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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프로그램리뷰] 지속가능한 예술활동을 위해 : 밥은 먹고 다니냐? by.루시

seoulfringe2020-08-3143

 “밥 먹었어? 잘 챙겨먹고 있지?” 라는 그 질문은 정말 밥을 먹었냐는 의미 이전에 잘 지냈는지, 안부를 묻는 질문에 가깝다. 밥을 먹는다는 것을 살아간다는 것, 먹고 살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것, 잘 지낸다는 것에 대한 상징으로 생각했을 때 이번 포럼의 질문은 뭔가 씁쓸하다. ‘밥을 먹고 살 수 있는’ 직업으로서 예술인이 잘 지낼 수 있는 사회인 것인지에 대한 많은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이번 포럼을 발제한 아티스트 지지부진 팀은 이야기를 나누고자 했다. ‘생계를 유지하기 위하여’ ‘계속해서 종사하는 일’이 직업이라면, 과연 ‘예술인’이라는 직업은 현재 얼마나 많은 설명이 필요한 일인지에 대해서. 예술 활동을 지속하기 위해서 어떤 것이 필요한지. 그리고 자신의 예술 활동을 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예술인들이 다른 직업의 이름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는지에 대해서. 이에 여러 가지 단어로 자신의 일들을 소개하는 예술인들이 모여 함께 대화를 나누었다.


 직업으로의 예술

 직업란에 연극배우가 들어간 것이 몇 년 되지 않았다는 사실은 모두를 놀라게 했다. 이전보다 행정적으로 많이 나아졌다고는 하나 직업으로서 예술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 첫 번째 이유는 예술과 행정의 여전히 먼 거리 때문이다. 예술인 지원사업의 경우 그 장르적 범주를 설정하는 것이 모호해지는 경우가 존재하고 새로운 작업방식이나 새로운 직업이 등장할 수 있음에도 불구, 그것을 지원해줄 수 있고, 지원해주어야 하는 기관이 그 사실을 알지 못한다는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예술인 증명 등 많은 것들이 나아지는 상황에 있음에도 아티스트라는 것을 증명하는 방법은 한국에서 여전히 쉽지 않고, 개개인의 아티스트가 정책을 바꿀 수 있는 목소리를 내는 것조차 쉽지 않은 상황인 것이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임금이나 세무에 관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아티스트라는 것을 증명하고, 어느 정도의 세금을 내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 그리고 지원사업을 받거나 다른 두 번째, 세 번째 직업으로 받은 임금으로 예술 활동을 해나가는 수많은 예술인이 겪는 혼란스러움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조금 긍정적으로 바라볼 부분도 있다는 사실 또한 대화 속에 존재했다. 예술이라는 비정형적이고 정량적이지 않은 산업에 있어 룰이라도 존재하게 되었다는 것, 예술인 증명이 생겼다는 것, 또 이러한 예술 행정적 업무를 전담하는 직업이 또 존재하게 되었다는 것은 그래도 조금씩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 또한 들게 했다.
 두 번째는 예술의 소비이다. 구체적으로는 예술을 소비하기가 쉽지 않거나, 예술을 제대로 소비하지 않는 풍조이다. 예를 들어 국립현대 미술관의 낮은 티켓 가격은 현대미술의 문턱을 낮추고 많은 사람이 오게 만들 수는 있었지만,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예술가에게 제값을 지불하고 예술품을 감상하는 소비는 조금 어려워졌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예술인들에게 후원하고 그 값을 지불하는 것을 조금 생소히 여기는 대한민국에서 어쩌면 예술의 가치, 특히 상업예술이 아닌 예술의 가치가 낮게 측정되고, 어렵게 여겨지기만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 또한 나타난다. 예술 작품을 소유하는 것만이 소비가 아닌, 예술 작품의 감상 또한 소비되어야 하고, 그러한 소비 주체들이 많아져야만 결국 직업으로서의 예술이 가능해진다는 것도 중요한 지점이다. 예술의 진입장벽이 조금씩 낮아졌다면, 이제는 그 많은 사람을 모아 예술의 가치에 대해 정당하고 올바른 소비가 이루어져야 할 시점이다. 


 풀타임 예술가

 예술만으로 먹고 살 수 있는, 즉 풀타임 예술가에 대해서는 많은 이야기가 오고 갔다. 모든 직업이 임금이 다르고, 임금에 대한 만족도가 모두 다르기 때문에 ‘풀타임 예술가’라고 정확히 정의하기는 쉽지 않다. 여기서 논의는 그 예술 작업만으로 삶을 영위하는 것을 넘어 예술이 자신의 주 직업이 되어 예술 활동을 함에 있어 또 다른 직업이 주 직업의 예술 활동을 할 시간을 방해하지 않는 정도의 모습이 되는 것, 예술로 최적의 삶을 살 수 있는 정도로 풀타임 예술가의 범주를 넓힌다. 끊임없이, 지속적으로 예술 작업을 해나갈 수 있는 원동력을 자신의 예술에서 파생된 범주들에서 찾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자신의 본질을 예술인으로 규정할 수 있게 하는 노력이 필요하고 또 그것을 뒷받침해줄 수 있는 예술인들에 대한 지원과, 예술에 대한 소비, 그리고 행정적인 섬세함들이 함께해야 한다는 것이다. 함께 밥을 먹고 살 수 있게 단순한 예술인들의 연대를 넘어서 우리 사회가 함께 고민해보아야 할 부분이기도 하다.

 결국, 이번 포럼은 밥은 먹고 다니냐는, 그 따뜻하지만 씁쓸한 안부 인사 속에서 예술인이, 예술을 지원하는 사람들이, 또 예술을 소비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많은 생각을 자신이 가진 다양한 위치에서 나누었다. 때로는 긍정적일 수도 있고, 한편으로는 매우 씁쓸했으며 서로에게 위로와 생각을 공유했던 이 자리에서 지금 당장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과 사회 속에서 예술의 가치에 대한 많은 생각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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