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8.16. 

강신우 <춤추기엔 쉽지 않은 리믹스-아니야 꼭 그렇지만은 않아>

진행: 앨리스, 초이, 이온

안녕하세요. 예술가 강신우님 소개 부탁드릴게요.

• 네, 안녕하세요. 저는 강신우라고 하고 소리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본격적으로 질의응답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공연에서 더 마음이 가는 장면이나 부분이 있는지 궁금하다는 질문이 있으셨어요.

• 마음이 간 건 제가 했던 연주보다는 새로운 공간에서 했다는 거. 그래서 이 공간의 느낌을 가지고 했다는 것이 좀 더 마음이 가는 부분입니다.

다음으로, 귀여운 질문을 남겨주셨는데요. 바닥에 오래 쭈그리고 있으면 허리 안 아프세요? 라고 여쭤보셨어요.

• 허리보다.. 무릎이.. 아프기 보다는 불편해서 종종 자세를 바꿔서 하였습니다.

더불어서 저도 궁금한 게 있는데, 혹시 바닥에서 공연하는 이유가 따로 있으실까요?

• 집에서 연습할 때 바닥에서 해서 그것과 비슷한 상황에서 하는 게 편하게 느껴져서 그런 것 같습니다.

그동안 책상 위에서 하는 그런 공연만 보다가 바닥에서 하시는 공연을 오늘 처음 봐서 좀 새로웠던 것 같습니다.

다음 질문으로, 여기 영상에 고양이가 많이 등장을 하던데 혹시 고양이를 좋아하시나요?

• 고양이를 좋아하고, 동네에서 산책하거나 그럴 때 만났을 때 촬영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럼 뒤에 나오는 영상이 하시는 리믹스와 좀 관련이 있을까요?

• 소리를 채집한 것도 저에게 아주 많은 세상의 소리 속에서 그 시기에 저한테 왔던 소리를 녹음한 거였는데요. 영상도 제가 갔다가 마주한 좀 더 저에게 다가왔던 영상들을 촬영했다는 것에서 비슷한 점인 것 같습니다.

길을 걷다가 영상이나 음악을 채집한다고 하셨는데 길을 걸으면서 이것을 채집하면 좋겠다, 라고 발견해서 채집을 하게 된 건지, 영상을 채집하러 걸어야겠다, 하고 걸으면서 채집하게  되신 건지. 전후 관계가 궁급합니다.

• 영상과 제가 연주하는 소리는 소재가 따로 흘러가고 있는 거라 아주 관계가 없을 수도 있는데요. 제가 오늘 연주한 소리들은 어떤 소리들은 제가 라디오를 한때 들으면서 수집한 소리도 있고, 어떤 소리는 지하철을 타다가 채집한 소리도 있고 그렇습니다. 그런데 한 시기에 채집했던 소리들이 모여있습니다.

채집하신 몇 개의 소소들을 리믹스하신 건지 여쭤보시면서 목소리가 많이 나오는데, 목소리가 많이 나오는 이유가 있는지 질문 주셨어요.

• 총 2개의 세트는 대부분 라디오의 소리들을 채집한 거였는데요. 제가 그 당시에 라디오를 많이 듣기도 했었고 그때 어떤 말들이 나왔을 때 그게 그 상황에서 조금 더 제가 하고 싶었던 말과 하나로 가까워졌을 때 녹음한 것들이라서.. 그런 말들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다음 질문은, 혹시 신우님은 춤추는 걸 좋아하시나요? 제목이 ‘춤추기엔 쉽지 않은 리믹스’이다 보니 제목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계신 것 같습니다.

• 저는 춤추는 것을 즐겨 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춤을 추고 싶어질 때가 있고. 그리고 제목을 지은 이유는 이 속에서 리듬이 저절로 생겨나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춤을 출 수 있는 것을 저는 가능하다고 생각해서 이렇게 지었습니다.

감상평으로 ‘춤을 춰 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고 생각했습니다’라고 남겨주신 분도 계셨어요. 이유를 들으니까 더 그런 생각이 드는 것 같습니다.

다음으로, 짜인 부분이 어느 정도이고, 즉흥적으로 하는 부분이 어느 정도인지 질문을 주셨어요.

• 프로그램을 많은 파트로 만들고 그 파트들을 다 다르게 믹스합니다. 프로그램 된 부분이 있지만 그것을 조합하는 것은 즉석에서 할 수 있고 길이도 제가 바라는 만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획된 것과 즉흥적인 부분이 섞여 있었습니다.

모두가 궁금해하실 것 같은데, 공연을 통해서 관객분들께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무엇인지 남겨주셨어요.

• 전하고 싶은 메시지에 대해서는 생각해 본 적은 없고요. 저는 소리들을 모아 연주하면서 제가 몰랐던 새로운 이야기들이 만들어지는 것을 따라가기도 했고 아니면 그 당시의 저의 어떤 상태들이 들어가 있기도 합니다. 메시지에 대해서 생각해 본 적은 없습니다.

공연을 쭉 보면서 어떤 부분들에서 폭력적으로 느껴지는 말과 해체된 언어를 느꼈었는데, 신우님께 말과 언어가 어떤 식으로 다가가고 있는지, 어떤 느낌이신지 궁금합니다.

• 한때 아예 대화 혹은 말에 대해서 자신감이 되게 많이 없었던 때가 있었고 지금도 물론 없지만 더 없었던 때가 있었고.. 그것에 대한, 말에 대해 제가 반대로 짓궂게 대항한 부분도 있는 것 같습니다.

‘가득 차 있지만 어딘가 텅 빈 것 같다’라는 표현이 반복되는 점이 인상 깊었다는 말씀이 있었어요.

앞으로 공연 몇 개 더 하시잖아요. 홍보해 주세요.

• 제가 살고 있는 곳이 용산 해방촌이라는 동네인데 그 동네에서 몇 번 더 공연을 하게 되었습니다. 한 곳은 ‘마그마’라는 카페이고, 또 한 곳은 ‘풀무질’이라는 책방입니다.

거기서 하는 공연 방식은 오늘과 조금 다른가요?

• 오늘과 비슷할 것 같은데 조금 다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음 질문은 작품보다는 작가님께 여쭤보는 질문이에요. 신우님께서 5번 이상 읽으신 시와 50번 이상 들으신 음악이 궁금하다고 하시네요.

• 숫자를 세어보진 않았지만 5번 이상 읽은 시가 있어요. <아침 햇빛, 코스모스, 다람쥐>라는 ‘최승자’시인의 시를 많이 읽었습니다. ‘오늘은 아침 햇빛이 넘보라살이다/아침부터 누가 죽어 가고 있는 것일까’라는. 노래는.. 꽤 많은 것 같은데요. 알람을 설정해놓고 있어서 그게 들리는데요. 제목이 생각이 안 나네요. 알람으로 되어 있어요. 50번 이상은 들었을 것 같아요.

그럼 평소에 즐겨 들으시는 음악 장르가 있으신가요?

• 요새는 음악을 잘 안 들어요. 주로 했던 장르는 많아요. 좋아했던 장르는 너무 많은데 요새는 음악을 잘 안 들어요.

개인적인 것일 수도 있는데, 소개를 보면 일상 언어를 사용하시는 좀 무력감이나 좌절감을 많이 느끼셨다고. 그거에 대해서는 왜, 아니면 어떤 위협을 느끼셨는지요. 너무 개인적인 질문이라면 답을 안 해주셔도 됩니다.

• 단어들이 잘 떠오르지 않기도 했고요. 뭔가 말을 해야 할 때 항상 너무 시간이 지난 다음에 무언가가 말이 나왔을 때는 너무 늦어버리고 그런 상황이 반복되면서 말에 대한 자신감이 없어지는 것 같고요. 처음에 그렇게 시작된 것 같습니다.

중간중간에 채집하시는 말이나 라디오 소리 아니면 다른 일상 소리 말고 음악도 삽입이 되어 있는 것 같은데 그것도 채집하시는 것과 관련이 따로 있을까요?

• 여기서 편집한 음악들은 라디오를 들으면서 들렸던 음악들이었습니다.

어딘가에서 녹음한 음악이 아닌, 만든 곡을 혹은 소리를 사용하지 않는 이유가 있나요?

• 저는 제 목소리와 제 노래를 사용해서 공연을 하기도 하는데 오늘은 녹음된 것 위주로 해보았습니다. 

마이크 혹은 다른 장비들을 사용하지 않는 게 간편함 혹은 미적인 이유인가요?

• 공연할 때는 즉석에서 제 목소리를 녹음하거나 다른 것을 녹음하는 것은 안 해봤고, 미리 저의 목소리 혹은 다른 소리들을 녹음해서 공연 때는 그것을 리믹스하는 방법을 위주로 하고 있습니다.

마지막 질문입니다. 이렇게 리믹스 공연을 언제부터 하게 되셨는지, 또 이런 퍼포먼스를 하게 되신 계기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 코로나 시절에 라디오를 많이 들었어요. 오늘 한 것 중에서 맨 앞에 했던 하나의 부분이 거의 그 시절에 녹음했던 소리들이거든요. 그때 집에 있으면서 코로나였기도 했지만 또 어떤 상황이 겹치면서 집 안에 많이 있었는데 그때부터 리믹스 작업을 시작한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