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와 예술가가 무슨 관계가 있을까요?

_지구는 우리의 무대이니까요.

함께 읽은 다수의 책에서 조부모, 어린시절, 가족 등 자기로부터의 이야기에서 시작된다. “시간과 물에 대하여 (안드리 스나이르 마그나손 지음/노승이 옮김)”에서는 <사람들은 숫자와 그래프는 이해하지 못하지만 이야기는 이해하잖아요, 선생께서는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습니다. 선생님께서 이야기를 들려주셔야 합니다.>라고 쓰여 있듯이 나의 이야기부터 시작하려 한다.

공연 스태프로 일하다 보니, 제작 생산하고, 사용하고 즉 소비하고 버려지는 일련의 과정을 직접적으로든 간접적으로든 지켜보게 된다. 많이 버려지는 것을 보게 되니, 그것이 얼마나 낭비인지를 알게 되었다.

과거 국내의 국제공연예술제를 스태프로서 참여하게 되었는데, 해외공연의 세트를 화물 운송으로 국내로 들어오기 보다는 국내에서 제작하는 것이 경제적이기 때문에 국내 제작소에서 제작하는 경우가 있었다. 이때 만들어진 세트가 그냥 폐기처분되는 것을 보고 재사용하면 좋겠다 싶어 만들어진 것이 공연쓰레기재활용(이하 줄여 공쓰재라 한다) 플랫폼이다. ㈜스탭서울 공연제작 전문회사에서 2013년 만들어 지금까지 운영하고 있다. 원하는 누구나가 나누미-구하미 혹은 구하미-나누미의 고리를 통해 SNS에서 연결되어진다. 최근 3년 동안의 진행 건을 보면, 2020년에는 나누미 2건, 구하미 1건 / 2019년에는 나누미 17건, 구하미 6건 / 2018년에는 나누미만 9건이 발생했다. 지난 3년의 공쓰재 이용률을 살펴보면, 코로나 19로 인해 줄어들 수 있다. 2020년 상반기부터 영향을 미친 코로나-19 때문에 공쓰재 이용률이 낮다고 만은 볼 수 없다.

이처럼 공쓰재가 잘 이용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일까?

누구는 이름에 쓰레기가 들어가서 그렇다고 한다.

누구는 대신 운영을 해 주지 않고 직접 해야 하는 수고스러움 때문이라고 한다.

공연에서 폐기 처분할 때 무대제작소에서 알아서 진행되다 보니, 다시 사용되는 문제에 신경쓰지 않는다.

무대 제작소에서 활용해 주지 않아 그렇다고도 하고, 디자인의 개념이 있어 저작권의 문제도 있다고도 한다.

처음 기후 공부할 때 기후변화에서 비롯된 여러 문제가 어디에서부터 왔는지 정확히 이해하지 못했다. “나는 풍요로웠고, 지구는 달라졌다(호프 자런 지음/김은령 옮김)” 책을 통해 에너지가 기후위기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온실가스는 에너지 사용으로 인해 발생한다. 온실가스의 배출 비중은 발전_석탄발전소(37%), 산업(35.8%), 수송(교통, 13.5%), 농축산 등으로 나타나며, 이를 통해 기후변화가 발생된다. 과거, 온실가스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는 숲에 의해서 자연적으로 정화가 되어 그 균형이 유지되었다. 지금은 숲은 줄어들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많아지고 있어 그 균형이 깨져 지구가 달라졌다.

이제는 나의 삶에 에너지 없이는 살아갈 수 없다는 것과, 과거보다 현재 그리고 미래에 에너지 소비를 더 많이 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알기 시작했다. 그럼 에너지는 어디에서 오는가? 풍력, 수력, 화력, 화석연료, 원자력, 먹거리 등에서 오는 에너지를 무의미하게 너무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에너지를 불필요하게 너무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자연, 다시 말해 지구는 점점 달라지고 있었다.

“쓰레기 책(이동학 지음)”의 서평을 써 주신 분들이 정치인들이었고, “인류세(최평순, 다큐프라임<인류세> 제작팀 지음)”에서도 정치인에 의해 정책을 모색하고 변화하려 노력들을 읽으며, 인상적이었던 것은 강력한 정책 및 국가간의 도모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랑할까? 먹을까?(황윤 지음)” 책을 읽으며 대량 소비와 대량 생산이 서로 연결되어 있는데 생산자와 소비자는 서로의 책임이라고 떠넘긴다. 그렇게 생산하면 되나? 부터 그렇게 많이 먹으면 되나? 까지... 손쉬운 생산과 값싸고 편리한 소비, 사람의 편리를 위해만 애쓰다 보니 이런 위기가 오게 된 것이 아닐까?

어떤 책은 정책과 결부되어 생각들이 나아갔고, 다른 책은 개인의 윤리적 가치관과 결부되어 나아갔다. 양 날개인 국가 정책과 개인의 윤리적 가치관은 어떻게 균형을 잡으며 가야 할까?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행동을 취하기엔 이것은 너무나 큰 문제야. 조그마한 나의 행동이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어쨌든 인류 때문에 지구는 점점 망가질 텐데’ 라며 희망적이지 않은 마음이 드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고, 그렇다고 조그만 내 행동도 하지 않아 버리면... 세상은 저절로 좋아지지 않는다는 것도 명백하다.

“기후변화의 심리학(조지마셜 지음/이은경 옮김)”에서 보면 사람들이 수용하거나 부정하거나 무시하는 대상은 기후 변화 그 자체가 아니라 사회적으로 형성된 담론이다. 라고 말하며 ‘이야기를 해 주세요’ 라고 요구한다. “2050거주불능지구(데이비드 월러스 웰즈 지음/김재경 옮김)”에서는 ‘한 사람’으로서 행동하도록 촉구한다.

이 거대한 소용돌이를 헤쳐 나갈 수 있을까? 그러다가 2016년~2017년에 일어난 일이 생각났다.

그래, 그 때도 안 될 것 같았지만 해 냈는데 뭘. 지금의 경우 휠씬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나의 이야기는 여기까지다. 예술가들에게 말하고 싶다. 예술을 통해 지구의 이야기를 많이 해 주시면 좋겠다고. “이야기를 만들어 주세요” 그러나 에너지를 최소로 쓰면서 라고 덧붙이고 싶다.

내가 실천하려고 마음먹은 행동 소개

1.축제 및 공연 후 버려지는 것을 다른 사람에게 나누기 또는 함께 쓰기(공쓰재 활용)

2. 작업시 친환경 소재 사용을 위해 노력하기, 테크니컬 라이더에 기후행동관련 요구사항 기재하기

3. 채식 위주로 먹기 / 버려지는 음식 없도록 하기

4. 공공의 서비스를 많이, 아주 많이 이용하기

5. 주변에 기후 얘기하기

정찬미 감독은 서울변방연극제, 서울국제공연예술제, 과천축제, 서울아트마켓, 거리예술마켓 등 다양한 축제에서 기술행정, 무대감독, 기술감독으로 오랫동안 일해왔다. 테크니컬 매니저의 업무에 대해 궁금한 분은 인터뷰를 참고하길 바란다.

http://intostreetarts.com/bbs/board.php?bo_table=intostreetartsnow1&wr_id=63&fbclid=IwAR3Q4KkD0GKyjWjyARfe9FSSt7czF-eisCztZgINxkuxFKg_W3KIfJFC6cE

** <인류세에 대처하는 예술가이드> 프로젝트는 서울시 비영리민간단체 공익활동 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진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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