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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스트 기획_색리뷰] 프로젝트원스트 <차이, 사이> by. 도령, 루시

seoulfringe2021-09-0316


 

 

-도령의 시선

 

조명이 켜지자 무용수들이 무대 위에 등장한다. 빛은 퍼포머의 얼굴과 몸을 온전히 비추기보다는 그림자와 역광을 이용해 역동적인 움직임을 더욱 강조해서 보여주는 효과를 만들어냈다. 혼자서, 파트너와 함께, 혹은 군무를 추는 퍼포머들의 동작은 스트릿댄스와 현대 무용을 혼합한 것처럼 느껴졌다. 연극의 공연 문법에 익숙한 나에게는 객석에서 들리는 함성소리도, 빠른 장면들의 전환도 다소 생경한 풍경이었다. 그러나 어느새 쿵쿵대는 음악 소리와 무용수들의 에너지 넘치는 몸동작에 빠져들어 나도 모르게 고개를 까딱거렸다.

 

프로젝트 원스트의 문제의식은 너와 나의 다름으로부터 출발한다. 우리는 차이 때문에 서로를 오해하기도, 사랑하기도, 증오하기도, 상대에게 자신만의 잣대를 들이대어 함부로 판단하기도 한다. 우리 모두는 다양한 가치관과 인식 체계를 지녔으며, 삶에 대한 태도부터 취향이나 식사 습관같은 사소한 것에서까지 각자만의 고유한 차이를 지닌다. 이렇듯 차이는 나와 타자를 구분하는 갈등과 차별의 씨앗이 되기도 하지만, 역설적으로 서로 다른 이를 이해하는 출발점이 되기도 한다. 우리는 너와 나의 다름을 인식함으로써 서로가 소통할 수 있는 창구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보깅 댄스는 1970년대 뉴욕 할렘 가 LGBT 커뮤니티에서 시작한 댄스 장르로, 패션잡지 보그(Vogue)’ 모델들의 포즈를 모사한 것에서 유래한다. 즉 보깅 댄스의 기원 자체가 사회의 이념과 고정관념을 깨고 나온다는 작품의 주제와 닿아있다고 볼 수 있다. 공연 내내 스테이지와 객석에는 비단 댄서들뿐만 아니라 관객들의 활기찬 에너지가 가득했다. 비록 우리 사이에는 객석 사이사이 거리두기 이상의 무한한 차이가 존재할지도 모르지만, 공연을 보는 동안에는 무대의 에너지에, 서로의 힘찬 환호소리에 모두가 함께 빠져들었다. 우리는 매일매일 스스로와 맞지 않는 사회의 굴레와 틈 사이에서 애쓰고 서로와의 소통에서도 어려움을 겪지만, 가끔은 이렇게 즐기는 것도 괜찮잖아? 한마디로 <차이, 사이>즐거운공연이었다.

 

 

-루시의 시선

 

여기, 나와 너 사이, 나와 나 사이를 이야기하는 춤이 있다. 다름을 왜곡하는 사람들 사이로 자신의 이야기를 보여주는 프로젝트 원스트의 <차이, 사이>는 오렌지빛의 춤을 보여주었다. 커다란 에너지를 보여주고, 강한 인상을 남기기도 하는 한편 어떤 부드러운 위로도 보이는 7개의 공연은 그 각각이 대립한 어떤 것들과 기준, 오해들 사이에서 몸의 언어를 깊은 주황빛으로 피워낸다.

 

INTO, 고독, See,quela, hollo:w, Notice, 사이 빈 공간, Superdiscoteca의 일곱 개의 공연은 그 각각의 색이 선명하다. 이 이야기들은 아주 개인에서부터 시작한 것이기도 하고, 관계에서 탄생한 것이기도 하며 사회에서 일어나는 일들까지 다루고는 했다. 그럼에도 <차이, 사이>라는 제목으로 모인 일곱 색의 공연이 주황빛의 여운으로 남은 것은 프로젝트 원스트가 개인, 그리고 아주 깊은 나로부터의 이야기를 하기 때문이다. 나로부터 시작된 이야기는 자신과 타인과의 춤을 넘어 관객들에게 보여진다. 관객들은 공연과 공연, 그 사이에서 그들이 전하는 메시지와 마음을 목격하고 박수를 보낸다.

 

춤을 추지 않는 관객으로서의 우리는 무대 위의 무용가와 대화를 한다. 그들의 이야기와 우리의 이야기는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로서 맞닿는 지점이 분명히 존재한다. 그 형태는 도심 속 고독일 수도 있고, 기억하는 것조차 아픈 사건일 수도 있으며 우리가 수도 없이 겪었던 관계에서의 상처, 혹은 개인이 헤쳐나가야 했던 어려움일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의 차이, 사이가 맞닿았을 때 우리는 희망을 본다. 아주 마지막엔, 결국 신나는 음악에 자유롭게 움직일지도 모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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