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 8월 12일 20시

진행 : 오프라인 홍보팀 오지쯔, 콩

예술가분들께 해당 작품 의도에 대해서 한번 질문해 보고 싶어요.

저희가 처음 이 작품을 기획하게 된 거는 저희가 다 같이 연습을 한번 했을 때였어요. 그때 저희가 연습하는 시간보다 훨씬 더 많이 모여서 얘기를 나눴었는데 그때 나오는 얘기가 우리가 지금 과연 행복한 상태에 놓여져 있는가 라는 얘기였어요. 그래서 우리는 행복에 대한 공연을 만드는 게 아니라 우리가 이 공연을 하면서 스스로 각자 행복을 찾을 수 있도록 해보자. 그래서 만들게 된 게 이 공연이고, 저희가 각자 행복해지는 방법을 찾는 것 그것을 찾아내는 게 저희 기획 의도였습니다.

포스터에 나오는 십우도라는 용어가 모토가 되었다고 하시는데 혹시 이 용어에 대한 설명 한 번 해주실 수 있나요?

우선은 조금 생소하실 수 있지만 십우도라는 단어는 불교 용어이고요. 마음에 있는 소를 찾아 나선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마음의 숨을 찾아 떠나는 단계를 10단계로 나누는 것이 십우도라고 합니다. 그래서 저희가 이제 불교 영화 속에서 동자가 마음의 소를 찾아 떠나는데요. 그래서 이제 그 동자가 검은색 소를 찾아서 때를 빼고 나중에는 흰색 소와 집에 돌아가요. 나중에 이 불교 용어에서 결론은 공(空)입니다. 그래서 공(空)은 무(無)이고 아무것도 없음을 뜻해요. 저희가 이번에 행복에 대한 주제를 다루려고 연출가들이 많은 고민을 했었는데 행복을 찾기 위해서 무언가 운동을 열심히 하고 꿈을 열심히 쫓아가는 것보다, 마음에 있는 짐을 조금 덜어내고 비워놓고 털어내는 게 그게 우리가 행복을 찾아가는 과정일 거라고 생각이 돼서 저희의 모토로 삼게 된 단어입니다.

각자가 생각하는 행복이란 무엇인지 이 공연을 통해 아티스트분들이 행복과 가까워졌는지 궁금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행복은 진짜 별거 없는 작은 것, 눈앞에 놓인 하나라도 알아챌 수 있는 그 행복을 느낄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게 행복하다는 의미일 것 같아요. 꼭 뭔가 성과를 얻거나 어떤 대단한 게 눈앞에 보여지는 것보다 당장에 내 옆에 앉아 있는 내 친구나 이렇게 사소한 거 하나하나까지 내 옆에 있다는 걸 내가 알아챌 수 있다는 게 저는 제가 생각하는 행복이고요. 이 작품 공연을 하면서 행복을 찾았냐라는 질문에는 사실 제가 마지막 챕터 공연을 했잖아요. 저는 사실 너무나 행복한 상태의 인간으로서 이 작품을 오로지 행복하다는 감정을 가지고 이 무대를 꾸렸는데, 사실 이 공연을 준비하는 동안 너무 행복하지 않은 일들이 너무너무 많았어요. 다시 이 공연의 준비 과정을 딛고 친구들과 아그데 아그데 팀원들과 함께 이 공연 무대에 그래서 춤을 추면서 다시 행복하다는 감정을 느낀 것 같아서 좋습니다. 행복합니다.

주연님 중간에 공을 소품으로 하시던 파트 너무 좋았습니다. 어떤 생각들을 하셨는지 궁금해요.

일단 저는 소를 달려는 단계를 맡았는데요. 사실 여기 프로젝트에서는 안 나오지만 제목이 있어요. 제목은 구인데요. 거기에 많은 의미가 담겨 있어요. 근데 그거는 뭔가 관객들이 생각하면 더 재밌을 것 같아요. 그니까 말 안 할게요. (웃음) 왜 이 공을 갖고 왔냐. 일단 저의 행복은 완전함보다 불안전에서 나온다고 느꼈어요. 저의 춤도 그렇고 저의 삶도 그렇고 삶이 되게 마냥 좋은 일만 있고 즐거운 일만 있는 게 아니라 안 좋은 일도 있고 나쁜 일도 있어야 행복을 더 잘 느낄 수 있다고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제 춤에서는 제가 생각하는 저의 특징이 되게 리듬이 딱딱 떨어지는 그런 춤이 아니라 이렇게 했다가 저렇게 했다가 하는데요. 그 상태 그 리듬이 되게 불안전한 즉흥에서 많이 나오고 있는데 그런 특징을 제가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고 저의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불안정에서 나는 가장 안전한 행복을 찾을 수 있고 그래서 어떻게 보면 불안정한 구를 가지고 이렇게 작품을 하게 되었어요.

중간에 알록달록한, 세 분이서 하신 부분이 있었다고 관객분께서 말씀해 주셨는데 혹시 그 부분이 어디서 영감을 받았는지 알 수 있을까요?

이 의상을 선택한 이유는 무난함에서 가장 반대가 되고 싶었어요. 항상 공연을 하거나 무대를 설 때 의상을 단체로 통일하거나 아니면 손을 비슷하게 맞추거나 그런 경우들로만 공연을 해왔어서 이번엔 좀 색다르게 도전을 해보고 싶어서 이런 의상을 하게 되었습니다.

작품에서 영감을 받았던 건 제가 맡았던 챕터는 이제 행복을 찾아가는 과정 중에 있었고 그 과정이 거의 도달했을 때의 시점이어서 제가 생각했을 때 그 포인트, 그 지점이 제 주변 사람들로부터 받는 행복이라고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제 가장 가까이에 있는 이 두 친구들을 데리고 그냥 한번 지금까지 우리가 재밌게 놀았던 것들을 소스로 가져와서 그 소스들을 좀 섞어서 재밌게 풀어내 보면 어떨까 했죠. 이 에너지를 조금 관객들에게도 전달을 해주고 그걸로 같이 공연을 하는 사람도 관객들도 함께 행복을 조금 공유하면서 느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해서 작품을 이렇게 만들게 되었습니다.

아그데아그데 팀은 어떻게 모이게 된 팀인지, 그리고 이번 프로젝트는 어떻게 시작된 거고 제작 기간은 얼마나 된 건지도 궁금해요. 제작 과정도 궁금한데, 준비 기간 중에 기억나는 에피소드 있으면 하나 말해주시면 좋을 거 같아요

-저희가 어떻게 모이게 된 팀이냐면 저희는 모두 서울예대 동문 동기 친구들인데요. 저희가 이제 3년 동안 같이 추억을 쌓아오고 그 방학을 쌓아오면서 우리가 진짜 잘 맞는구나를 느낀 게 저희 20학번의 졸업 작품 때였거든요. 그래서 그때 정말 너무 하나도 안 힘들고 그렇게 공연을 준비하면서 딱 느꼈던 게 ‘우리 헤어지면 안 되겠다’ 이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이제 조금 그런 생각들이 큰 사람들이 모여서 ‘우리 이렇게 같이 같이 해보자. 졸업 작품 때 했던 그 감정을 이어서 한번 밖에 나가서도 우리 하고 싶은 거 다 해보자.’ 이렇게 해서 팀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이번 프로젝트가 시작된 거는 저희가 한 번 연습 시간에 아까 작품 의도를 말씀드렸던 것처럼 ‘우리가 정말 지금 행복하니?’ 갑자기 그런 주제가 나왔어요. 불안정한 상태이기도 했고, 이런 상태에서 우리가 작품을 준비해야 하는데 또 이렇게 작품을 준비하면서 스트레스받아야 하기보다 오히려 저희가 지금 갖고 있지 않은 그런 지속 가능한 행복을 찾아보는 게 어떨까 했죠. 그래서 조금은 이번에 일회성이 아니라 이번에 찾은 감정들을 조금 앞으로 삶을 살아가면서도 마음에 간직하고 싶어서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들어오고 처음에 이 단체에 대해서 창시자랑 막 이렇게 얘기를 해 주는 시간이 있었는데 그때 서연 언니가 해줬던 스펀지씨 얘기가 에피소드로 기억에 남네요.

-이 공연을 기획할 때 이 공연에서의 주제를 제가 먼저 얘기를 한 거였어요. 애들아 이런 공연을 하고 한번 하자. 근데 이 공연을 올리게 된 게 시로부터 시작이 됐거든요. 제 인스타로 dm 주시면 제가 시 알려드릴게요. 스펀지씨라는 시인데 그 시의 내용이 행복을 찾으려고 하는 내용이에요. 저희가 막 운동도 하고 공부도 하고 취미생활도 열심히 해보고 그러잖아요. 그런데 사실은 그런 방법들이 저를 더 힘들게 하는 거였다는 거예요. 스펀지씨가 계속 그런 반복들을 몸에 채워넣어서 스펀지가 무거워지고 커지는 것처럼 우리는 그거를 꽉 짜내서 아무것도 없는 상태 그리고 나의 본연의 상태가 그냥 행복한 상태가 되어야 된다라는 시예요. 제가  그 시를 보고 너무 감명 깊어서 애들한테 낭송을 제대로 한 번 해줬거든요. 제가 dm 주시면 영상통화로 시 낭송해드립니다. (웃음)

작품 중간에 입으로 소리를 내시면서 춤을 추셨는데 속마음으로 카운트를 세면서 추신 건가요?

속마음으로 카운트를 생긴 건 아니었습니다. 이 소리가 저희가 연습할 때 장난으로 내는 소리들이에요. 그래서 그거를 가지고 와가지고 한번 섞어본 거였어요. 원래는 소리를 안 내는 건데 저희가 연습을 하다가 소리를 내는 게 너무 웃긴 거예요. 그래서 그냥 하자 어떠냐 해가지고 내게 되었습니다.

우선 공연 기획 의도를 잘 살려주신 아티스트 분들의 멋진 연출 너무 좋았습니다. 챕터2에서 결국 공을 놓친 모습이 인상적이었는데, 그건 공이 한순간 행복이라고 보였지만 사실은 허상에 불과하다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한편 마지막 챕터 공(空)의 상태를 잘 표현해 주셨는데, 결국 우리가 추구해야 하는 행복은 공(空)이라는 것을 중의적 의미로 의도하신 걸까요?

우선 저희가 이제 직접적으로 이 공(空)을 표현하자 하기 위해서 그런 그림이 나온 건 아니고요.조금은 저희가 많이 엉켜 있고 많이 무거워져 있던 상태에서 우리가 이걸 풀어나갔을 때 이런 형태예요. 이렇게 한번 보여드리고 싶었던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까 저희가 계속 털어내고 비워내는 그 길로 가야 한다는 것을 저희도 모르게 중의적으로 표현해 드린 것 같습니다.

무용수분들이 이 공연을 어떤 사람에게 가장 보여드리고 싶었는지 궁금해요.

제가 ‘왜 나 할래’라고 했냐면요 저는 이 공연을 우리 아그데 아그데 팀원들에게 바친다고 생각을 하고 안무를 했어요. 사실 결국에는 관객분들께 보여드리는 거지만, 가장 먼저 행복을 너무나도 열심히 찾고 있는 우리 친구들한테 작품을 보여주면서 너희들이 지금 열심히 뛰어가고 있는 이 모습이 얼마나 힘드냐, 정말 정신적으로 힘든지 알고 옆에 이렇게 친구들이 맞춰주고 있다는 걸 알고 있는지 너무 보여주고 싶었어요. 뭔가 솔직히 관객분들보다는 우리 친구들에게 직접 더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영서 님 춤추면서 어떤 부분을 전달해 주고 싶으셨는지 궁금하다고 질문 남겨주셨습니다.

저는 이 공연에 대한 내용을 들었을 때 너무 행복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라고 느꼈고 그래서 이 행복에 대한 고민을 한다기보다는 그냥 그 십우도에 있는 중간에 어느 지점에 내가 갈팡질팡하고 있는 그냥 나의 상태를 온전히 좀 표현하고 싶었고요. 그래서 솔직히 저는 지금도 행복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행복을 찾아가는 과정을 확인했다는 게 저한테는 좀 큰 의미로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중간에 나왔던 베개는 어떤 의미인가요?.

네 그 베개는 엄청 1차원적인 의미인데요. 베개는 언제 쓰는 거냐면요, 잠을 잘 때 쓰는 거죠. 그래서 제가 맡고 있는 파트는 내가 가지고 있는 행복은 일시적인 행복일까 지속적인 행복일까에대한 생각을 담은 작품이고요. 그래서 제가 지금 확신할 수 있는 행복이 없는데, 꿈에서 다른 세계에서 놀러 가는 그런 감정들이 좀 많이 느껴져서 꿈을 꿀 때 제일 행복한 것 같아요. 그래서 베개를 가지고 작품을 만들어봤는데 맨날 잠을 많이 잤다 보니까 저는 일이 없을 때 하루 한 10시간 자거든요. 그래서 잠을 자다 보니까 다른 일을 원래 할 수 있는 시간들이 있는데, 그걸 다 잠으로 채워버리는데, 이게 꿈의 세계에서 머물러 있다가 현실 세계에서 행복을 느껴지지 않아요. 그래서 그러니까 지금 그만 꿈에서 깨고 현실의 세계에서 진정한 행복을 찾아내지 않을까 이렇게 작품을 만들어 봤습니다.

소품(무대 속, 무대 밖)은 본인들이 직접 선택하신 건지 궁금하다고 그리고 왜 그 소품을 골랐는지 해요.

-공은 직접 선택했고요. 주제를 생각하면서 말랑한 공을 보고 주제와 맞는 재질과 탄력성과 크기를 고려했습니다. 밖에 있는 소품은 조개껍데리랑 스누피 피규어랑 뜨개질 용품을 갖고 왔는데요. 조개껍데기는 제가 베트남 가서 너무 행복했던 기억으로 인해서 가져온 거고 스누피 피규어는 제가 단 것도 좋아해서 샀어요. 뭔가 그냥 일상 학교 다니면서 아니면 일을 하면서 단골 편의점에 갔다가 귀여운 걸 발견하면 바로 사는 습관이 있습니다. 그것이 저의 작은 행복이라 그 비주얼을 갖고 왔고 쓰기는 제 취미인데요. 뭔가 만들어서 남한테 주는 걸 좋아하는데 그것 또한 저의 큰 행복이어서 갖고 왔습니다.

-저 가그린 가져왔는데요. (웃음) 그 편의점에서 1300원짜리 가그린 사실 오늘 아침에 좀 늦어가지고 급하게 가져온 거였어요. 근데 소품을 생각을 해보니까 뭔가 좀 상쾌한 느낌이니까 그렇게 소품을 정했던 것 같습니다.

(예술가) 저희도 중간에 이제 관객 여러분들에게 궁금한 것이 있는데요.

혹시 오늘 저희 공연을 보시면서 행복이 느껴지는 순간이 있으셨는지 말씀해 주실 수 있을까요?

안녕하세요. 공연 잘 봤습니다. 일단 저는 이 공연의 주제가 ‘행복’이다라고 생각을 하고서 공연을 보지 않았어요. 그런데 이제 문득 제 모습을 바라보니까 제가 되게 잘 웃고 있더라고요. 초반에는 이게 뭘까 하면서 바라보다가 이제 의도를 말씀해 주셨던 것처럼 발견하고 점점 알아가고 나중에 행복을 찾는 과정이 너무 잘 드러나는 것 같다라고 느껴진 게 공연이 지나면 지날수록 저도 웃고 있고 제가 웃고 있었던 이유가 뭘까라고 생각을 하게 되면은 이제 무용수님들께서도 점점 행복해지는 게 보이더라고요. 아무래도 무대에 계신 무용수들의 행복이 이제 관객들한테까지 전해진 게 아닐까 그렇게 생각이 듭니다.

(예술가) 혹시 행복이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관객 여러분들 한 번만 말씀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에게 있어 행복은 추억인 것 같아요. 뭔가 계속 그리워지고 나쁜 일이 있어도 지금 생각하면 ‘내가 참 행복했구나’라는 생각이 계속 들어서 추억이 제일 먼저 떠오른 것 같아요.

여러분을 만날 수 있어서 행복합니다. 너무 반갑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