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리지 마세요> 프로젝트_'멸종예방' 사포 인터뷰

seoulfringe2023-04-034



Q. ‘멸종예방’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A. 기후위기를 주제로 한 만화입니다.

Q. 환경에 관한 주제를 예술적으로 담아내는데 주제가 다소 긍정적인 내용보단 사회에 대한 비관적인 시선이 담긴 듯합니다. 인류의 미래 또한 비관적으로 보고 계신지 궁금해요.

A. 비관적으로 안봅니다요!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기후위기를 처음 접하기 시작할 때 그 거대함과 막막함에 우울해지거나 '다 망했어'라는 생각을 조금이라도 해봤을 거 같아요.(아니라고요? 어쩌라고요!) 저 역시 우울해하며 ‘와 다 망했쇼네ㅋ’라고 생각했고요.

그런데 기후위기를 본격적으로 공부하고 멸종예방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문화연대 ‘스틸얼라이브’라는 단체에서 활동하면서거든요. 이미 이런 과정을 겪은 활동가들로부터 많이 배우고 격려와 조언도 받았어요. 그러다 보니 기후위기를 막는다, 못 막는다는 이분법이 아닌 명암으로 자연스럽게 생각이 바뀌게 되었어요. 아무 대책 없이 ‘기후위기 못 막아! 다 망했다!’ 식의 만화는 안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허나 머리로는 아는데 아직 마음이 못 받아들인 연재 초에는 비관적인 묘사처럼 보이는 게 있었을 수도 있겠네요.

그리고 기후위기의 원인과 악당들은 분명하거든요. 악당들을 까는 내용을 만들 때는 그들이 맘대로 한 세상을 묘사한 때도 있어서 비관적으로 보였을 수도 있지만 나름 유쾌하게 깠다고 생각해요. 저는 까는 게 재밌거든요. 깔 건 까야하기도 하구요. 그리고 우울하고 절박할수록 유쾌하게 표현하는 게 재밌어요.

인류의 미래도 이런 식으로 생각해요. 기후위기로 인한 영향은 이미 받고 있고 더 심해지는 건 사실인데 ‘못 막으니 다 망했어!’보다는 ‘막을 수 있는 건 최대한 막고 함께 적응해 보자’입니다.

Q. 기후위기에 대한 입장표명을 스티커 부착과 함께 퍼포먼스를 벌이는 모습이 힙하게 보여졌습니다. 환경운동 하면 왠지 팻말을 목에 건 채 꽉 쥔 주먹으로 소리를 쳐야만 할 것 같은 고정적인 인식을 깨준 것 같아요. 이런 독특한 방식을 선택하게 된 계기 혹은 의도가 있을까요?

A. 추가로 말하자면 스티커뿐만 아니라 그래피티, 스텐실, 포스터를 이용한 거리예술행동도 작은 규모로 조금씩 해왔는데요(전혀 힙하지 않습니다..힙합도 잘 안듣구요..)

기존에 운동(환경뿐만이 아니라)하면 말씀하신 것처럼 현장의 전면에 나서서 팻말 들고, 소리 지르고, 점거하고 이런 인식이 있고 실제로도 그렇지요. 그런데 대부분의 운동에서는 여기까지 오게 된 서사가 분명 있어요. 당사자들이 더 나은 무언가를 위해 수많은 방식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고통받고 허탈해하다가 절박함이 모이고 모여 더 이상 담을 수 없을 때 피켓 들고 주먹 쥐고 소리치는 운동으로 터진다고 생각해요. 저는 이런 단단한 운동도 완전 지지하지만 저의 위치, 할 수 있는 것, 하고 싶은 역할은 다르다고 생각했어요. 이런 고민을 계속하다 보니 다양한 형태로 나온 것 같습니다.

아직까지는 이렇게 이야기 할 수 있지만.. 제가 기후불평등이나 자연재해를 온전히 겪은 당사자였다면 다른 생각 못 하고 나가서 소리 지를 거 같아요. 생각이 많아지는 부분입니다.

Q. 만화에 담아내는 이야기뿐만 아니라 씨앗 폭탄 같은 퍼포먼스까지 다소 새로운 방식의 접근 시도를 즐기는 듯합니다. 이런 활동들을 기획하는 데에 주로 영감을 어디서 받는지가 궁금해요.

A. 앞서 말했듯 문화연대 스틸얼라이브 활동을 하며 다양한 영감을 얻어요. 문화연대 특성상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거나 그들을 대변해야 할 때도 있는데요. 그런 단체에서 5년, 10년 또는 그 이상 일 해왔던 사람들과 기후위기에 대해 함께 이야기하니 엄청난 질과 양을 가진 정보들이 튀어나오거든요. 기후와 관련된 이야기가 아니어도 문제에 접근하는 방식이나 의견들이 도움이 많이 돼요. 그 중 꽂히는 것들을 이것저것 시도해보았는데 자세히 말할 수는 없지만 이런 액션들을 본격적으로 해보기 위한 과정에 있답니다. 영감님... 어디 계시나요.

Q. 아트 작업 이외에도 환경을 위한 활동을 적극적으로 진행하는 듯한데요. 그렇다면 환경활동가와 예술가 둘 중 하나로만 자신을 소개해야 한다면 어떤 것이 적합하다고 생각하시는지요?

A.제가 하는 작업과 모든 행동이 환경을 위한(인간을 위한) 활동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분류해서 생각한 적은 없는 것 같아요. 그림이라는 행위를 통한 예술 활동은 제가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해오고 체화된 부분이고, 기후위기는 저에게 깊숙이 들어온 외면할 수 없는 무언가 거든요. 자연스럽게 생활과 작업으로 나오는 거 같아요. 이 모든 과정과 결과가 활동이라고 생각합니다. 굳이 소개하면 ‘주로 기후위기를 주제로 시각 작업하는 사포입니다 데헷?’

Q. 8월 10일을 기준으로 ‘멸종예방접종 32화’까지 진행하셨지요. 인터뷰를 준비하며 만화를 하나하나 읽어보았고 내용 구성의 탄탄함,독특한 그림체 그리고 흠 잡을 데 없는 높은 완성도까지 감탄을 금치 못했습니다. 32개 만화에 많은 애정을 들였을 것으로 생각하는데 그중 가장 마음에 드는 장면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A. 감탄을 금치 못하시다니 일단 너무너무 감사드립니다.

저는 27화 마지막 부분이 가장 마음에 들어요. 세상 말아먹은 백인 남성 기업가(주류)에게 동양인 여자 아이(비주류, 취약)가 당근으로 자살테러하며 ‘다 조때는거야!’하는데 멸종예방 캐릭터들이 받아주면서 ‘다 조때면 안됩니다’라고 하며 끝나거든요. 제가 기후위기를 생각할 때 딱 떠오르는 대명사들을 모아 놓은 것 같아요.

백인 남성 기업가는 성장만능자본주의의 상징 같은 존재이자 이 세상을 착취하는 존재이구요.

동양인 여자 아이는 기후위기 앞에서 가장 불평등에 취약한 인간은 누굴까 생각하다가 나이, 성별, 인종을 고려하여 만든 캐릭터예요.(장애라는 속성을 넣을까도 생각했는데 당사자성이 없으면 묘사하는데 조심스럽고 조언을 구할 주변인도 없고 고려할 부분이 많아 넣지 않았습니다.)

이 아이가 기업가 이마에 당근을 꽂으며 죽이는 것으로 체제전환을 묘사했습니다. 당근은 비건 감수성을 묘사한 거구요. 비건만능주의로 빠질 수도 있는 점을 여자아이가 떨어지며 당근을 던지는 것으로 묘사했어요.(에코라이프가 요즘 유행이라고 하셨는데 그만큼 경계할 지점도 있다고 생각해요.)

‘다 조때는거야!’라고 외치며 떨어지는 여자아이를 받아주는 멸종예방 캐릭터들은 기후위기를 겪으며 우울하고 슬프고 화난 존재들(어떻게 보면 활동가 입장에서 까다로운 존재들)을 감싸면서 함께 공부하고 연대하자는 의미구요.

이렇게 장황하게 쓸 게 아닌데 쓰면서 혼자 피식하네요fisic~

사실 글로 쓰면서 만들어진 의미도 있는 것 같아요.

보통은 감각이나 직관으로 만드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글로 설명하는 게 쉽지 않네요! 다 해놓고 뭔소리래요

Q. 아티스트의 환경 활동을 보며 우리도 환경에 대한 새로운 생각과 함께 실천 의지까지 생겼습니다. 혹시 우리와 같은 초보 환경운동가들을 위한 가벼운 실천 방식을 추천해줄 수 있는게 있다면 무엇일까요?

A. 아실랑가몰라? 저도 초보인데요; 사실 실천 방식은 조금만 찾아보면 많이 나와서요. 뭉뚱그려서 추천해 드리면 일상에 변화를 줘보는 것입니다. 평소 익숙하던 것에 변화를 주는 게 처음에는 답답하고 불편할 수도 있는데요. 일상이 변하는 만큼 자연스럽게 알아가고 보이는 게 많아지는 거 같아요. 나아가 이런 일상의 활동들을 아카이빙하고 공유하거나, 친구 이웃들과 함께 실천하며 지속적으로 동기부여하는 것도 좋습니다. 의무처럼 하기보다 스스로 찾아보며 조금씩 물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무겁고 힘들고 도인처럼 수련하기 보다는 각자가 본인만의 감수성과 방법을 가지는 게 더 재밌고 오래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물론 도인처럼 하는 게 맞는 사람도 있을 거 같아요. 난 싫엇!)

그 불편함을 즐기기 시작하는 때가 오면 새로운 변화를 줘보세요. (꼭!) 제 주변에 ‘내가 하는 환경을 위한 특정 방식을 모두가 실천하면 환경 문제가 해결될 수 있으니 너도 그렇게 해야 한다! 안하면 나쁜 사람!‘ 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을 간간히 보는데요. 너무 하나에만 빠져서 다른 건 못 보시는 것 같더라구요. 기후문제가 워낙 거대하고 범세계적인 문제인 만큼 많은 것들이 복잡하게 연결되어 있거든요. ’환경에 나쁘니 하지마!‘라고 하지만 이 말을 듣는 당사자에게는 생존과 직결된 걸 포기하라는 의미일 수도 있고, 특정 방식을 실천할 여유와 여건이 안 될 수도 있고, 사실 환경을 위하는 줄 알았던 특정 방식이 어떤 부분에선 환경에 안 좋은 요소가 있기도 해요.

일상의 변화를 통해 과정을 이해하게 된 것처럼 무조건 좋다, 나쁘다 보다 과정을 알아가고 서로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이렇게 말은 했지만 저도 잘 안 돼요. 그래서 만화로 폭력성을 분출하는 것 같습니다. 거참~

Q. 환경문제 해결이란 개인이 해결할 수 있는 일보단 단체 혹은 국가의 적극적인 개입이 이루어져야만 해결이 가능한 일처럼 느껴집니다. 하지만 아직은 그런 지원이 부족하다고 생각해요. 그런 상황에서 어쩌면 환경운동가는 고독한 존재로 표현될지도 모르겠어요. 이 활동이 힘들다고 느껴진 적은 없었나요?

A. 제가 대답하기에는 부끄러운 지점이네요.

저는 환경운동의 최전선에 있다기보다는 멀리서 지켜보며 예술 활동을 하고 있거든요. 최전선에 있는 몇몇 지인들이 몸과 마음이 너덜너덜해지는 걸 봤어요. 알면 알수록, 활동하면 할수록 더 잘 보이고 절박해지니까 본인의 상태를 잘 점검하기 힘들어 어느 날 픽하고 쓰러지는 거라고 생각해요.

목이 쉬어라 소리 지르고, 떨어지면 죽을 수도 있는 높은 곳도 올라가고, 벌금도 물고, 목에 자물쇠를 채우는 고통 속에서도 가장 힘들게 하는 건 ‘나는 이만큼 했는데 변한 게 없다, 시민들의 인식은 그대로다’인거 같아요.

여기서 표현 방식이라는 걸 고민해 볼 수 있을 거 같은데 이게 제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예술을 통해 이 역할을 정말 잘해서 ‘(환경 외에도)운동가는 고독한 존재다’라는 인식이 없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이 운동가들이 결국엔 우리 모두를 대변한다고 믿어요.

Q. ‘멸종예방’이라는 이름은 어떻게 정해졌나요? 무언가를 예방하고자 하는 마음에서 지어진 것인지 궁금합니다.

A. 세계에서 유명한 환경운동 단체 중에 멸종저항(ex)이라고 있는데 처음 이 단체를 접하고 묘하게 반감이 생기더라고요. ‘너네는 과격하게 저항하지? 나는 과격하게 예방한다!’ 이런 식으로 별생각 안 하고 지었어요.

제가 만화에서 까기도 하고 센 묘사도 많이 하는 편인데 마음은 여리고 따듯해서 멸종과 예방이라는 극과 극에 있는 느낌의 단어가 합쳐진 게 저랑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어요.

웃기지 말라구요? 이런...

Q. 환경 이외에 다른 관심 분야가 있으시다면?

A. bmx라는 자전거를 엄청엄청 좋아합니다. 도시에서 가지고 놀기 좋은 자전거예요. 스케이트보드, bmx같은 스트릿 문화와 기후위기를 어떻게 섞어볼까 구상 중인데 이거 보시는 분 중 타시는 분들은 연락 좀 꼭 주십쇼 헤헤

Q.요즘 젊은 세대 사이에서는 에코라이프가 유행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많은 기업에서도 에코마케팅을 통해 환경개선 노력을 기울이는 모습이 어느샌가 많이 보이기 시작하고요. 이러한 움직임에 친환경 삶을 위한 좋은 움직임이라는 긍정적 의견이 있지만 보여주기식 행동이라는 부정적 의견도 있는데요. 이런 사회 움직임에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합니다.

A. 유행한다는 건 그만큼 이슈화가 많이 되었고 이걸 팔기 좋게 포장한 기업들도 늘어난 거라고 생각해요. 많은 사람들이 인지하는 건 좋은 점이지만 그만큼 더 예민해져야 할 필요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환경개선을 위하는 척해서 기업 이미지를 친환경으로 만들고 실제로는 그렇게 하지 않는 걸 그린워싱(녹색분칠)이라고 해요. 이름만 대면 알만한 세계적인 기업들 대부분이 그린워싱을 하고 있어요. 그들이 홍보하는 주된 내용이 ‘분리수거 잘하고, 플라스틱 안 쓰고, 텀블러 쓰고, 에코백 쓰면 기후문제 막을 수 있어요! 지구를 살릴 수 있어요!’라고 하는데요.

우리의 행동을 조금만 바꾸면 기후문제 해결할 것처럼 말하는데 사실 기후위기의 주된 원인이 이런 대기업들이 배출한 온실가스 때문이거든요. 정부차원에서 적극개입 할 필요가 있는 문제인데 웃긴 건 우리나라 정부도 똑같이 홍보하고 있다는 거예요. 당장 기후선진국이라 불리우는 유럽권 나라들의 대처를 조금만 검색해 봐도 우리나라가 얼마나 황당한 짓을 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이것도 부족하다고 여기저기 시위가 벌어지고 있고요.

한편 기존 세상에서 역할이 있는 기업들이 함께하지 않으면 힘든 부분도 분명 있어요. 기업이라고 무조건 나쁜 것도 아니고요. 기업이 파는 이미지, 콘텐츠, 물건 등이 우리 주변에 항상 가까이 있어 왔고 이걸 소비하는 게 익숙해서 그런 거 같아요. 이 익숙함을 잘 이용해서 돈으로 만드는 게 기업이기도 하구요.

그린워싱인지 아닌지 잘 구분하고, 만약 그린워싱이면 잘못되었다고 목소리를 내는 게 우리, 시민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모여서 이야기하고 자연스레 공부되는 자리가 자주, 많이 있으면 좋을 거 같아요. 형태는 다양하겠지요. 인터뷰일 수도 있고! 콘텐츠일 수도 있고!(인스타 툰 멸종예방 같은!)

우리가 말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변하지 않고, 그저 넥타이 색만 녹색으로 바뀐 기득권들이 자연과 인간을 착취하는 구조가 계속 이어질 테니까요.

Q. 환경운동을 통해 얻고자 하는 목표가 있으세요?

A. 앞으로 예상 못 할 새로운 세상이 펼쳐질 텐데요. 이 세상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모든 존재가 이어져 있다는 것을 느끼면 좋겠어요. 이를 통해 각자의 자리와 주변에서 함께한다는 느낌, 공동체의 중요성을 느끼는 것! 취약계층, 소수자 등 모든 사람들이 어딘가에 소속되어있다는 안정감을 느끼는 것! 공감! 혐오, 차별 없이 모두가 평등하고 행복한 새로운 세상!

사실 구체적인 목표가 없어요. 그냥 하는 거 같아요. 너무 추상적이죠? 근데 진짜 이게 다에요.

Q. 에코라이프를 지양하는 사람, 환경에 관심이 없는 사람에게 특별히 하고 싶은 말이 있을지 궁금합니다.

A. 멸종예방으로 혼구녕을 내줘야겠군요...는 농이고 사랑을 나눠줘서 감화시켜야겠군요...는 자신이 없고 잘 모르겠네요. 그분들도 저한테 특별히 할 말 없을 거 같아요. 감기 조심하세요 정도? 환경에 관심이 없는 이유나 환경이 다양하다고 생각해요. 관심을 안 가지는 게 아니라 못 가지는 상태일 수도 있어요. 누군가에게는 생존이 걸렸거나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있어 관심을 못 가지는 걸 수도 있고요. 만나서 이야기할 자리가 생기면 말하기보다는 많이 들어볼 거 같아요.

이야기는 만화로 하겠습니다!캬캬

Q.마지막으로 우리가 인터뷰를 통해 얻고자 하는 목표에 관해 물어보고 싶습니다. 예술과 에코는 어떻게 공존할 수 있을까요?

A. 순전히 제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인지하기 힘들 뿐이지 항상 공존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예술뿐만이 아니라 인간 활동의 모든 부분에서 에코(생태)를 때어놓을 수는 없어요.

우주에서 지구라는 행성에 생명이 살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것 자체가 엄청나게 긴 시간과 작은 확률로 만들어진 거잖아요. 우주와 자연의 경이로움, 신비, 사랑 이런 감성적인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니라 과학이 말해주는 사실이에요. 지구에 존재하는 수많은 존재들 중 하나가 사라지기 시작하면 다른 존재들도 영향을 받아요. 다른 형태로 진화하거나 또 다른 존재들이 그 자리를 채워 생태계가 자연스럽게 바뀌어요. 모든 존재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것이죠. 이게 생태(에코)라고 생각해요. 자연스러운 흐름이요.

인간은 생존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나아가 편리해 지기위해 자연스러운 흐름에서 벗어나 인위적인 개입으로 회복할 시간 없이 존재 지우기를 반복하는데 이를 외면하고 부정하는 것 까지가 대부분의 인간 활동이라고 생각해요. 몇 개 지워져도 당장 내 눈앞에 보이는 게 없고 익숙하고 편하니까요. 이게 쌓여서 생긴 게 기후위기고요. 불편해지기 시작한 거예요. 이번에 지워질 존재가 인간일 수도 있다는 ‘위기’가 눈에 보이기 시작한 거죠.

웃기는 사실은 이런 불편함과 위기는 몇 십 년 전부터 세계 과학자들이 경고해왔고 제3세계에서는 항상 반복되는 일인데 최근에 와서야 ‘선진국’이라고 불리는 나라들에서 ‘위기’가 눈에 보이기 시작하니 ‘이슈화’되기 시작한 것이죠. 이미 예전부터 기후위기로 사람들은 지워지고 있었어요. 기후위기랑 가장 상관없는 인간 존재들이요.

좀 더 멀리서 보고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우리도 이 거대한 흐름의 일부이고, 전부 이어져 있다는 걸 인지하려는 노력을 하다 보면 저는 에코(생태)가 분류할 수 없는 대상이라고 느껴지더라고요.

너무 감상적으로 들릴 수 있지만 이런 감수성에서부터 출발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오히려 초연해지는 부분도 있는 것 같고요. 제가 머리보다 마음을 많이 쓰는 타입이라 그럴 수도 있구요♡

어쨌든 결론은 인간에게 생태는 떼어놓거나 분류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입니다.

그런데 왜 이리 질문들이 다 어렵고 추상적이죠? 돈 주셔야 하는 거 아닌가요? 캬캬 농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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