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페이지 다음페이지 현장 스케치

[친절한 린지씨] 이윽고 평온한 순간이 올 테니까 - 프로젝트 정류장

seoulfringe2023-08-1765

일시 : 8월 11일 15시

진행 : 앨리스, 바다

 

 

작가분이 배우도 같이 겸임하셨는데 이 작을 하신 계기, 실제로 경험했던 일이거나 아니면 글을 쓸 때 어떤 계기로 인해 쓰는지 궁금합니다.
사실 계속해서 뭔가를 끊임없이 연기든 아니면 다른 경제적 수단이든 어떤 것을 계속 수행하면서 뭔가 내 삶에 멈춤이 없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사람들과 함께 멈춤의 순간에 대해서, 휴식의 순간에 대해서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었고 연출님과 함께 얘기하면서 만들게 되었습니다.

공연의 장소가 정해지고 나서 구성을 좀 더 구체화하게 되신 건지 아니면 어느 정도 틀이 잡히고 난 뒤에 이 공연장 선정하게 된 건지 좀 궁금했어요.
이 공연장을 먼저 보고 보면서 이 공간을 어떻게 활용해야겠다는 생각을 한 다음에 
만들어졌어요. 저희가 휴일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로 친구와 얘기를 하고 나서, 이 공간을 보고 조금 더 진짜 일상에 가까운 공간에서 관객들과 마주한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던 것 같아요. 일상에 대한 것은 먼저 결정이 되었고 거기서 이 공간에 오면서 좀 더 작품의 구체화를 하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작품상에서 딱 두 명만 노크를 하지 않고 들어오는데 그 두 명이 선정된 이유가 궁금합니다. 군인과 도둑
 두 사람이요.
군인 같은 경우는 자기 집인 줄 알고 들어온 인물이라고 생각을 했어요
. 오해일 수 있지만 그런 아이러니한 상황 속에서 자신의 집인 줄 알고 좀 자연스럽게 들어왔을 때이 집에 실제 살고 있는 사람과 부딪히는 지점을 만들고 싶었어요. 도둑 같은 경우는 도둑이 녹화를 하고 들어온 것도 이상하잖아요. 그래서 원래는 이제 이 집안에서 랑이의 이야기를 듣고 슬그머니 가려다가 소리를 내고 화를 내서 어물쩍 들어와 버린 어떤 말도 안 되는 그런 지점들을 좀 만들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노크에 하고 들어오는 사람은 안 하고 들어오는 사람의 큰 의미 부여를 하지는 않았습니다.

예술가분들 어떨 때 쉼을 느끼시나요? 닉네임이 바다라서 저는 바다를 굉장히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파도를 바라보고 있으면 그냥 신나는 게 저절로 느껴지는 것 같아요. 파도를 느끼는 그 순간. 혹시 아티스트분들은 어떨 때 그런 걸 느끼시나요?

-아 저는 사실 술을 자주 먹어요. 다음날 일이 없을 때 집 안에서 아무것도 안 하고 술을 마실 때 진짜 쉰다는 느낌이 들어요. 회복한다는 그런 느낌이 들 때 쉬는 거 같아요.
-저는 카페에 혼자 가서 진짜 맛있는 디저트랑 진짜 향 좋은 커피를 마시고 좋아하는 소설 읽으면서 혼자 그 분위기에 취할 때 엄청 힐링한다는 것을 느낍니다. 아무리 바빠도 여유가 생기는 시간이 잠깐은 있잖아요. 1시간이든 10분이든 그 시간을 이용해서 제가 맛있는 걸 먹는다든가 이런 걸 했을 때 그 여유를 잠깐이라도 즐길 때 휴식이 되는 것 같아요.
-이 작품 하면서 느꼈던 건, 또 관객들과 좀 찾고 싶었던 게 있는데요. 사실 휴가처럼 대대적으로 쉬는 것도 보다는 일상생활 속에서 나도 인지하지 못한 나에게 휴식을 주는 어떤 순간을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그런 부분도 같이 찾고자 했던 것도 이 작품의 처음의 원래 의도였는데 좀 달라지긴 했습니다. 저는 흡연자다 보니까 아침에 아메리카노를 내려서 잠깐 밖에서 이제 10분 정도 좀 햇빛 쬐면서, 그런 것들이 저한테 조금 쉼이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계속 평온하지 않은 순간들이 쌓이고 뒤에
 동생이 저금통을 되찾아 온 장면이 있었는데요. 상대적으로 이전에 많이 쌓였던 장면들에 비해서 규모를 작게 연출한 이유가 있나요?
규모라는 거는 뭐 중요할 수 있지만 저는 중요하지 않은 것 같아요. 그게 아무튼 작든 크든 그게 쌓여왔으니까. 저는 완전한 해소라고는 생각하지 않거든요. 저희도 사실 사람이라는 게 너무 길게 스트레스받거나 계속해서 가지고 있는 것이 있기도 하지만, 또 반대로 뒤돌아보 바로 풀리는 경우도 있잖아요. 뭔가 그런 순간들을 좀 중첩시키고 싶다는 생각도 했었어요. 방문을 닫고 랑이가 이후에도 계속 평온할지 안 평온할지 저도 잘 모르겠더라고요. 근데 그거는 알겠어요. 그냥 얘가 정말 그 평온한 순간을 원한다는 것. 그것을 좀 나누고 싶긴 했는데 저도 한 번 더 고민을 한번 해보겠습니다.
-마지막에 랑이가 평온해지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긴 했지만, 방에 들어가서 평온하지는 않을 것 같다 생각했어요. 너무 많은 일들이 있었고, 그 일들을 머릿속에서 어느 정도 정리를 하고 생각을 하면 그게 쉬는 걸까 싶어 많이 걱정됐던 것 같아요. 계속 보면서도 너무 힘들어 보이고 언제 터질지 모르는 느낌. 근데 그러면서 너무 공감도 많이 됐고 많은 사회인들의 모습 같아서 되게 속상했던 것 같아요. 뭔가 쉬는 날이 있어도 분명히 택배가 오고 연락이 오고 그러기 마련인데 그러면 우리는 언제 쉴 수 있을까 싶었죠. 적어도 어느 정도 기간이 주어져야 진정한 힘이 있지 않을까요.

창작 과정 중에 힘들었던 점이나 좋았던 점 그리고 기억나는 에피소드
 있다면 말씀해 주실 수 있으실까요?

-저는 힘들었던 점이 여기(몸소리말조아라센터)가 실제로 거주하시는 곳이기 때문에 저희가 마음대로 쓸 수가 없잖아요. 이 구조를 세워놓고 연습을 할 수가 없으니, 감각적으로 연습실에서 테이프 밑에 (붙여서) 여기, 저기 있다 저기 있다 식으로 하고 하니까 감각적으로 되게 힘들었어요. 그니까 현실적인 부분인데 그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약간 아쉬움 같은 그런 거죠. 저는 이게 하나 기억에 남습니다.
-저도 비슷했던 것 같아요. 여기서 이 거실이라는 공간에 이 관객들이 같이 바라보았을 때, 집의 구조에서 일어나는 들려오는 청각적인 감각이라든가 그런 것들이 사실 중요하다고 생각을 했었거든요. 그러면서 이제 스스로 어떤 그림일지 그려볼 수 있을 것 같은데 이제 그런 것들 연습실에서 확인하지 못한 점이 좀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어려웠던 건 사실 저희 휴일에 대한, 어떤 휴식에 대한 이야기인데 연습하면서 우리 배우들이 휴식을 못 취한 사실이 가장 어렵지 않았을까 싶어요.
-대사 중에 날이 좋은데 뭐 이런 말도 있었고, 원래 이곳 앞쪽도 많이 쓰는 거였는데 갑자기 태풍이 온다고 하더라고요. 그래 여기 있던 장면을 급하게 다 옮겼죠. 소리도 이쯤이면은 들리겠지 했는데 다 안 들려서 다른 식으로 계속 보안했던 게 조금 힘들었어요. 또, 글을 쓸 때 다 같이 이야기를 많이 했었는데 각자 휴식을 취하는 방식이 다 다르더라고요. 어떤 배우는 휴식을 취할 때 막 짜증 나는 일이 있으면 친구랑 얘기하면서 풀어버리고, 어떤 분들은 집에서 혼자 담배 면서 태양을 보면서 휴식을 취하고, 이런 차이들을 좀 종합할 때 조금 어려웠어요.

-저는 힘들었던 점은 앞에서 말씀을 다 해주셔서 사실 그 정도의 어려움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것 말고는 재밌었어요.

 

뭐가 가장 재미있으셨어요?
사실 조금 짧은 기간 안에 저희가 만들어서 그게 조금 힘들 수 있었는데요. 찾아가는 과정에서 되게 자유로운 방식으로 저희가 많이 해봤어요. 그 안에서 재미있는 요소들이 조금씩 나올 때 그때 많이 웃으면서 했던 기억이 저는 되게 좋게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

연출분이시나 배우분들 모두 다 어떤 점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셨는지가 궁금해요. 연기하면서나 연출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셨던 부분이 있을까요?
-저는 되게 어려운 지점일 수 있지만 이 랑이의 집이잖아요. 그 공간성과 랑이의 휴일이라는 것이 관객들한테 잘 인식이 된 상태로, 랑이가 무너지고 스트레스받고 그래도 다시 노력하려고 하는 그 흐름들을 유지해 보려고 했던 게 제가 중점을 두었던 점이었던 것 같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이 집주인을 최대한 방해하고 싶다 괴롭히고 싶다는 생각 하나로 중점을 뒀던 거 같아요.
-저는 랑이가 휴식을 취하다가, 점점 방해 요소들에 의해서 자기 휴식을 취하지 못하는 것을, 그  높낮이를 보여주는 데 계속 초점을 맞추려고 했었던 것 같아요
-저는 세 가지 역할을 수행해 내야 되는데요. 거기에 대해서 저는 똑같은 사람이다 보니 차별화를 둘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되게 많이 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뭔가 캐릭터적으로 접근을 어떻게 해야 할까에 대해서 고민을 되게 많이 했었던 것 같습니다.

연기할
 때 극장이 아닌 공간이랑 극장 공간에서의 몸 상태가 달랐나요? 달랐으면 그걸 인지하고 어떻게 역할을 대입시켰는지가 궁금합니다.
-연습실에서 연습을 할 때는 여기보다 소리도 더 크게 나왔는데 딱 공간에 들어와 보니까 여기가 집이라는 공간의 느낌이 있고 그러니까 소리의 크기나 몸의 형태를 과하지 않게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거를 조금 빼려고 했던 것 같아요. 여기 와서 인지했습니다.
-애초에 극장에서 하게 되면 몸을 열어야 되고 그런 것이 필수적인데요. 여기서는 특수한 상황이니까 기본적으로 무대에 서 있을 때의 스트레스같은  것들은 아예 생각을 안 하고 ‘집에 있다. 그냥 집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하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 방향성이나 이런 것들을 생각하지 않았고, 그렇기 때문에 안 보이는 곳에서도 대화를 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렇게 밀집된 데에서 작은 에너지를 집중해서 쓸 때가 더 집중이 잘 되었습니다. ‘무대에서 발산한다 전달해야 된다’ 그런 느낌보다는.

공연을 준비하게 되면 아무래도 몰아치는 경향도 있고
, 공연을 준비하면 준비를 같이 하는 그 시간에만 공연을 고민하는 게 아니잖아요. 집에 가서도 고민을 해야 하고 또 밥을 먹다가 생각날 수도 있고요. 그렇게 되면 쉬는 게 쉬는 게 아닌 게 되는 그런 기분이 들 때가 많은데 아무래도 이 공연이 휴식에 대한 이야기였다 보니까 그런 갈림길 안에서 조금 고민을 하셨을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공연을 하면서 라벨이 지키는 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을 하시나요?

-철저하게 지켜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연습 후에 술을 마시거나집에서 생각할 때도 하루종일 생각하면 더 나올 것도 안 나오는 거 같더라고요. 시간을 정해놓고 아 쉬자 하면 완전 쉬어버립니다. 하루 종일 붙들고 있는 분도 계시겠지만 이것도 뭔가 일로써 하는 건데 하루 종일 그런 생각만 하면 저는 못 할 것 같아요.
-저는 작품이 끝나지 않으면 그때까지 계속 안고 사는 사람인 것 같아요. 그래서 그러면 안 되는데 저와 함께하는 배우들한테는 야근이 많거든요. 밤에 전화를 한다든지 아니면 적어서 전달을 한다든지 제가 워라벨을 못 지켜주고 있긴 한데 저도 잘 없는 거 같아요.
-저는 공연 준비하면서 공연도 준비해야 되고 또 돈도 벌어야 했어요. 저도 잘 쉬는 방법에 대해서 아직까지 그 방법을 잘 찾지는 못한 것 같아요.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도 쉬려고 노력을 하는데요.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저를 위한 여유를 찾아야 하는 시간이 꼭 있어야 서 맛있는 걸 먹는다든가 이런 시간을 꼭 가져요. 하지만 작품을 할 때는 어쩔 수 없이 계속 생각을 하고 스스로를 채찍질을 하는 편이여서 저도 워라밸을 잘 지키지 못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끝나고 나서 뭘 할지 생각을 하면서 기대를 가지고 마무리를 하는 것 같아요 저는.

마지막으로 소감 더 말씀
해 주실 분 계실까요?

-개인적으로 시리즈처럼 오늘은 집에서 벌어지는 건데, 여행 가서의 휴식 이런 식으로 이어지면 재밌을 것 같아요.

-진지하게 고민 한번 해보겠습니다.

첨부
이윽고-평온한-순간이-올-테니까.gi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