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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프로그램리뷰] 프린지정신, 우리가 가야할 길은 by.누베

seoulfringe2020-08-31112

프린지정신, 우리가 가야할 길은
누베

지난 8월 17일, 오프라인 페스티벌이 절반을 지나갈 무렵에 <프린지정신, 집중>이라는 주제로 독립예술집담회가 열렸다. 코로나로 인해 오프라인 모임이 제한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서울프린지페스티벌은 야외공간에서 거리두기와 방역규칙을 준수하며 큰 문제없이 종료되었다. 그러나 올해 프린지페스티벌의 준비과정은 다사다난했다. 문화비축기지에서 프린지페스티벌이 열리기까지의 과정, 그리고 코로나로 인한 위기까지. 이번 포럼에서는 이 두 가지 발제를 시작으로 프린지다움과 앞으로 프린지가 어디로 가야할지에 대한 자유토론을 진행했다.

포럼의 시작은 문화비축기지와 프린지가 다시 함께하기까지의 과정이었다. 협력을 통한 방식으로 진행했던 지난 해와는 달리 올해는 절차가 바뀌어 심사의 과정을 거쳐야 했고 프린지에 처음 돌아온 대답은 “미승인“이었다. 프린지 사무국은 절차가 바뀐 이유, 불분명한 선정의 방식과 탈락의 사유 등을 이유로 문화비축기지 측에 해명요구안을 발송했고 명확한 답변은 없었다. 이후 기나긴 협의를 통해 결국 문화비축기지에서 축제를 진행할 수 있게 되었다. 코앞으로 닥친 축제 일정에 일단 축제를 진행했고 제대로 된 해명을 여전히 받지 못한 상태다.
겨우 한숨 돌리나 했더니 코로나 바이러스가 등장했다. 오프라인 모임이 큰 부담으로 다가오고 대면접촉을 지양하는 분위기에서 축제의 진행은 난항을 겪었다.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병행하기로 하고 아티스트들에게 전달하는 과정, 페스티벌 운영 방식을 다시 고민하고 모든 일정이 밀리는 상황에서 비협조적이었던 문화비축기지 그 사이에서 사무국 스텝들은 많은 상처로 지쳐보였다. 이번 포럼은 이런 어려움과 고민들, 그리고 앞으로의 프린지에 대한 의견을 풀어내는 자리였다.
발제가 끝난 후 이어진 자유토론에서도 다양한 이야기가 나왔다. 어떤 스텝은 달리지는 환경 속에서 과거 프린지가 갖고있던 가치가 이제는 프린지만의 것이 아니게 되었고 지금 프린지의 가치가 무엇인지 되짚어봐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프린지정신은 사무국 구성원들의 성향에 따라 정해지는 것이 아니냐라는 의견과 프린지정신은 한 마디로 정의내리기 어렵지만 감각할 수 있는 것이고 한 단어로 정의를 내려야하는지 반문하는 의견도 있었다. 신진예술가들에게 프린지정신을 전달하는 방법, 자유로움을 표방하는 프린지에서 인디스트들에게 최소 참여기간을 정하는 것이 맞는 것인지 프린지의 가치와 현실적인 운영방식에서 오는 딜레마를 이야기하기도 했다. 운영을 담당하는 스텝의 입장에서 장소 선정에 있어서 예술가들을 적절한 공간에 분배하며 겪는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코로나로 인해 현장성이 중요한 축제 자체가 부담이 되어버린 상황에서 프린지가 아예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시도를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프린지 자체가 예술가들의 자유로운 창작활동을 위한 플랫폼이기 때문인지 몰라도 포럼 내내 관객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지 않는 것이 의아했다. 예술가들의 자유로운 창작 활동도 중요하지만 그 작품이 사람들에게 전달되지 못한다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어 포럼이 끝나갈 무렵 조심스럽게 의견을 냈다. 비교적 인지도가 낮은 독립예술가, 후원이 활성화되지 않은 한국의 문화예술,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코로나라는 변수 등 여러가지 한계에 직면해있다는 걸 알기에 의견을 내면서도 더 조심스러웠다. 프린지는 작품 창작에 있어 제한을 두지 않기에 1인 관객을 대상으로 한 작품도, 형식을 파괴한 실험적인 형태의 작품도 실현이 가능했다. 관객유치에 신경을 쓴다면 더 매력적이고 대중적인 작품, 예술가를 선호하게 될 수밖에 없고 결과적으로 프린지정신에 반하는 방향으로 이어질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예술가에 더 집중할 수밖에 없다는 것도 이해가 갔지만 개인적으로 예술이 사람들에게 더 전달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컸다. 스텝들과 아티스트들이 지치지 않고 축제를 지속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가 관객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 문제는 비단 축제 뿐만아니라 포스트코로나시대의 문화예술 전반에 해당하는 문제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올해 프린지의 온라인 페스티벌이 취한 게임이라는 형식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문화예술 산업에서 가장 규모가 큰 분야는 게임이다. 유저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유지될 수 없는 구조상의 특징 때문에 게임에 참여하는 개개인이 자신이 이 게임을 만들어가고 있다는 참여감, 그리고 그것이 주는 몰입이 이용자를 끌어들이는 큰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게임의 형식을 가져와 관람객들이 온라인 페스티벌에 몰입할 수 있도록 진행하는 게 기존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을 통해 진행된 비대면 문화예술이 몰입도가 낮다는 단점을 보완할 수 있지 않을까.
사실 나는 올해 프린지 인디스트 활동을 하며 프린지를 처음 알았고 이전 프린지페스티벌이 어땠는지 전혀 몰랐던 ‘뉴비‘ 인디스트로서 이번 포럼에서 오고간 이야기들이 다소 버거웠다. 프린지의 과거와 미래를 논의하는 자리에 그저 문화예술에 관심있고 프린지에 대해선 거의 아무것도 모르는 내가 이 자리에 있어도 될까?하는 생각이 내내 자리했다. 그럼에도 이 자리에 참석한 것을 후회하지 않는 건 프린지에 진심인 스텝들의 마음을 들어볼 수 있었고 문화예술계에 종사하고 싶은 한 사람으로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서 문화예술, 특히 축제는 어디로 갈 수 있을지 고민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코로나의 종식이 언제가 될지 막연한 지금, 내년에도 프린지페스티벌이 올해처럼 열릴 수 있을지 개최여부부터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다. 대부분 다른 축제들이 취소되었음에도 올해 프린지는 야외공간에서 공연을 진행하고 방역수칙을 지키며 진행된 오프라인 페스티벌, 그리고 게임 형식의 온라인 페스티벌로 새로운 길을 찾았다. 이날 포럼의 이야기들을 토대로 또 다른 대안을 찾아 내년에도 무사히, 그리고 마스크 없이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프린지를 만날 수 있었으면 하고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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