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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린지방송국 ON AIR] 아티스트랑 수다 떨자 - 박혜랑 편

seoulfringe2022-08-2539

더위가 무르익어가는
여름 밤.



플레이스막3에서 벌어진 이야기 세계.



도슨트, 스토리텔링, 1인 뮤지컬을 모두 담아낸 아름다운 공연, 그 이후.



 



우리, 아티스트랑 수다 떨까요?



 



 



본격적으로 수다 떨기 전, 작가님 소개 한 번만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저는 이야기로 세상을 열어 살아나가고 있는
스토리 아티스트 박혜랑입니다. 드라마 기법을 활용해서 극적 세계를 만들고 사람들을 초대하는 행위에 굉장히
관심이 많습니다. 프린지는 그런 세계들을 연구하는 연구의 장이고요.



 



 



스토리텔링, 동화구연 등등 이런 공연 활동을 꽤 하신
걸로 알고 있는데, 얼마 동안 이런 공연을 하셨나요?
 



원래 제 전공은 연극영화였어요. 배우 생활을 한 10년 동안 하고 나서 은퇴 아닌 은퇴를 하게 됐고, 그때부터 이제
내가 나를 써야겠다, 내가 나를 부려야겠다는 생각하게 되면서 이런 활동을 기획하게 됐어요. 2017년에 랑이언니의 잘자요 동화라는 채널을 만들었고 그 채널을 운영하면서 크고 작은 제안들을 받았어요.
17년도, 18년도는 그 채널을 키워나갔고 일이 확장되는 시점은 19년도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이때부터 전 프린지를 시작해요.



 



 



그럼 작가님이 이런 공연이나 활동을 하면서 가지고 있는 목표가 있을까요? 궁극적인 목표를 말씀하셔도 되고 목전에 둔 목표를 말씀하셔도 돼요. 



요즘 목표에 대한 질문을 엄청 받았는데, 궁극적인 목표는
인스타를 닫는 거예요. 풀어서 설명하자면 내가 나를 홍보하고 셀링하지 않아도 사람들이 날 찾아올 정도의
사람이 되고 싶어요. 계속 나를 알리고 내가 활동하는 것들을 아카이빙해야 하는 작업 중의 일환으로 SNS를 쓸 수밖에 없는데, 전 이런 SNS가 불편하거든요. 그래서 홍보하지 않아도 사람들이 날 찾는, 내가 브랜드가 되는 게 궁극적인 목표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내면적으로
단단한 사람이 되는 것도 목표예요. 제가 글도 쓰고 스토리텔링도 하고 공연도 하고 이렇게 활동하는 범위가
넓다 보니까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거든요. 꼭 어디에 속할 생각은 없지만, 이런 생각을 이유로 내 자체가 하나의 단단한 존재가 되고 싶어요.



 



 



포괄적인 의미로 느끼실 수 있지만, 작가님이 앞으로 하고
싶은 일들을 얘기해주실 수 있을까요?
 



제가 올해 처음으로 작가라는 이름을 달게 됐어요. 그림책
작가라는 이름을 달고 올해 책이 나온 거예요. 제가 전부터 랑이언니의
잘자요 동화채널을 하면서 한 달에 4편씩 이야기를 쓰고
읽어주고 있기 때문에 창작은 계속해 나갈 예정입니다. 지금 당장은 제 책을 책임져야 할 시기인 것 같아요. 제 책들이 많은 사람들과 만났으면 좋겠고 만나게 하기 위해 이런저런 일들을 하고 있습니다. 이번 프린지에서 선보인 호러 판타지 유령 친구그리고 나이트 어드벤처 커피 마신 제이크’, 추리 동화 모르의 꽃밭’, 메르헨
하품나라 하품왕4권의
그림책들이 많이 알려졌으면 좋겠네요. 그리고 앞으로는 곡을 많이 써보려고 해요. 작곡을 해서 1인 뮤지컬을 계속 만들고 싶습니다.



 



 



공연 중에 유령 친구
1인 뮤지컬로 보여주셨는데, 어린이를 위한 것보다는 어른을
타겟으로 만드신 것 아닐까, 라는 생각을 했어요. 어린이
뮤지컬은 무작정 밝은 곡이 상대적으로 많은데, ‘유령 친구
사뭇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거든요. 으스스한 분위기의 곡들을 테마로 가져가시는 것 같았어요.



 유령 친구’ 1인 뮤지컬에서 보인 곡들은 다 제 취향이에요. 제가 그런 음악을 좋아하고 저는 내가 쓰고 싶은 곡을 쓴다는 생각으로 작곡을 해요. 상업 뮤지컬, 더 나아가 대중가요 느낌의 곡들이나 분위기 등등을
레퍼런스로 삼고 있고요. 저는 제가 어린 세계로 갈 생각은 없어요.
세계로 어린이들이 오기를 바라죠. 제가 쓰는 동화들이 그렇게 아주 어린 얘기들은 아니에요.



 



 



6. 작가님께서 동화라는 장르에서 할 수 있는, 상상력과 판타지가
가미된 세계들을 많이 풀어내시는 것 같아요. 그 세계에 작가님의 경험담이 녹여져 있는지가 궁금해요.



 저는 제 속 얘기를 말하는, 에세이 같은 장르의 글을
쓰는 걸 힘들어하는 사람이었어요
. 그래서 픽션을 가까이하게 된 것도 있어요. 그 픽션, 이야기에 제 경험담이라기보다는 제 목소리를 담았다고 볼
수 있어요
. 목소리라고 하는 것은 제 안에 있는 다양한 자아들을 나타내는 거거든요. 그 자아들이 뛰어놀고, 제가 보고 싶은 세계를 쓰고 있다는 표현이
적합한 것 같아요
. 내가 있고 싶은 세상, 내가 보고 싶은
세계를 목소리에 담고 글로 담아내는 것 같습니다
.



 



 



요즘에는 어른들을 위한 그림책이라는 타이틀로 작품들이 많이 나오고 있잖아요. 그래도 아직은 어린이들을 위한 게 그림책이다, 라는 인식이 보편적인데, 그러면 작가님이 쓰신 그림책들이 어른들에게 어떻게 다가갔으면 하시나요?



 일단 먼저 동화와 그림책이란 개념을 생각해봐야 해요. 동화와
그림책은 개념이 다르거든요
. 그림이 주체가 되는 작품을 그림책이라고 불러요. 따지자면 삼강행실도도 그림책이에요. 그림이라는 매체를 이용한 책이니까요. 반면에 동화는 어린이를 위한 이야기예요. 그리고 우리가 흔히 아는
짧은 이야기 말고도 장편 동화
, 즉 분량이 되게 긴 동화들도 있어요.
제가 좋아하는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의 사자왕 형제의 모험
같은 경우도 동화지만 거의 몇백 페이지짜리 동화거든요. 우리는 이 동화와 그림책이라는 두
개념을 너무 붙여서 생각하고 있어요
. 제가 항상 얘기하는 것은 어른들을 위한 그림책은 맞는 말인데 어른들을
위한 동화라는 말은 안 썼으면 한다는 거예요
. 동화의 주체는 어린이여야 하거든요. 그래서 이 두 가지 개념을 두고 보자면, 제 세계를 좋아하는 그
누구라도 상관없이 제 세계 안에서 같이 놀았으면 좋겠어요
. 어른들을 위한 그림책과 같이 규정하기보다
제 세계를 좋아하는 어른이고 어린이고 상관없이 제 그림책을 즐겼으면 해요
. 권선징악의 세계, 그리고 인과응보의 세계, 논리가 통하는 세계가 동화이고 어른들도
이런 동화에 대한 향수가 있다고 생각해요
. 저 또한 이 세계가 그리워서 동화 속에 있고 싶어 하고요.



 



 



그러면 작가님 자신만의 세계를 꾸려 나가는 데에 있어서 동화여야만 했던 이유가 있나요?



 좋은 질문이네요. 사실 전 희곡을 먼저 썼어요. 그런데 연극은 갈등의 끝판왕이다 보니까 (웃음) 쓰기가 힘들더라고요. 현실의 지리멸렬함을 마주해야 된다는 점에서요. 앞선 질문에서도 답변해드렸듯이 에세이도 쓰기가 힘들었고요. 근데
동화 같은 경우에는 일단 제가 그 세계를 너무 좋아했고 동화 구연 대회도
24살에 대상을 탔어요. ‘유령 친구커피
마신 제이크
30분이라는 길지 않은 시간에 완결성 있게
이야기를 쫙 썼고요
. 사람이 맞는 게 확실히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사람이 맞는 글이 있구나
, 라는 생각을 하면서 동화를 써나가게 됐습니다. 전 판타지와 같이 현실에서 말이 안 되는 것들, 동화여서 가능한
그런 것들이 너무 좋아요
.



 



 



책을 읽어야 하는 수많은 이유들이 존재하고 많은 작가분들이 각자만의 책이 필요한 이유와 중요성에
대해 강조를 하잖아요. 그럼 작가님이 생각하기에 이 세상에 동화가 필요한 이유 혹은 동화만이 가진 힘이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심오한 얘기네요. 이 얘기는 앞서 했던 얘기와 상통해요. 제가 동화 속에서 보고 싶어 했던 세계를 말씀드렸잖아요. 권선징악, 인과응보, 논리. 저는
아이들이 백지상태로 태어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 백지상태에서 어른들이 쥐여주는 것들은 아주 옛날부터
내려왔던, 당연히 사람이라면 지켜야 할, 당연한 것들의 지혜를
합쳐놓은 동화 또는 설화라고 생각해요. 이런 이야기들을 봐야 하는 이유는 인간성의 보존이랄까요. 인간이라면 지켜야 될 도리들이 동화 또는 설화에 담겨있기 때문에 지금까지도 소비가 되고 있는 거거든요. 그래서 저는 현실이 그렇지 못할지언정, 그래도 아이들이 살면서 어떠한
선택을 하게 됐을 때 한 번 쯤은 동화에서 봤던, 올바른 선택을 하면 좋겠는 거예요. 남의 것을 훔치지 않고, 거짓말하지 않고, 사이 좋게 잘 지내고. 따뜻한 손길을 내밀어줄 수 있는 누군가가
되는 것. 이런 것들을 했으면 좋겠어요.



 



 



프린지에서 소개해주신 4권의 책 모두 삽화가
각자만의 스타일을 가지고 있더라고요. 일러스트, 자수 인형, 뜨개 인형, 클레이, 이렇게
다양해서 놀랐어요. 이게 작가님의 책과 어떻게 매칭된 건지 궁금해요.



 출판사에서 그렇게 해보면 어떻겠냐 라고 먼저 제안을 주신 사항이었어요. 저와 편집팀장은 그림책으로 낼 작품을 고르는 작업을 했어요.
다음 편집 팀장님이 많은 작가 분들과 미팅을 하고 조율을 한 끝에 제 그림책들의 삽화를 맡아 주실 작가분들을 모시게 된 거예요
. 저는 그 작가 분들이 어떻게 이렇게 딱 맞게 본인들이 할 수 있고 최상의 결과를 내실 수 있는 작품들을 고르셨는지가
굉장히 놀라웠어요
. 되게 자랑스러워요. 이 책들에 이름이
들어갈 수 있는 저자라는 게 되게 행복했어요
. 너무 자랑스러워서 프린지에서 전시회를 열었잖아요. 나만 볼 수 없어! 라고 생각하면서. (웃음)



 



 



럼 창작하실 때 보통 소재가 먼저 떠오르세요, 아니면
책을 통해서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먼저 떠오르세요?
 



-주 중요한 질문이에요. 저는 정확하게 전자예요. 주제나 전할 메시지를 먼저 생각하고 이걸
전하기 위해 애를 쓰게 되면 글이 잘 안 써져요. 그래서 저는 소재 내지는 어떤 핵심적인 단어가 떠올랐을
, 그거에 알맞은 목소리들을 찾고 그 목소리로 글을 써요. 그렇게
글로 옮겨냅니다.



 



 



공연과 전시 제목이 <목소리로 쓰여진
>이었잖아요. 처음에는 동화 구연을 하시니까 제목을
이렇게 정하신 건가 했는데, ‘이런 목소리를 가진 캐릭터를 만들어볼까라면서
이야기를 써 내려가시는 게 되게 인상 깊었어요.
 



그런 목소리들이 계속 들리고 얘기들이 떠올라요. 그 다음, 그 목소리를 담을 만한 세계를 만들어 가는 거죠. 또 제 장점이자
남들과는 다른 차별점이 바로 그 목소리들을 쓸 수 있다는 점이에요. 배우, 성우, 실연자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작가라는 게 차별점이죠. 세상 어딘가에 숨겨져 있는, 남들이 들어보지 못했던 세계를 발굴하고
이거를 들려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랑이언니의 잘자요 동화채널을
하면서 한 달에 4편씩 이야기를 쓰신다고 하셨잖아요. 어찌
보면, 마감이 있는 삶인데 어떻게 감당하시나요?
 



누가 이렇게 마감의 삶에 대해 얘기해주니까 너무 고맙네요. (웃음) 옛날에는 이야기 작업하느라고 밖에도 못 나갔어요. 한 주에 3편씩 올리고 그랬으니까요. 그러나 지금은 한 달에 4편씩 쓰고 있고 이 작업 사이클을 안정화해서 안정적으로 다른 작업과 병행할 수 있게 됐어요. 그 채널을 통해 일도 많이 생겼고 기회도 많이 생겼는데 그 일과 기회들에 대한 책임이 따라오기 마련이잖아요. 그런 책임을 마감의 삶으로 짊어지고 있는 거고요. 그 책임을 계속
갖고 유지하기가 사실 좀 힘들죠.



 



 



그래도 작가님께 오는 피드백이나 감상평에서 힘을 느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기억에 남는 감상평 혹은 댓글이 있나요?



 랑이언니의 잘자요 동화채널에 많은 댓글들을 남겨주세요. 그 댓글에서 랑이 언니 글 너무 재밌어요, 라는 말을 보게 되면
엄청 행복하죠. 옛날에는 목소리 좋다, 라는 말을 더 좋아했어요. 원래는 기존에 있던 그림책들을 읽어주는 채널이었거든요. 그러다가, 저작권 문제가 점점 심화되는 시점에서 내가 이야기를 써서 그 이야기를 읽어야겠다 했어요. 그래서 글까지 쓸 수 있게 되면서 완벽한 내 것, 빼앗기지 않는
내 것이 생기니까, 이제는 이야기가 너무 재밌어요이야기 많이 써주세요라는
말을 듣는 게 그렇게 행복하더라고요. 뿌리부터 인정받는 느낌이어서 좋아요.



기억에는 남는 댓글에 대해서 말해보자면. 제가 그 채널은
운영한 지 6년 정도 됐으니까 제 이야기를 듣던 아이들도 6
동안 컸잖아요. 그 아이들이 계속 듣고 있다는 얘기를 들으면 좋아요.
저 옛날에 들었는데 지금 벌써 몇 학년이에요.’ 이렇게 글을 남겨주는 아이들이 있어요. 부모님들과는 오프라인 행사에서 종종 뵙게 되는데 ‘언니 덕분에 애들 키웠다,
언니 없었으면 어떡했냐’ 이렇게 얘기해 주시거든요. 그럼 이게 꿈인가 생시인가 해요. 정말 감사하죠.



 



 

작가님의 이야기들 그리고 또 공연을 보면서 많이 들었던 생각은 아이덴티티가 확실한 분이다, 에요. 내가 내 채널을 만들어 내 PR을 해보겠다는 사람이 많지는 않잖아요. 그런데 그렇게 하셨고 또
성공하셨잖아요. 그리고 자신이 좋아하는 장르, 표현하고 싶은
것들도 되게 확실하시고요. 확실하다 느끼고 구현도 직접 하시고. 이게
다 되는 사람도 많이 없는데, 작가님은 그게 가능하신 분이라서 너무 놀라웠거든요. 그러면 여기서 드리는 질문은 박혜랑은?’이에요. 작가님이 생각하는 작가님은?
 



어우. 이거 어렵다. 진짜
어렵다. 저는 제가 그림책 작가로만 비추지 않았으면 좋겠거든요. 너무 어려운데요. (웃음) 가치적인
면에서는 박혜랑은 저평가된 우량주다’. 박혜랑은 생활필수품이다’. ‘전기,
가스, 수도 그리고 박혜랑’. 그리고 제가 되고
싶은 건 만인의 친구거든요. 여러분이 인생을 돌아봤을 때 한 번쯤 제가 떠올랐으면 좋겠어서 박혜랑은
애착 담요다’. 이렇게 떠오르네요. 제가 아직 해보지 못했던
것들을 계속해보고 싶기도 해서무궁무진 도화지’. 이것도
좋겠네요.



 



 



이 마저도 작가님의 아이덴티티 같네요. 열정적으로
얘기 나눠 주셔서 너무 감사드려요.
 



저도 너무 감사드려요. 저에게 프린지는 꿈을 찾아가는
곳 같아요. 다음에는 프린지에 가수로 오겠습니다. 스탠딩
마이크 하나에 의존해서 무대를 꾸며보겠어요. (웃음)



 



 



 



인터뷰 진행올리비아, 망토,



편집 올리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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