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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리뷰] 바꾸거나 아무렇지 않게 되돌아오거나_씨밀레프로젝트_헤라

seoulfringe2016-07-30490

바꾸거나 아무렇지 않게 되돌아오거나



 



씨밀레 프로젝트의

출연진 : 임성균 이경아 장석용제작진 : 신경배 황태선 전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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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란츠 카프카의 소설 <변신>에서는 그레고르를 통해 자유를 갈망하는 불안한 인간의 존재를 그려낸다. 하루아침에 벌레로 변한 그레고르를 보며 가족들조차 빨리 죽기를 소망한다. 외면이 불가항적으로 변한 그레고르의 내면은 처절히 무시당한다. 아버지는 그레고르의 등에 사과를 내던진다. 사과에 맞은 그레고르는  식욕을 잃고 만다. 그레고르가 죽은 가족들은 소풍을 간다. 벌레 마리의 죽음을 묻어둔 누이의 결혼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며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다.

 













 씨밀레 프로젝트에서 나타나는 변화는 <변신>에서 말하는 육체의 변화처럼 아주 가시적인 것은 아니다. 오히려 남자 인공은 흩어져 있는 집안의 물건들을 깔끔히 정리하는 식의 간단한 변화로 일상을 시작한다. 환한 표정으로 신문 배달부에게 인사를 먼저 건네는 자의적 의지를 가진 캐릭터이다. 공연에서는  지하철 도착음과 알람 소리, 업무가 종료된 소리가 반복된다. 답답했던지 안에서 남자 주인공은 한정된 무대 밖을 탈피해 계단에 올라가 '사노라면-'노래를 우렁차게 외친다. 노래의 가사처럼 사노라면 언젠가는- 일상을 탈피할 것이라는 희망을 안고 처음에 어지럽혀져 있던 방을  정리하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책을 읽는 것으로 여가시간을 보내다가 수면을 취하고 다시 회사에 출근하는 시간을 반복한다.


 

 

 

 학교에서 쓰는 수업종료음이 주인공의 회사 퇴근시간에 맞게 울린다. 남자는  밝은 표정으로 인사를 하며 퇴근길에 오른다. 다시 집에 남자 주인공은 반복되는 일상을 조금씩 바꿨지만 어느샌가 회사에서부터 이상한 소리를 감지한다. 그는 귀를 문질러보고 두드려보기도 한다. 맴맴 도는 소리에 정신이 나갈 듯한 표정을 지으며  서둘로 퇴근길에 오른다. 집으로 돌아와도 따갑게 거슬리는 무언의 소리는 남자를 계속해서 괴롭힌다. 무언가에 홀린 남자는 정리되었던 방을 다시 어지럽힌다. 정장을 벗어던지고 상의와 하의를 바꿔 입기도 해본다. 들리지 않는 무언가를 들리지 않기 위한 그의 행동은 계속된다. 시계를 베개라 하고 테이블을 침대라고 하며 물건이 지닌 속성을 나름의 방식대로 비틀어 사용해본다. 그리고 동그란 무대를 시계 반대 방향으로 역행해본다. 호루라기 소리가 울리면 관객들은 정장을 벗어던진 남자에게 종이 세례를 퍼붓는다. 앞서 말한 <변신> 그레고르가 아버지에게 사과를 맞았던 것처럼 남자 주인공은 관객에게 꾸겨진 종이뭉치 세례를 받는다. 카프카가 사과를 맞고 상처를 받았듯 주인공 또한 상처 입힌 듯한 표정을 짓는다. 종이뭉치들을 맞고 체념한 다시 초반의 일상으로 돌아간다.'죄와 ' 소설 속에서 나올만한 표정을 남자는 몸을 동그랗게 웅크린다남자는 방을 대충 정리하고 관객석에 앉아 관객 혹은 허공을 응시하며 공연의 끝을 맺는다.



 



 씨밀레 프로젝트의 공연을 보면서 제일 먼저 생각은 페스티벌이 열리는 공간. 상암 월드컵 경기장의 공간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활용을 잘한 분들이라는 것이었다. 에피소드가 이뤄지는 무대는 꾸긴 종이뭉치들을 동그라미 형식으로 늘어놓아 가상의 경계(무대) 만들어놓았다. 꾸겨진 종이로 설정된 무대 뒤편으로는 계단이 있고 앞쪽으로는 화장실이 있다(사실 무대가 원형이어서 앞뒤 개념은 없지만). 남자 주인공은 무대를 넘나들며 현실에 대한 자유의지를 보인다. 무대 내에는 남자의 방이라는 다른 무대가 설정된다. 방은 남자의 심리 상태와 무언가를 바꾸려는 의지를 보여주기도 하고 소위 물건이라 명명되는 소품이 다양한 의미로 해석되는 장을 의미하기도 한다. 꾸겨진 종이는 무대를 이루는 구성요소인 동시에 관객이 참여하여  남자 주인공에게 던지는 상징적인 존재한다.  



 



 



 씨밀레 프로젝트의
에는  많은 대사가 등장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관람 내내 대사를 연속적으로 듣는듯한 환청을 경험할 있다. 배우의 연기를 통해 자신의 일상을 직간접적으로 마주한다. 대사가 많지 않아도 관객 스스로를 스토리와 연관시키는 경험을 있다. 필자가 마주한 변화의 일상은  스무 때쯤 작은 변화를 시도를 했던 과거의 나였다. 대학 입시에 치여서 낮아진 자존감을 억지로라도 회복한다며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 자유로운 사람이 되자- 모토로 변화를 시작했다. 방법으로 나는 평범하게 입었던 옷을 벗어던지고 튀는 옷을 의도적으로 입어보았다. 당시 내가 입었던 튀는 옷은 호피무늬 몸뻬 바지였다. 사람들의 시선을 극복해보고자 평상복은 며칠간 입지 말아보자는 변화의 시작이었다. 몸뻬 바지를 입고 학교를 다니고 친구를 만났다. 예상은 했지만 주변 사람들의 반응은 '그런 옷은 입지 .'였다. 결국 시선에 예민해지지 말고 강인한 자아를 가지고자 시작한  여정의 시작은 며칠 만에 막을 내렸다. 하지만 누구도 나에게 멱살을 잡으며 그런 옷을 입지 말라고 것도, 지나가는 경찰이  벌금을 물리게 것도 아니었다. 여정을 종료시킨 가장 강력한 원인은 바로 '자신'이었다.  



 



 씨밀레 프로젝트가 말하고자 메시지는 배우들의 열연과 현실과 가상(공연 배경) 허무는 자연스러운 공간 연출, 탄탄한 스토리 덕분이 아닐까 싶다. 필자가  과거의 기억을 마주했던 것처럼 남자가 종이 세례를 받을 때의 표정에 지금의 나를 덧입혀본다그렇게 벗어나고 싶어 하는 일상 속으로  자신을 다시 배치하는 행동들을 떠올리며, 사실은 우리가 우리 자신에게 종이 뭉치들을 던졌던 아닐까-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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