공간은 아니다 보니까 뭐랄까 가족이 솔직히 보호자라고 하면 딸의 보호자는 당연하게 부모님이잖아요. 뭔가 그 부분을 좀 더 허점으로 만들고 싶었던 생각이 있었습니다.


딸이 오랫동안 견뎌온 괴로움을 관객들이 공감하길 바라시는 걸까요? 평범한 가족 이야기라고 하기에는 다소 무겁게 느껴지는데 연출 그리고 배우님들은 이 가족의 미래를 미래가 어떻게 전개되면 좋을 거라 생각하시나요.

그냥 평범한 가족이라고 하기엔 무겁게 느껴지는 게 맞습니다.

저는 이거를 썼을 때 가족과 절연을 결심한 사람들을 이해하게 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좀 썼었거든요. 그래서 여기에서는 죽인다는 극단적인 어떤 선택지로 나타나기는 했지만, 관객분들께서 이런 가족이라면 연을 끊는 것이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을 좀 하게 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었고요.

이 가족의 미래는.. 저는 딸의 입장에서 계속 생각하게 되는데, 엄마 아빠는 사실 오랫동안 그렇게 살아왔기 때문에 크게 변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을 해요. 딸이 좀 더 그 역할극에서 자유롭게 벗어나서 자신만의 삶을 살고 또 본인이 좀 더 단단해지면 돌아와서 관계를 맺고 그런 식으로 미래가 전개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연습하면서 그냥 제가 했던 말인데 딸이 이 본가로 내려왔어야만 하는 이유 중에 하나로 딸은 마음속 한편에 가족 상담을 다 같이 받으러 가고 싶어 하지 않았을까 저는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있습니다.


연출가분께서는 이번 극을 각본을 쓰시고 연출을 하시면서 '고정된 언어를 해체하는 예술을 주로 한다'라고 적어주셨는데요. 어떻게 보면 가장 언어를 기반으로 한 낭독극을 수단으로 준비하면서 어떤 고민이 있으셨는지 궁금합니다.

아 네. 고민이 무지 많았습니다.
일단 저는 '고정된 언어'라는 거에서 '언어'를 단순히 말과 글이 아니라 어떤 고정 관념들, 고정된 생각들로 확장해서 생각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이 극을 만들었을 때는 가족이란 어떻게 보면 가장 혈연 가족이라는 게 엄청나게 한국 사회에서 신성화돼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고정된 이미지가 있고 그것을 깨뜨리는 것에 작업의 의미가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하게 되었고요. 그런데 낭독극을 선택하게 된 거는 저의 욕심이었던 것 같아요.
지금까지는 언어를 말과 글을 깨뜨리는 작업을 주로 했으니까 이번에는 말을 되게 섬세하게 다뤄보고 싶다고 생각해서 선택을 했던 건데 하다 보니까 말을 섬세하게 하는 건 쉽지 않고 또 계속해서 뭔가 실험을 하고 파괴를 하고 싶은데 이거를 하나로 수렴하는 낭독을 해야 되니까 되게 어려웠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 작품에선 폭력과 자해 같은 주제를 간접적이지 않고 직접적으로 묘사를 했어요. 그 이유가 있을까요?

직접적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어떤 폭력은 돌려 말하지 않고 직접 수면 위로 드러냈을 때 해소가 될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좀 직접 드러냈던 것 같아요.


그러면 또 가벼운 질문 하나 여쭤볼게요. 아빠는 연락 좀 자주 해라고 많이 말씀하셨는데 실제로 연출 조연출 배우분들은 가족에게 어느 정도 연락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집에서 뵙다 보니까 아버지에게 연락은 거의 안 합니다. 카톡도 안 하셔가지고 단톡방도 없어서 그래서 그냥 집에서 뵙니다.

저는 어머니와는 이제 매일 전화를 하긴 하는데 아버지와는 카톡으로 주로 연락을 해요. 아버지가 이제 풍경 사진 보내시면 우와! 이렇게 답장을 많이 하고, 한 2~3주에 한 번씩 본가에 내려가 뵙고 있습니다.

저도 그냥 본가에서 살고 있다 보니까.. 근데 맨날 카톡은 단톡방에서 하고 대신에 개인 연락은 잘 안 하고요. 저도 집에서 매일 만나다 보니 그런 것 같습니다.

저는 하루에 한두 번씩은 꼭 합니다.

저는 일주일에 3~4번.

시간 관계상 마지막 질문이 될 것 같은데요. 엄마가 "미안하다고 했잖아"라고 화내는 장면이 있고 그 이후에 딸이 관객들한테 "미안해 미안하다니까요"라고 화내다가 놀라서 돌아서는 장면이 있는데요. 그 장면 연기를 했을 때 심정이나 연출 의도가 궁금했어요. 그리고 부모의 나쁜 버릇을 내가 따라하고 있을 때의 기시감 같은 게 느껴져서 공감이 갔던 장면입니다.
부모와의 애착관계 형성에 대한 연구 또한 이루어졌는지 궁금합니다.


이렇게 봐주셔서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이게 잘 드러났다니 다행입니다. 저도 여기서 이렇게 의도를 했는데 알아주실까 하고 걱정을 많이 했거든요. 근데 이렇게 기시감이 느껴지고 공감이 갔다니 너무 기쁘고요.

여기서 애착관계 형성에 대한 연구는 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아, 저희가 이런 가족에 대한 관점을 새로 생각해 볼 기회가 될 만한 그런 시간을 가지긴 했었습니다. <불구의 삶, 사랑의 말> 책에서 글귀를 이제 따오면서 저희가 그때 봤었던 거는 사실 이제 한국에서는 너무나 가족이라는 집단이 신성화되고 가족 만능주의가 무의식 속에 너무 팽배하게 자리를 잡고 있다 보니까 사람들이 생각하기가 어려운 부분이고 또 생각을 그냥 할 수 없는 영역에 자리 잡은 게 있는데요. 우리는 사실 각자가 아주 충실히 연기를 하고 있다고, 각자의 배역에 맞게 딸 아빠 엄마 그 동생이라는 배역에 맞게 충실하게 연기를 하고 있다라는 내용에 대해서 저희가 공유를 했었어요.

그래서 그 내용이 사실 이전에는 가족을 바라볼 때 그런 식으로, 배역이나 연극의 단위로 본 적은 사실 잘 없는데 그 내용을 좀 공유를 하면서 그 책의 글귀가 곧 딸의 마음이겠구나라는 가족 관계에 대해서 좀 형성을 이렇게 했었습니다.
그래서 엄마 아빠는 이해할 수 없지만.. 왜냐하면 이들은 너무나 그런 역할극, 연극에 대해서 너무나 익숙하고 그게 이상한 거라는 걸 생각을 한 번이라도 태어나서 사는 내내 해본 적이 없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그거에 반대하고 있는 '난 역할극을 하지 않겠다'라고 하고 있는 딸을 절대 납득할 수 없는 그런 관계가 생기지 않았나. 그게 근데 애착을 기반해 하고 있기 때문에 너무나 끊어내기가 어렵고 그래서 그런 가족 관계를 생각을 했었습니다.
새롭게 좀 볼 수가 있었어요.


감사합니다. 많은 고민을 하신 것 같아요.
질문은 여기까지 받도록 하겠고요.

마지막으로 꼭 하고 싶으신 말이 있으시다면 해주세요.

와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그럼 저희가 준비한 시간이 끝나 친절한 린지씨는 여기서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함께해주신 관객 여러분들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오늘 좋은 작품과 이야기로 함께해 주신 예술가분들께 힘찬 박수 부탁드립니다.
관객 여러분들께서는 안전에 유의해서 조심히 나가주시면 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